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의 찬가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수, 아이돌, 연예인들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제각기 다르고 누군가는 가벼운 이유, 누군가는 사연깊은 이유를 가진다. 나 또한 사연깊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고백하자면, 나는 아미이다. 방탄소년단을 진짜 정말 너무 좋아한다. 방탄소년단 노래가 아니라면 거의 듣지않는데 다가 다른 노래를 들으려하면 방탄소년단의 음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깊음, 고찰이 담긴 가사같은 것들이 없어 허전함을 느끼고는 금방 질려버린다.
이렇게나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난 사실 과거에는...방탄소년단을 적대했었다. 왜? 방탄소년단과 기존에 좋아하던 아이돌과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니다. 왜? 방탄소년단이 했던 어떤 실수가 그리 맘에 안들었나?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럼 왜?
오늘 난 인생 최대의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그 이유는 바로 방탄소년단의 팬이었던 친구와 안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지금 내가 쓰고있지만 너무 유치하고 창피해서 어이가 없다. 제 나름의 변명이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해보자면, 난 초등학생때 아이돌에 일절 관심이 없었다. 샤이니? 뭐 엑소? 레드벨벳? 노래만 들어봤지 누군지도 몰랐다 (지금도 방탄소년단말고는 잘 모르지만….). 그 때 난 만화와 게임에 정신이 팔려 팬아트를 그리느라 아이돌에 쓸 신경이 없었다. 문제의 그 친구 딴에는 그런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어느날 내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게임과 만화에 대한 욕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그 땐 지금같은 성격이 아니였어서 다행이지 지금같았으면 쌍으로 엿먹이려고 방탄소년단의 욕을 늘어놨을 지도 모른다. 잘했어 과거의 나 자신. 하여튼 그때의 그 설움과 애꿎은 화는 방탄소년단의 몫이 되어버렸고, 난 방탄소년단이라면 치를 떨기 시작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그 친구놈하고 손절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내게 긴 방학이 주어졌다. 그 긴 방학동안 볼 만화도 이미 다 봤고, 할 게임도 다 해서 무료했던 참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게 방탄소년단 영상을 끌어다 주기 시작했다. 아마 그 때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상을 받았던 때여서 그런 것 같다. 처음 한 번 보였을땐 참 저 그룹 오래가네 싶었다. 두 번째로 보일땐 유튜브 알고리즘이 멍청한 건가 싶었다. 왜 계속 무시하는데 가져오는거야? 세 번째, 네 번째…그렇게 계속 무시하고 있었더니…...방탄소년단 진의 굉장한 엽사를 썸네일로한 영상을 가져왔다. 도저히 그 썸네일을 무시할 수 없었던 나는 결국 영상을 누를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정신을 차리니 4시간이 지나감과 동시에 나무위키 방탄소년단 문서를 읽고 있었다. 그 영상은 멤버들이 정말 해맑게 웃으며 놀고있어서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사장님이랑 장난을 치기도하고, 맏형한테 반말을 하면서 놀기도 하고...이건 좀 충격적이긴 했지만.. 그렇게 다른영상을 보고 또 웃고 다른영상을 보고 또 웃고, 또 어떤영상을 보면서 울기도 하고…그렇게 반복하니 4시간이 지나버렸던 것 이다.
그 이후로 하나하나 방탄소년단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 사람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알게되었고, 흐르면 귀를 틀어막기 바빴던 그 음악들이 무슨 의미를 담고있는지도 알게되니 그 동안의 행보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 팬덤이 잘못을 했던 것이지 그건 방탄소년단의 잘못이 아닌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워했고, 그들의 열정과 노력, 선한 영향력을 주고자했던 메세지들을 무시해왔던게 생각이 나 너무 죄스러운 기분이었다. 같은 예술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써 하나의 창작물에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의 열정, 노력 애정 그리고 피 땀 눈물이 담기는 지를 잘 알고있기때문에 더더욱 그러하였다.
이 사건 이후 난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었다. 방탄소년단 슈가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며 없던 롤모델이 생기고, RM의 연설을 들으며 나 자신을 사랑해야하는 이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갔으며, 힘들 때 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Tomorrow’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이 노래를 발견하고나서 난 맘놓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생겨난 것이 너무나 기뻤다. 내가 제일 위로받는 구절을 소개하자면
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
부서진대도 oh, better
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
무너진대도 oh 뒤로 달아나지마 never
그림 그리느랴, 성적 관리하느랴, 그 속에서 자기자신을 압박하다, 수 없이 포기할까 고민하며 무너질 뻔 했던 날 일으켜세워 준 곡이다. 아직도 나의 미래가 두려울 때 이 노래를 듣는다. 이 노래가 미래의 돌파구가 되어줄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나에게 나아갈 수 있는 날개와 용기를 주고, 난 그런 점을 더 사랑한다.
나를 일으켜준 그들의 곡, 노래, 말, 그리고 당사자들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다. 난 그들이 없는 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비록 그들이 힘들어할 땐 날개가 되어주지 못했고, 위로가 되어주지도 못했지만, 그들의 비행이 추락이 되지 않게, 그들이 무사히 착륙할때까지 날개가 되어 함께 하려고 한다.
방탄소년단
보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