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해줘, 아니, 보여줘

당신의 능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평가 - 구술평가

by 김병섭

구술평가를 하고 싶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학생들이 삶에 대해, 사람에 대해, 세계에 대해

명랑하면서도 진지하고 치열하고 신기해 하다 어느 순간,

높은 산에 올라 세상을 굽어 보는 느낌이 퍼뜩, 마음에 가득한

그런 수업을 하고 싶었다.

인생수업이 눈에 들어왔다. 중대사대부속고등학교 박유미 샘의 수업사례.

정말 멋졌다. 정말 아름다웠다. 저렇게 배움과 긴장과 열기로 한 아름 가득 찬, 이런 수업이라니...부러웠다.

그런데 겁이 났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은 이야기에 나오는 학생들만큼 수업에 적극적이지 않다.

상처도 많다. 자존감도 낮은 편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한다. 책 한 권 읽는 것은 더더욱...어떻게 할까?

그 때, 의견을 나누던 고명원샘이 아이디어를 냈다. 어차피 공부할 교과서 논설문, 이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우아... 눈이 환해졌다. 교과서에 각각의 단원에 실린 세 편의 논설문은

편견(고릴라를 못 본 이유), 환경(옷 한 벌로 세상 보기), 혁신(용감한 이단자들의 반란)의 키워드를 담고 있었다.

외적인 말하기에 좋은 주제, 생각보다 넓은 영역을 품은 주제들이었다.

충분히 학생들의 외적인 내용과 내적인 내용이 골고루 담을 만한 그릇이었다.

어차피 공부할 글, 이 세편을 바탕글로 해서 구술평가를 과정평가와 결과평가, 모둠평가와 개인평가로 진행하면

우와...생각보다 간단하고, 진중하고, 긴장감 있으며, 의미있는 수업이 될 듯하다. 당장 준비에 들어갔다.


온라인 주간이다. 3차시 중 1차시 수업.

용감한 이단자들의 반란. 유정식 선생님의 글로 시작했다.

짧은 유튜브 영상 2개를 올렸다. 간단하고 짧으면서도 주요 내용을 오롯이 담고 있는 컨텐츠.

공부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공부할 수 있는 것이 널렸다. 한 때, 무언가를 기록한 책을 소유한 것만으로

권력을 누리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원하면 거의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문제는 내가 무엇을, 정말, 얻으려 하는가? 공부의 동기와 계기. 그것이 만들고 찾는 것이 공부의 절반 이상이 되었다.

이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의미있는지 우리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수업은 성공이다. 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실패하겠지만... 일단은 해 봐야 알 수 있는 일.

나의 수업영상을 더했다. 부디 나의 즐거움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란다.


3차시 중 2차시 수업.

4가지 질문을 더했다. 명원샘이 하나, 내가 하나, 공통으로 하나. 세 개의 질문을 택했다. 답을 마련했다.

유튜브 영상으로 준비했다. 명원샘은 급식의 역사를 가져왔다. 놀라운 이야기였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 얼마나 많은 비판과 저항이 있었는지 기억한다. 정말 좋은 이야기. 멋졌다. 고마웠다.

나는 사피엔스를 가져왔다. 내 40대를 갈라 놓은 강렬한 책. 도끼였다. 나에게는.

우리 학생들에게 이 지식의 즐거움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직접 해 봐야 한다.

나는 국어라는 교과를 지식과 감정의 체력단련이라고 여긴다. 팔굽혀펴기 100개를 매일 하면

건강한 몸매가 된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 그렇게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이 없는 건,

안해서다. 해야 한다. 문제는, 하고 싶게 만드는 거다. 이걸 어떻게 가능하게 할까?

헬스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유는 하나다. 자신의 몸을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보여줘야지. 자신을 드런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양가적인 욕망이 일반적이 이 시대에 어울리는 도구. 패들렛을 활용했다.


학생들에게 4가지 질문 중 하나를 택하여 무조건 패들렛에 올리게 했다.

앞으로 수행평가와 긴밀히 연결되는 과제이니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밀어 부쳤다.

학생들의 과제가 올라왔다. 당장에 거대한 인명사전이 만들어졌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구술평가를 진행할 것이다.

1. 기존의 체계에 도전하는 발상으로 과학을 발전시킨 인물은 누가 있을까? 인물을 골라 쓰고 인물이 기존의 어떠한 통념에 맞서 싸워서 이겼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적을 것.

2. 기존의 체계에 도전하는 발상으로 세상을 발전시킨 인물은 누가 있을까? 인물을 골라 쓰고 인물이 기존의 어떠한 통념에 맞서 싸워서 이겼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적을 것.

3. 기존의 체계에 도전하는 발상으로 나를 발전시킨 인물은 누가 있을까? 인물을 골라 쓰고 인물이 나의 어떠한 통념에 맞서 싸워서 나를 발전시켰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적을 것.

4. 기존의 체계에 도전하는 발상으로 내가 발전시킨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기존의 어떠한 통념에 맞서 싸워서 이겨서 무엇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적을 것.

위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자기 학급 국어수업 패들렛에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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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에 학번이름 쓰기
2 본문 첫줄에 주제쓰기
3 주제쓰기 한 줄 건너띄고 대답쓰기
3 첨부자료 1개 이상 업로드하기.
(개인자료, 인터넷 자료 무엇이든 관계 없음)


한 번 뿐인 인생이다. 한 번 뿐인 시간이다.

증발시킨 시간이 가끔은 안타깝다. 늘 그럴 수는 없겠으나 가끔은,

높은 산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며 삶과 사람과 세상에 대해

명랑하지만 무겁게, 가볍지만 깊게, 즐겁지만 날카롭게

서로 묻고 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대화의 시작이

이 국어수업을 통해 이뤄진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부디 그 즐거움에 닿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참고자료.

국어수업 블로그 : https://dasidasi.tistory.com/entry/새학기-교사가-시간을-버는-수업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

국어시간 소설 수업 : https://page.kakao.com/viewer?productId=56043622 [독서토론수업 소설 : 미지의 빨간약]

국어시간 영화 수업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5727277 [영화수업 안내서 : 국어시간에 영화읽기]

국어시간 온라인 수업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165869 [온라인 국어수업 안내서 : 우리들의 랜선 독서수업]

국어시간 온라인 수필 : https://brunch.co.kr/@kkamjangee/164 [브런치 모바일 수필수업 우수작 모음 : 영종essay 실명으로 해도 되요]

국어시간 온라인 소설 : https://novel.naver.com/challenge/list?novelId=768987 [네이버 웹소설 창작수업 우수작 모음 : 김요한 이야기]

기운나는 노래 한 곡 : https://youtu.be/LJTyTUzEHAE



출처: https://dasidasi.tistory.com/entry/국어교과서를-활용한-구술평가?category=413154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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