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 인생의 시

라이킷 5 댓글 5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병섭 Jul 04. 2023

첫사랑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임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다들 자신의 첫사랑이 있었겠지? 오래전에 지나간 일일 수도 있고 현재 진행형인 사람들도 있을 거야. 물론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도 꽤 있을 거야. 첫사랑은 보통 포근포근하고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주잖아, 하지만 현실은 그저 좋지 않은 것 같기도 해. 내가 좋은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좋은 추억일 수도, 나처럼 흑역사일 수도 있어. 내가 읽은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는 이처럼 자신의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우선 이 시 속에서 말하는 이는 시인의 옛 과거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신의 첫사랑을 회상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시로 녹여내지 않았을까 싶어.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과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이라는 시구를 보면 누군가와 이별했을 때 ‘그 사람을 만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헤어지는 건 금방이다‘라는 감정이 보여 사랑과 관련되었다고 생각했었고, 잊는 건 한참이라는 구절을 보고 첫사랑은 아마 평생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첫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러하여 작가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소중한 사람과 한순간의 이별로 자신이 그 사람을 얻게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한순간에 떠났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아.

내가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이처럼 사람에게 정을 주고 뜨겁게 사랑하며 쉽게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내 주변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약해지고 모든 걸 주다가 헤어지고 난 뒤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기에 이 시를 읽으며 모두가 그런 것이고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감정이니 많이 힘들어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선운사에서’ 중 “멀리서 웃는 그대여”라는 구절은 내가 생각하는 명장면이야. 연애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작가를 보며 웃는 그가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와 이별하고 시간이 오래 지났음에도 그 행복했던 웃음은 잊히지 않고 가슴 한편에 오랜 시간 남아있을 것 같아.

또,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과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은 내가 생각한 명대사로 작가가 그와 만나 사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별 한다는 건 한순간이라는 걸 알려주며, 이별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사람과의 추억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는 조금은 슬픈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아. 이 구절은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기에 조금 더 와닿아 선택하게 되었어.

나도 작가처럼 내가 많이 좋아했던 사람과 사귀게 되었어. 사실 시작부터 그렇게 좋진 못했던 것 같아. 하지만 그때의 나는 아무 경험이 없었기에 사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 나는 그 사람에게 모든 걸 쏟아부었어. 그가 잘못을 해도 모른 척 넘어가고 자신이 원하는 걸 하게 해줄 때까지 징징거리는 것도 혼자서 모두 참고 견뎌냈어. 그래도 난 그가 좋았기 때문이야. 사실 그와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 하지만 헤어짐으로 인해 나는 꽤 오랫동안 힘들었고 추억이 계속 떠올라 좀 힘들었어. 그때의 나는 나를 꽤 미워했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 상태였어. 그렇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를 잊게 되었고, 그 당시 내가 했던 안 좋은 생각들을 떠올리면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란걸 알게되었고, 나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도 알게되었어. 나는 내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과 사귀고 헤어지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고 높아지기도 하면서 나란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걸 알게되었어. 그러기 위해서 내가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되었지. 내가 이 시를 너희들에게 보내는 이유는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정을 주고 사랑하고 이별 후 그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좋은 이별이었다면 그 사람이 더 멋진 삶을 살아가도록 응원해주면 되는거고, 좋지 않은 이별이었다면 이제 내가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으면 좋겠어.

이 시는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라는 뜻으로 지금은 힘들지 몰라도 이 시련을 극복하고 너 나은 사람이 되자 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아. 또, ‘선운사에서’의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기억처럼 비록 그 사람과 우리는 점점 멀어지지만 마음 한구석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시를 선택하게 되었어, 그와 경험했던 것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가끔 생각이 났을 때 그때를 회상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기억 말이야. 물론 모든 사람들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을 수는 없겠지.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를 미워하고 증오할 시간에 나를 돌아봐 보는게 더 의미 있는 시간 아닐까? 나도 그를 오래 증오하고 미워했어, 하지만 그런 증오로 내가 얻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기에 난 너희들이 나쁜생각을 너무 오래 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러한 안 좋은 경험들이 나중에 내가 사회생활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조언이 될 수도 있는거잖아, 너무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그대로 한번 받아들여봐, 나에게 뜻깊은 조언을 해 줄 수도 있잖아?

