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 골프장
와이프 직장 동료인 Rob의 초대로 라구나 CC에서 라운드를 하였다. 마스터스 코스와 클래식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마스터스 코스를 라운드 했다. 아직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 중이라 그런지 어수선하긴 했지만 잘 꾸며진 동남아 골프장의 전형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가격은 평일 카트 포함 225불이니 Marina Bay Golf보다 60불 이상 비싸다. 라운드 해보니 그 정도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였다. 페어웨이는 넓지도 좁지도 않았으며, 군데군데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보이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는 꽤 단단했고 그린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Rob이 원하는 대로 화이트 티에서 플레이했는데, 블루티에서 했다면 조금 더 다이내믹한 라운드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화이트에서 플레이하니 전장이 길지가 않았다. 파 5는 드라이버가 잘 맞는다면 투온이 가능한 홀도 있었고, 파3는 다소 짧게 느껴졌다.
전반 라운드는 흐름이 좋았다. 3번째와 4번째 홀에서 모두 버디를 했다. 3번 홀은 약 5미터 버디 펏, 4번 홀은 10미터 버디 펏이 들어갔다. 버디 두 개에 힘입어 전반은 6 오버로 마무리했다. 올해 두 번째 라운드라는 걸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었다. 후반은 다른 흐름이었다. 역시 숏게임이 문제였다. 보기로 막고도 남았을 홀에서 20미터 어프로치를 뒤땅 치고, 그다음 어프로치도 짧게 쳐 2 펏을 하는 등 그린 주변 플레이가 너무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퍼터는 버디도 뽑아내고 있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어프로치는 전혀 핀 근처에 가지 않는다. 40~60미터보다 20~30미터 거리가 더 문제였다. 그렇게 후반은 롱게임은 어느 정도는 받쳐주는 상황에서 숏게임 난조로 10개나 오버를 했다. 실망스러웠다. 전후반 88타로 마무리했는데, 이 구장에서 첫 라운드였고,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스코어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12시 29분 티업으로 무척 더웠다. 구름도 많지 않아 햇빛이 무척이나 강했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38도에 육박했다. 원래 한국에서도 한여름 라운드를 즐기곤 해서 내게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덥지 않은 따뜻한 햇빛이 좋은 5월, 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 한국 골프가 벌써 그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