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병섭 Jul 04. 2023

꽃잎 하나를 머리에 붙이고 있는 남자친구 모습을 계속

황인숙. 봄눈 오는 밤.

길 건너 숲속

봄눈 맞는 나무들

마른풀들이 가볍게 눈을 떠받쳐 들어

발치가 하얗다.     

나무들은 눈을 감고 있을 것이다.

너의 예쁜 감은 눈.

너, 아니?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눈송이들이 줄달음쳐 온다.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나라도 그럴 것이다!

오, 네 예쁜, 감은 눈,

에 퍼붓는 봄눈!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고 싶은 시는 황인숙 시인의 ‘봄눈 오는 밤’ 이라는 시야. 내가 이 시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황인숙 시인은 이 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썼다는 게 느껴졌어. 그래서 나도 10년 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시를 고르게 되었어. 어때? 이 시가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지지 않아? 내가 알려줄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해서

 내가 생각 하기에 이 시의 말하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을 세상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인 거 같아.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이 시에 상황에서도 그게 느껴졌기 때문이야. 무슨 상황이냐면 봄이 오기 전까지는 아직 겨울이잖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기 딱 전인데 눈은 거의 녹았지만 아직 살짝씩 내리고 있고 말하는 이와 말하는 이의 사랑하는 사람, 둘이서 공원 같은 곳을 걷고 있는 거 같아. 봄이 오기 전이라서 아직은 많이 춥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따뜻하게 느껴지고 사랑하는 사람이 뭘 해도 예뻐 보이는 거 같아. 사랑하는 사람 머리나 눈 위에 작은 눈송이들이 떨어져 눈송이가 붙어 있는 그 모습도 말하는 이에게는 너무 귀엽고 예뻐 보이는 거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

그리고 이제 시인을 좀 생각해볼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황인숙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 어디서든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우선으로 두는 사람인 거 같아. 황인숙 시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해서 황인숙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거 같아. 황인숙 시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소중한 지 얼마나 예쁘게 보이는 지를 알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이 시를 썼다고 생각해.     


사랑하는 사람의 감은 눈 위에 직접 입 맞추는

 이 시를 읽어보니까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시구는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와 ‘네 감은 눈에 입 맞추려고’ 라는 두 시구야. 어때? 정말 예쁜 말인 거 같지 않아? 나는 이 구절에서 말하는 이가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알 수 있을 거 같아. 아직 연애를 시작한 지 별로 안된 거 같고, 그래서인지 말하는 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예쁘고 소중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감은 눈 위에 직접 입 맞추는 행동을 하기에는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아. 눈송이가 내리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감은 눈 위에 눈송이가 떨어진 거지. 그걸 보고 감은 눈에 입맞춤을 했다고 하는 거 같지 않아? 말하는 이와 말하는 이의 사랑하는 사람, 두 사람의 풋풋한 연애 모습이 상상이 가. 너무 예쁘게 연애하는 거 같아. 서로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그런 모습이 상상이 돼. 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예쁜 말을 듣는다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할 거 같아. 너도 행복할 거 같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쁜 말을 듣고 표현을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 같아.     


꽃잎 하나를 머리에 붙이고 있는 남자친구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서.

 너는 이 시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 나는 꽤 비슷한 경험을 한 거 같아. 음 봄눈이 오는 날은 아니였어. 지금 남자친구와 사귄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일이었던 거 같아. 남자친구하고 공원에서 손잡고 같이 걸어 다녔던 게 생각이 나. 그게 진짜 행복했거든. 무슨 일이 있었냐면, 남자친구랑 놀고 남자친구가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어서 같이 우리집 앞까지 걸어 갔었는데 사귄 지 며칠 안 됐을 때 라고 했잖아? 그래서 서로 떨어지기가 싫어서 우리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같이 걸어다녔어. 그 때는 봄이였거든. 근데 밤이라 그런지 살짝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나무에 있는 벚꽃잎들이 흔들리면서 조금씩 떨어지는 거야. 그 꽃잎 하나가 남자친구 머리 위로 떨어졌었는데 남자친구는 꽃잎이 자기 머리 위로 떨어진 걸 몰랐나봐, 난 그 모습을 봤었는데 꽃잎 하나를 머리에 붙이고 있는 남자친구 모습이 진짜 너무 귀여워 보이는 거야. 떼주고 싶었는 데 그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서 말 안하고 계속 보고 있었는데 내가 남자친구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까 남자친구가 의아했나봐. 그래서 자기 핸드폰 화면으로 보더니 머리에 붙은 꽃잎을 알아채고 부끄러워 하면서 떼더라구. 내 남자친구는 부끄러워하면 진짜 귀부터 얼굴, 목까지 전부 빨게지는 데 그게 진짜 내 눈에는 너무 귀여워 보였어.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에도 내가 행복해지고

 이 시의 상황을 나는 드라마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너도 그렇지 않아? 이런 장면이 굉장히 많잖아. 연인끼리 공원을 같이 걷다가 바람이 불어서 나무에 있던 꽃잎이 여자친구 머리 위에 떨어져 여자친구의 모습을 귀여워 하면서 떼어주고 행복해 하는 남자친구. 그런 장면들을 많이 봤었던 거 같아. 항상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저렇게 사소한 걸로도 행복하게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거에 많이 부러웠었는데 지금 내가 그런 거 같아. 남자친구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에도 내가 행복해지고 남자친구가 귀여워 보이고, 남자친구의 행동이라던 지 말이라던 지 그런 거 하나에 내 기분이 좌지우지 하기도 해. 물론 기분이 안 좋은 것보다 좋았던 적이 더 많긴 해. 그래서 그런 지 이 시를 읽고 그런 드라마의 장면들이 많이 생각나네.     


