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병섭 Jul 05. 2023

시험에 떨어져도 너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아

최영미. 행복론.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속에 묻어놓을 것

추우면 몸을 최대한 웅크릴 것

남이 닦아논 길로만 다니되

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

확실한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고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 것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떠올라기에 내 생각들을 꼭 부모님 무덤가에게 전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 시를 쓴 시인은 행복하지 않고 무기력한 사람 즉 행복을 모르고 쓸데없는 걱정만 하시다가, 내 몸이 아픈 것도 모르고 자식 걱정만 하시다가 돌아가신 사람에게 쓴 것 같다

돌아가신 사람의 무덤 앞,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나라로 가실 때 그 고인에게 가서는 걱정만 하지 말고 내 몸도 챙기면서 앞 날을 기대하며 행복하길 진심으로 빌기 때문에 이 시를 쓴 것 같다 또한 사람은 언제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 아무도 모르기에 하루하루가 지쳐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행복할 수 있는 충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다 보면 가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너의 하루는 정말 가치 있고 보람한 하루였다는 것

이 시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는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이라는 문구이다 내 에세이를 읽고 있는 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이 시구는 하루하루를 허무하고 가치 없게 보냈다고 생각하고,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가는 상황에서 너의 하루는 정말 가치 있고 보람한 하루였다는 것을, 하루 잘 살아보면 10년은 더 잘 살거라고 메시지를 주는 것 같고,...

특히나 미용을 해왔던 나에게 힘이 되었다 미용을 하다보면 지쳐서 이게 맞나, 점점 내 자신을 부정하고 의심하게 되고 잘 해왔던 것을 더 못하게 내 자신을 낮출 때가 종종 있는데 이 문구를 보면 나는 내가 해온 것을 후회하지 않게 보람차게 만들어 줬고 헛되게 시간을 낭비하지하지 말고 열심히만 살아가자 라고 생각을 깊게 느꼈기 때문에 나에게는 특별했던 말이었던 거같다      


 시험에 떨어져도 너의 노력과 너 자신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엄마 아빠 저는 이 시 속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게요 잘 들어주세요

고등학교 입학 하고 처음으로 미용이라는 학원을 부모님 덕분에 다녔다. 그떄만 생각하면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학원비가 몇 백이 드는데도 저 하나만을 믿고 어떻게 서든 보내주실려고 노력 해주시고 어렸던 저는 옆에서 도움 드린 것이 없어 죄송하고 또 죄송했다

실기 시험을 보고 헤어 실기는 하우 10시간씩 겨울방학 쉬지도 못 하고 머리 가발만 만지다가 싨기를 봤는데 내 노력을 알아주셨나 내 간절함을 알아주셨나 원패스를 해서 너무너무 미친 듯이 좋았고 울었던 기억이 나에겐 있다 그런데 메이크업 시험은 3번이나 떨어져서 포기하고 싶고 내가 이걸 왜 시험을 보고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미용에 게을를 때 쯤 학원 메이크업 담당 선생님 께서 매번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실기 결과가 떨어져도 너의 노력과 너 자신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결과가 떨어져도 아무도 너에게 뭐라 하는 사람 없다 쓸데 없는 자책과 걱정들은 너 스스로를 증오하고 자존감을 낮추는 것뿐이지 너에게 이득되는 것은 하나도 없단다 이 시험을 붙고 이 메이크업 자격증을 통해 언젠가 더 없이 행복할 미래의 너를 생각하고 상상하며 꼭 붙길 바란다 하루하루가 이 결과로 인해 자책하는 날이고 24시간이 길게 느껴질 테지만 위에서 말했던 거와 같이 나만을 위해 해내자 라는 생각만을 잊어버리지 않는 다면 충분히 해내고도 남은 학생이 바로 현지야 이러한 현실적인 위로를 듣고 정신을 차리며 살았던 몇 개월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럴 땐 울음이 많았던 어렸던 현지는 밤만 되면 우울하고 불면증에 시달렸던 경험도 있다      


얼마나 아팠을까얼마나 바랬을까..

그리고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노래가 있다. 바로 볼빨간 사춘기 노래에 나의 사춘기에게 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밝고 통통 튀는 노래가 히트곡의 다수를 이루는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에서도 손에 꼽히도록 무거우면서도 잔잔하고 감동이 있는 노래이다

나라는 1인칭 시점으로 노래가 전개되는 것을 볼 때 자전적인 노래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 노래를 해석해 본다면 스스로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을 정도로 힘들고 어두운 시기를 보냈던 화자,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를 향한 기대와 시선에 무너져 간다 이 노래를 들어보면 어떡해 라는 말을 반복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덧,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보지만, 그럴 때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다시 불안감이 덮쳐온다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화자는 그 아픔에 패하지 않았다, 모든 아픔을 딛고 일어난다 짧게라도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해서 용기를 낸다     

아직은 어렸던 현지처럼 이룬 것도 없어서 이렇게 끝내기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어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날들...

