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시작

속 편히 인간관계 맺는 법 - 먼저 다가간다

by 정대표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늘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들이 나를 먼저 찾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르는 친구가 많은, 소위 인기가 좋은 친구들이 나는 무척 부러웠다. 하지만 난 인기가 좋은 친구들과 내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인기가 많은 친구들처럼 나도 공부도 운동도 잘했고, 성격도 활달했다. “그런데 왜 나는 늘 내가 손을 내밀어야 할까?”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한 상담을 계기로 내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상담 선생님에게 물었다. “왜 저는 늘 연락하는 처지고, 날 찾는 사람은 없나요? 너무 속상합니다.”


상담 선생님이 답했다. “속상할 일이 아닌데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답니다.”


“늘 먼저 연락하는 나를 보면 자존심도 상합니다. 제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요?”


“이렇게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만약 본인이 지금 한 조직의 수장이라 생각해 보세요. 본인에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조직 내에 몇이나 될까요? 이렇게 지위에 따라서도 그리고, 사람 성향에 따라서도 다가가기 편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아... 그럴 수도 있구나. 나는 내게 정말 큰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 남들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내게 있어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도 아니며, 내가 무엇인가를 잘못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어렴풋이나마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락을 누가 하든 중요하지는 않다는 걸, 그리고 친구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됐다.



여전히 나는 늘 먼저 연락을 한다. 어떤 사람이 궁금해지면, 문득 떠오르면 연락을 한다. 만나지 않아도 일 년에 몇 차례 이렇게 소식만 주고받아도 인연이 이어진다. 연락이 이어지다 시간이 서로 맞으면 보게 될 것이고, 시간이 어긋나 못 보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사적인 관계에서 가족도 아닌데 꼭 봐야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어 노력은 필수적이지만, 한쪽에서만 노력한다고 인연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연락을 먼저 해야 한다면 그게 나일뿐, 상대방 역시 내게 시간을 내어 연락에 응해줘야 인연이 지속된다. 상대방이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연이 이어지지 않는 것일 뿐, 내 잘못은 아니다.



이렇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나서 난, 사적인 상황에서나 비즈니스 상황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 호의를 보이고 나면 내가 할 일은 일단 다 한 셈이다. 그 사람이 내 호의에 응하면 인연이 될 것이고 응하지 않는다면 그건 인연이 아닐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내가 꼭 인연을 맺고 싶은 사람에게 거절을 당하기라도 하면 실망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그 사람뿐인가? 인생은 길고 만나게 될 사람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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