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를 걷다

마포대교가 그렇게 긴 줄은 정말 몰랐다.

by 김병섭

작년 5월 나는 처음으로 마포대교에 올라갔다.


시작은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이었다.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는 나랑 친구는 중간고사가 끝난 기념으로 놀러 갈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한강에 가서 돗자리를 펴고 맛있는 것을 먹자고 계획을 세웠다. 야심차게 계획을 세웠는데 내가 약속 전날 할머니네에서 한강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친구랑 같이 출발을 못 해서 혹시나 길을 잃을까 걱정도 되고 마음이 불안했다.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당일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을 했다. 나는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만나려 했던 중간 지점 역에 잘 도착했는데 친구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친구에게 급하게 연락이 와서 보니 환승을 하는 곳이 너무 멀리 있어서 헤매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하필 친구가 I 여서 주변 분들에게 물어 보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실 나도 I 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친구가 만나기로 한 곳에 가는 지하철을 잘 타서 무사히 친구와 만나게 되었다. 친구랑 나는 거의 2주 만에 만나는 거라 굉장히 반가운 상태로 서로를 보자마자 와락 껴안았다.


그 후 친구랑 드디어 한강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했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사람이 말도 안 되게 많이 있었고 5월인데도 너무 햇볕이 뜨거워서 얼굴이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일단 힘들게 도착했으니 돗자리를 잘 깔고 엽떡을 배달시켰다. 주문한 엽떡을 먹으면서 친구랑 그동안 뭐 했는지 얘기도 하고 그랬다. 근데 그 상황에서도 얼굴이 너무 뜨거워서 도저히 더 앉아있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한강을 걷기로 했다.


한강을 걷다가 강 위로 올라가는데 계단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올라가니 마포대교라고 쓰여 있는 비석을 발견했다. 친구랑 나는 할 것도 없고 한강을 많이 기대하고 왔는데 기대 이하였어서 한번 건너보기로 했다. 나랑 친구는 정말 어리석게도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마포대교가 그렇게 긴 줄은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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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걸어갈 때는 친구랑 둘이 마냥 신나서 걷고 있었다. 왼쪽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소리가 들렸고 오른쪽으로는 넓은 한강이 펼쳐져 있어서 가슴이 뻥 뚫리고 양옆 앞뒤가 다 뚫려있어서 바람이 솔솔 불어서 아까 더웠던 게 다 날아갔다. 그 후 계속 앞을 향해 계속 걸어갔는데 마포대교를 처음 건너다보니 마포대교 길이를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정말 길었던 거다.... 근데 이미 절반 정도 걸어 왔고 돌아가는 길이나 그냥 끝까지 가는 길이나 똑같아서 그냥 끝까지 쭉 걸어갔다. 그래도 다행히 중간 중간 벤치도 있고 동상도 있어서 구경도 하고 쉬엄쉬엄 끝까지 걸어갔던 것 같다. 친구랑 사진도 찍고 노래 들으면서 걸어가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좋았다. 그때는 마냥 재미있고 뭔가 마음에 답답한 마음이 사라져서 좋았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처음 걸어보는 마포대교였는데 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다행인 것 같다. 일단 대교 위에 올라갔을 때 사방이 다 뻥 뚫려있어서 그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매주 실습과 방과 후를 하며 바쁘게 살아오며 힘들었던 게 다 훌훌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친구랑 나는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을 걸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 마포대교 위가 딱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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