내가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세븐틴의 ‘그리워하는 것까지’라는 노래로

“넌 까마득해 난 제자리에 비바람 눈서리 차가운 맘 깊숙이 꺼지지 않은 불씨 함께 달려온 꽃길 향기만 가득 남길 난 찬란한 빛 속 그림자 더욱 밝게 빛나길 지나온 사랑은 아름다운 아픔으로 남겨져 너의 하얀 세상에 커다란 점 우리 흔적이 녹아내리면 마음이 편할까요?”라는 가사가 있어. 이 가사를 들으면서 이별 후 내 곁에서 사라져버린 그 사람을 생각하며 ‘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너를 향한 내 마음은 그대로 타오르는데 넌 어디로 간거니‘라는 생각을 하고있는 것 같다고 해석해 보았어. 하지만 “꽃길 향기만 가득 남길 난 찬란한 빛 속 그림자 더욱 밝게 빛나길”이라는 가사가 그 사람과 헤어지고 각자 다른 길을 가며 그 사람의 남은 찬란한 인생을 응원해주고 그 사람 마음속에 내가 밝게 빛나고 있기를 바란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 둘 다 서로를 응원하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자. 라는걸 의미하는 것 같아서 더욱 따듯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이별을 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 또 이 노래의 가사처럼 이별을 한 사람들이라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 사람이 생각나 잠시 행복하지 않을까? 이별이라고 무조건 그 사람을 잊어야하는건 아니니까. 이 노래뿐만 아니라 세븐틴의 다른 노래들도 우리에게 위로를 많이 주고있어. 가끔 내가 힘들 때 세븐틴의 노래를 들으면 위로가 많이 되기도 했거든. 가사 하나하나 엄청 신중하게 썼다는게 느껴진달까? 너도 한 번 찾아 들어봤으면 좋겠어.

또 이 시를 읽으면서 생각난 예능이 있어. 바로 ’환승연애‘야. 아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걸? 최근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린 예능이라고 생각해.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나의 전 애인을 만나면서 우리가 헤어지기 전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 이별하게 된 이유,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출연진들이 다른 프로그램에 나오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조금씩 봤었거든. 그걸 보면서 “아, 이별을 해도 그 사람과 같이 있으니까 새로운 감정들도 생기고 전 애인이 다른 사람과 있는걸 보면 질투를 하는구나”라는걸 느끼게 되었어. 하지만 이별을 한 이유는 다 있는 것 같아. 질투를 하는건 그 사람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미련 아닐까? 그래도 내가 저 사람과 꽤 오랫동안 함께 했었으니까 다른 사람과 있는게 어색했을거야. 하지만 전 애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가치관이 맞지 않아 자주 싸우더라고. 결국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고 전 애인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넣어두게 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조금은 아쉽다.‘ ’전 애인도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더라. 하지만 그 사람이 진짜 행복해야 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는거 아니겠어? 전 애인을 만나고 같이 지낸다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 그래서 난 그 사람들이 더 멋져보였어. 이 프로그램으로 내가 너에게 하고싶은 말은 모두가 다양한 이유로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있을 때 자신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출현해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를 알아가면서 이별을 인정하게 되고 조금은 홀가분해지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아. 이처럼 너도 누군가와 헤어지고 힘든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조금은 공감을 형성하고 위로를 받는다거나 내가 그 사람과 헤어져야 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마음을 추수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마음을 치료받고 지나간 사람은 마음 한구석에 추억으로 남겨두는거지. 너도 너 자신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어?

이 글을 읽는 너가 이별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를 계기로 한층 더 성장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너는 정말 멋진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