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고 섬뜩했던 전화

그 남자의 전화번호를 자기한테 알려달라고 했다

by 김병섭

어느 날 나는 저녁을 먹고 평화롭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고 있던 때였다. 한창 재미있는 부분을 보고 웃고 있던 와중에 폰에서 전화가 울렸다. 010-0000-0000, 나는 평소 같으면 모르는 번호는 절대 받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끊었겠지만 그날따라 왠지 전화를 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는 물었다. 그랬더니 상대는 낮은 목소리의 남자였고 나한테 횡설수설하며 무슨 말을 했는데, 뭐라는지 들리지가 않아서 나는 잘못 건 전화인 줄 알고 “전화 잘못 거셨어요.” 하며 말했다. 그랬더니 그 말을 들은 남자가 나에게 말했다. “혹시……. 3~4개월 전에 구월동에서 휴대폰 빌려주신 분 맞으시죠?” 하고 말이다. 나는 3~4개월 전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아 기억을 다시 더듬어보았다. 차차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건은 3~4개월 전 구월동 로데오 거리로 돌아간다.


중3 시절, 나는 친구들과 중학교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하여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는 공부를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왜냐하면 내 목표 고등학교인 인천생활과학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려면 성적이 어느 정도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뒤늦게라도 불안함을 느끼고 마지막 시험이라도 잘 보면 그래도 더 합격률이 올라갈 것 같아서 내 중학교 시절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문제집을 사러 서점에 가자고 약속을 잡았고 구월동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서점에서 문제집을 고르고 이제 결제를 하고 나서려는데 현금이 만원밖에 없던 것이었다. 문제집을 사려면 대략 이만 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만원이 모자라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릴까 고민을 하던 순간이었다. 이때 내 카드에 대략 만 원 정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카드에 현금을 넣어 돈을 합쳐서 문제집을 사면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은행 ATM기에 가서 돈을 넣고 올 테니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을 했다. 친구들은 알았다고 했고 나는 은행으로 갔다.


나는 신한은행을 사용하는데 다른 은행에서 돈을 넣으면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나는 그 수수료가 굉장히 아깝다고 생각을 하여 무조건 신한은행에 가야한다는 목표로 신한은행으로 향했다. 그런데 신한은행이 이전을 하여 현재는 사용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쓰여 있는 문구를 보았다. 나는 절망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절망할 틈 없이 다른 은행이라도 가서 돈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10분을 허비했기 때문에 나는 더 마음이 조급해져갔다. 그래서 뛰었다. 다른 은행을 향해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던 와중 갑자기 한 남자가 나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저기……. 잠시만 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하고 말이다. 나는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거절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폰을 빌려주었고, 그 남자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상대방이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안 받는 것 같은데 그냥 끊으면 안 되나, 시간 아깝다. 하며 조급해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전혀 티내지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 남자는 그 뒤로도 한 2통을 더 걸며 나에게 “음……. 안 받는 것 같아요……. 빌려주셨는데 죄송합니다.” 하고 말했다. 나는 속으로 죄송할 거까지야 없는데 라고 생각하며, 웃으며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드렸다. 그리고는 뒤늦게 은행에 들려 돈을 넣고 친구들이 기다리는 서점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친구들한테 이런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었다고 해명을 했다. 그랬더니 한 친구가 말했다.


“야 근데 왜 급하게 뛰어가는 너를 붙잡고 전화를 빌려달라고 해?”

이 말을 듣고 나니 나도 뭔가 의문이 들었다. 그 길 주변에 걸어 다니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굳이 나한테 빌릴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급하셔서 눈앞에 뛰어가는 나한테 부탁하셨겠지” 라고 말했다. 다시 전화로 돌아와서, 나는 기억을 떠올리고 그 남자의 물음에 답하였다. “아, 구월동 휴대폰 기억나요.” 라고 말이다. 그리고는 또 쎄한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나한테 전화를 건 걸까? 그렇다면 왜 전화를 건 거지?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전화를 걸은 것일까 싶었다. 남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였다. 나는 전화까지 해서 감사를 표할 일인가? 하고 생각을 했지만 무서운 마음에 그 남자의 감사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러던 그때 그 남자가 말했다.


“혹시……. 저랑 친구할 수 있을까요?”


나는 꽤 당황했던 터라 몇 살이시냐고 물었다. 그는 질문을 받자마자 나한테 되물어보았다. “그쪽은 몇 살이신데요?“ 나는 그 사람이 나한테 이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사실대로 말하였다. ”미성년자고 16살이에요.“ 하고 말이다. 그러더니 그 남자가 자기는 17살이라며 잘됐다고 친구하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는 섬뜩함을 느꼈다.


구월동에서 전화를 빌려주던 당시에 그 남자의 얼굴을 떠올렸는데 누가 봐도 17살의 외모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게 봐도 20대 중반 정도쯤으로 보였었다. 나는 너무 소름이 끼친 나머지 내가 급하게 대화를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필사적으로 나의 말을 끊으며 계속 나한테 질문을 했다. 나는 손이 덜덜 떨렸고, 이젠 대화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바쁘니까 끊을게요. 죄송해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전화를 끊고 난 뒤 너무 무섭고 소름이 돋아서 친구에게 바로 전화하여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듣던 도중에 친구가 확인해볼게 있다고 하면서 그 남자의 전화번호를 자기한테 알려달라고 했다. 몇 분이 지났고 친구는 정말 소름이 돋고 더럽고 섬뜩하다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친구가 그 사람의 번호를 저장한 뒤에 카톡 프로필에 뜨는 그 남자의 프로필을 보았는데 프로필과 배경사진에 여자 연예인들의 화보촬영 사진들을 다리만 확대하여 설정 해놓았던 것이 여러 장 발견되었고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엄청난 충격을 먹었고, 즉시 그 번호를 차단했다. 역겹고 더럽고 무서웠다. 엄마가 항상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을 주의하라는 말이 틀린 것이 아니었었다. 나는 분명 도와주려는 목적이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내게 단순히 전화를 빌리려던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로부터 나는 길거리 사람들을 엄청나게 경계하게 되었고, 낯선 전화 또한 받지 않고 있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이 선하고 친절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이 사회인 것 같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그 남자와 전화를 계속 이어갔다면, 대화를 끊어내지 않고 계속 했더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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