사랑하는 사람이 너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는 거 자체가 행복이잖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시를 보내고 싶은 이유가 궁금하지 않아? 이 시 말고도 다른 시들도 많을텐데 굳이 이 시를 보내는 이유가 궁금하지? 좀 부끄럽긴 한데 지금부터 내가 그 이유를 알려줄게!

내가 ‘봄눈이 오는 밤’ 이라는 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나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고 너무 소중하고 예쁜 사람이기 때문이야. 내가 그랬잖아. 나는 이 시를 읽고 시인에서부터 말하는 이,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고. 이 시는 시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썼다는 게 느껴지고 말하는 이에게 상대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느끼게 해주는 시이기 때문에 나도 10년 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시를 보내주고 싶어. 그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시를 보내주어서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지 또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 지를 말과 표현 뿐만 아니라 이 시를 통해서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야.

시를 통해 내 마음을 전달한다는 게 정말 낭만 있지 않아? 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좋은 시를 받게 된다면 행복할 거 같아.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오직 나를 위해서 여러 시를 읽어가면서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를 고른 거일 거 아니야. 그 모습도 상상이 돼고 나를 위했다는 노력 때문에 감동 받고 더 행복할 거 같아. 너도 그렇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이 너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는 거 자체가 행복이잖아. 큰 것도 사소한 것도 모두 행복할 거 같아. 나를 위해서 노력하는 상대의 모습에서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느낄 수 있을 거 같아.     


복숭아 에이드지만, 사랑의 에이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음료를 하나 만들어 봤어. 일단 이 음료를 만들기 위해서 시의 내용을 생각해봤어. 이 시 속에서 말하는 이는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그 사람이 너무 좋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잖아.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소중해서 함부로 하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 좋은 거, 예쁜 것들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

이걸 토대로 내가 만든 음료를 설명하자면, 투명 잔에 핑크색의 봉숭아 시럽을 두르는 거지. 그리고 복숭아 맛에 펄을 넣고 하트 모양에 얼음을 넣는 거야. 그리고 탄산수로 잔을 채우는 거지. 그럼 그냥 평범한 복숭아 에이드지만, 사랑의 에이드 느낌도 있지 않아? 난 그런 거 같아!

이제 이 음료에 대해 설명을 해줄게. 내가 잔에 시럽을 뿌리지 않고 두른 이유는 시럽을 위에서부터 둥글게 두르면 시럽이 쭈욱 내려가잖아. 그걸 노린 거야. 끝없이 쭈욱 내려가는 시럽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영원하라는 의미야. 어때? 벌써 너무 좋지 않아? 하트 모양의 얼음은 말 그대로 하트 모양이잖아. 그건 순수한 사랑을 나타낸 거야. 사랑하면 하트가 떠오르잖아. 그리고 펄을 넣은 이유는 펄은 씹으면 쫀득하잖아. 쫀득하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지 말고 예쁘고 행복하게 연애 하라는 의미에서 넣은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색! 보통은 사랑하면 빨간색을 떠올리잖아. 근데 나는 핑크색을 떠올려서 맛을 복숭아로 선택했어. 복숭아는 핑크빛이 도는 색이잖아. 연애를 하면서 그런 말 들어보지 않았어? ‘세상이 핑크빛이네’ 라는 말! 색처럼 예쁘게 연애하라는 의미에서 핑크빛이 도는 과일을 선택했고, 복숭아는 달콤하잖아? 복숭아처럼 달달하게 알콩달콩 연애하라는 의미에서 핑크색의 복숭아를 넣었어. 어때? 내가 생각해낸 음료! 달콤하고 맛있을 거 같지 않아?

10년 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만들어 마셔보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생각해봤어! 간단하게 만들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만들어주기도 쉬울 거 같지 않아? 서로가 생각하는 배합대로 만들어서 주면 더 재미있을 거 같아. 같은 재료가 들어가지만 맛이 다르게 나겠다. 벌써 생각만 해도 행복한 거 같아. 복숭아 에이드 말고도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다른 음료 만들어주기를 해도 난 재미있을 거 같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만드는 음료이니까 정성이 더 들어가고 나를 위해서 만들었다는 거에 감동이고~ 어때? 정말 행복한 연애가 될 거 같지 않아? 나는 사소한 거 하나, 하나에 행복한 그런 연애를 하고 싶어. 그런 연애를 해야 사랑하는 사람과 나, 두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김밥처럼 어울리는 사람이면서 마라밥처럼 중독적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