아아아아아아아아     

마지막 부분에서 가사 없이 ‘아아아아아아‘를 부르는 모습은 절규하듯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소리 같다고 생각했다 혹은 슬픔에 찬 울음소리이거나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소리가 끝나고 하는 마지막 가사가 압권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바랬을까“,      

마치 그 때로부터 성공하기에 성공한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위로 하는 듯한 가사이다. ”내가 아닌 그 누구도 나를 나만큼 잘 알 수는 없으니까“ 라는 말을 이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었고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이 노래를 불러드리며 철 없던 현지는 잊으시고 부모님이 내 눈 앞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것에 대한 슬픔을 견뎌내고 잘 살겠다고 전해 드리고 싶어 나의 사춘기에게 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오반 –행복 이라는 노래도 떠올랐다      

’난 포기가 쉽죠 적응이 빨라서 착한 척 하는가 싶고 필요도 없는 생각이 넘 많아져 불면이 싫죠 잠 못 자는 건 아마도 습관이 돼버렸나 봐요 열등감이 깨어날 때마다 난 열아홉의 내가 너무나 그립죠 나도 불쌍한 티 내고 싶은데 왜 너흰 아무것도 몰라요 어른인 척하는 내가 힘든게 왜 그러는 척이 됐나요 이겨낸 나는 무시 받는 것까지 이겨낸 다음에야 이해 받는 건가요 사랑이 없이 무너진 난 그저 어린 거래요‘     

종류는 랩인데 가사 너무 와 닿은다 왜냐하면 포기가 쉬운 나에게, 딸과 아들을 위해 자기 삶을 포기하신 부모님에게 전해주는 말들이 많기 때문이다 난 분명 공부도 성실히 하고 엄마 말도 잘 듣고 학원도 잘 다니는 그런 나였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나는 완전 바닥이 되어 버렸다 행복 노래가 전하는 것은 불행은 행복한 불행이었으면 행복은 불행한 행복을 말하는 것 같다

나의 사춘기에게 와 행복 이 두 개의 노래 공통점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나에게 힘이 되던 노래라는 점이다 나의 사춘기에게 가사 중 아아아아아아 마지막 절규하는 가사는 부모님 무덤 앞에서 이 현실을 받아드릴 수 없어 오열했던 내 모습과 유사했으며 철없던 18살 시절에 나만 생각한 나를 원망하는 느낌이 딱 오반의 행복 가사와 같다고 생각한다     


절반은 답을 모르기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특히나 노래 말고 에세이를 자주 읽은 난 엄마에 관한 에세이가 떠올랐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라는 책이 있는데 엄마에 관해 생각 해 본 적이 있었나 엄마의 이름의 뜻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지? 엄마가 태어난 곳 졸업한 학교가 어디인지 궁금 했었던적이 있는지 엄마가 좋아하는 계절과 노래는 엇인지 이십 대의 엄마는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아빠를 어떻게 만났는지.. 이 질문 중에서 절반은 알지만 절반은 답을 모르기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

또한 꼭 돌아가신 부모님 무덤을 보며 너에게 보내야 했던 이유가 있다. 부모님꼐서 돌아가신 후 무덤을 바라보면 세상을 다 잃은 것만 같고 당장이라도 확 죽어서 부모님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며 하루하루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닐 것만 같다 하지만 존경하는 내 부모는 항상 나에게 위로가 되고 사랑만 주신 하나뿐인 부모였기에 더욱 더 슬프고 비참해질 것 같다 하지만 위에서 부모님이 하루하루 행복한 내 모습을 지켜보신다고 생각하면 난 없던 일도 즐겁게 매사 긍정적이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부모님께서도 80년 내내 나와 내 동생만을 바라보시고 사셨던 날을 다 잊고 위에서 편히 쉬라고.. 아무 걱정 없이 아빠와 손 붙잡고 나와 동생 더 없이 행복한 날을 지내고 있다는 것을 꼭 봐달라고 철 없는 내가 아닐거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부모님을 나는 따뜻하게 안아드리지 못했다. 산고를 견디며 낳은 아이가 두 발로 서기 전까지 부모는 젖을 물리고 품에 안으며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자랐으면서 정작 자신은 고생한 두 손을 꼬옥 잡아주거나 등을 쓸어주는 등 간단한 스킨쉽도 불편해 했다 스퀸십을 하기엔 징그러운 나이가 됐다는 건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로 가득찬 하루였다 

그리고 나는 더 많이 챙겨 드려야 했다 ”바쁘니까 나중에 알려줄게“ 스마트폰 조작법이나 컴퓨터 사용법 하나를 알려주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늘 짜증을 냈다 특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부모님을 챙기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쏟아지는 업무에 분주하게 살다보면 어느새 부모님은 까맣게 잊힌다 일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 번 떠난 부모님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많이 늦었다 

오늘따라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도 행복할 테니 부모님도 가는 길 마다 행복한 일들로만 넘쳐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그토록 원하고 원했던 것이 내 손 안에 있다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