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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벌레 나의 첫 콘서트

눈물이 났다. 아까는 슬퍼서 흘린 눈물이었지만, 지금은

by 김병섭

내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된 건 2016년, 즉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부터였다. 처음에는 주변 친구들이 좋아해서 알게 되었다. 슬픈 사실은 지금은 나 밖에 좋아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지만 ...

처음으로 겉돌(공연장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나눔이나 파는 굿즈 등을 사는 것)을 간 게 내가 막 중학생이 된 14살 때였다.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가지 않고 친구들과 간 서울이었는데 전날에는 설레서 잠도 잘 자지 못했었다. 비록 티켓팅을 실패하고 가게 된 겉돌이었지만 처음으로 간 것이라서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페스타, 머스터, 콘서트 등 많은 공연들을 가기 위해서 티켓팅 을 열심히 했지만 화가 나게도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다.


2019년 연말까지는 연말시상식 등 여러 행사에 갔었는데 2020년 코로나19 라는 역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갈 예정이었던 시상식과 내 첫 콘서트였던 MAP OF THE SOUL TOUR-SEOUL 공연이 잠정연기 되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펑펑 울었다. 그리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온라인 콘서트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음악방송도 연말 행사도 다 관중이 없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2년 뒤인 2022년의 나는 점점 온라인으로만 보는 것에 지쳐 있었다. 그럴 때가 되면 콘서트 공지가 떴고, 나는 전에 취소가 되서 못 갔던 콘서트에 대한 억울함과 분함을 풀기 위해서 못가면 죽는 거다 알겠냐 라는 마음가짐을 하고 처음으로 돈을 주고 대리 티켓팅도 맡기게 되었다.

그리고 티켓팅 당일에는 학교에서도 계속 티켓팅 생각만 나서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한 것 같다. 하교를 하자마자 미리 노트북, 컴퓨터, 공기계 등을 세팅해놓고 전쟁에 나가는 마음으로 눈에 레이저가 나올 것처럼 예매 창만 계속 봤다. 티켓팅 3분 전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8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얘매하기 창이 떠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예매하기를 눌렀다. 그때는 대기인원 수가 6천 명 대여서 무슨 일이지 싶었지만, 진정을 하고 대기인원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비정상적인 접근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창이 떴고 나는 이게 뭔 개소리야 시발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예매하기를 눌렀다. 이럴 수가! 대기인원 수가 갑자기 20만 명 대를 넘어서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반은 포기한 상태로 대리 티켓팅 만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이다. 아 **. 이번에도 못 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긴장을 하거나 너무 떨리면 손톱을 무는 습관이 있는데 손톱도 물어 뜯고 눈물이 줄줄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덕질 메이트 언니에게서 인스타 디엠으로 좋은 자리는 아닌 거 같다는 말과 함께 예매가 완료 됐다는 화면이 왔다. 눈물이 났다. 아까는 슬퍼서 흘린 눈물이었지만 그 디엠을 본 후의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언니에게 정말 고맙다고 다음에 만나면 밥을 사겠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한테 이 소식을 얘기 했더니 평소에 내가 방탄을 좋아하는 게 싫었던 아빠도 바로 허락을 해주셨다. 그렇게 결제까지 하고 나는 다음 주에 있을 콘서트를 위해서 나눔할 물품들도 준비하고 망원경도 샀다.


콘서트 당일, 나는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들과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몰에서 진행되는 팝업 스토어를 가서 공식 콘서트 굿즈들을 샀다. 순식간에 6만 원이 통장에서 빠져 나갔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그리고 다시 2호선을 타고 종합운동장 역으로 갔다. 1년 전, 콘서트가 너무 그리워서 텅 빈 종합운동장에 왔었던 내가 떠올랐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많은 사람들과 주경기장이 보였다. 드디어 다시 콘서트를 하는구나. 떨렸다. 본인 인증 부스로 가서 인증을 하고, 팔찌와 클래퍼를 받았다. 그리고 입장하기 전까지 나눔도 하고 밥도 먹었다. 콘서트장을 입장해서 응원봉도 꺼내놓고 기다렸다. 공연 시작 3분 전에 응원봉 페어링이 되지 않아서 급하게 하고 오다가 넘어졌다. 피가 났다. 그래도 늦지 않게 다시 좌석에 않았다는 게 더 좋았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소리는 지르지 못했지다. 하지만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을 하며 공연을 즐겼다. 끝날 무렵에 비가 엄청 왔다. 하지만 비가 와서 더 기억에 남는 콘서트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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