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국어-1학년1학기-김병섭.고명원
고등학교 1학년 국어시간. 교과서는 비상.
자화상으로 시작했다. 고요한 밤, 낯선 우물에 비친 아름다운 세계. 그곳에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하나.
나.
밉다가 가엽다가 밉다가 그립다가 마침내 추억같은...
고명원샘이 준비한 수업이었다. 핵심메시지는 이것이었다. 나를 표현하는 것의 중요함.
활동을 준비했다. 3가지였다. 수행평가 활동이기도 했다. 5점 + 5점 + 5점. 15점의 활동.
수행평가 1 - 학습지 1. 5점
가. 버킷리스트 쓰기. 자신이 원하는 버킷리스트를 마음껏 쓴다. 최소 8개 이상 쓴다. 안된다고 하지말고, 못한다고 하지 말고,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무엇이든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단 로또 대박만 빼고. 너무 뜬금 없고, 너무 허탈하다 ^^;; 그것만 뺀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나. 성공적인 내 인생을 구성하는 요소. 자신이 원하는 성공의 기준을 쓴다. 최소 6개 이상 쓴다. 학업, 직업, 자식, 친구, 가족, 팬덤, 게임, 운동, 여행, 봉사 등등... 자신이 정한 분야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뤄야 성공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정하기를 바랐다. 평가기준은 하나다. 얼마나 구체적인가?
수행평가 2 - 학습지 2. 5점.
최면을 건다. 레드 썬! 세상에...50년이 훌쩍 지났다. 나는 이미 67살이다. 그런데 세상에!! 17살에 썼던 버킷을 모두 이룬 나!! 너무 기쁘다. 역시 나야. 기념하자. 나의 자서전을 쓰자. 17살 버킷리스트를 모두 이룬, 67살의 내가 쓰는, 나의 인생이야기. 최소 4개 이상 적는다. 나의 자서전에 메인을 장식할 4가지 영역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적는다. 평가기준은 하나다. 얼마나 구체적인가? 자신에게 영웅이 있다면, 그 영웅의 발자취를 미리 공부해 두면 좋다고 말해 두었다. 자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실수와 만남과 능력과 위기와 해결을 거쳐 자신의 꿈에 이르렀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쓴다.
수행평가 3 - 구술평가
온라인 기간 1주일. 금요일 오전 9시까지 제출. 늦으면 지연제출 감점이 있다.
내용은 이것이다. 당신의 자서전이 대박이 났다. 엄청나게 많은 취재진들이 당신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려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당신은 그 중 한 방송국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고 3분-4분.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자식에게 손자에게 이야기하듯이 해도 좋다. 대중에게 예의를 갖춰 말하듯이 해도 좋다.
자신의 원고를 각자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가게 했다. 얼마든지 보고 해도 된다. 단, 구술평가는 내용 30 / 말하기 70. 말하는 눈빛, 태도, 억양, 어조, 성량, 발성, 비언어표현을 모두 본다. 어렵다면 유튜버를 떠올리자. 영상을 하나 골랐는데, 유튜버가 우물주물하고, 자신감도 없고, 카메라도 안보고, 자꾸 자기가 쓴 글만 보며 머리를 떨구고 덜덜 떨면서, 소리도 안들리게 웅얼거린다면 구독이 뭐야, 좋아요가 뭐야, 당장 엑스를 클릭하겠지. 그렇게 하지 말자...고 했다 ^^
영상제출은 샘의 구글드라이브로 보내도록 했다.
보너스
가산점 미션. 고등랩퍼 하온이의 싸이퍼 영상을 보여주었다. 직업은 트레블러로 시작하여 그대들은 벌스를 채우기 위해 늘 화나있지로 시즌을 이미 찢어버린 그 레전드 영상. 학생들에게 10가지의 설문을 했다. 고명원샘과 나도 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 설문으로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요청했다.
사실 이 10가지 설문은 하온이의 싸이퍼 가사의 주요 부분이다. 그대들의 답을 하온이의 가사에 채우면 그대들의 싸이퍼가 된다. 나를 드러내자. 랩이라는 우물에 나를 비춰 보자.
비트를 준비했다. 랩 작사와 작곡을 하시는 신규샘이 우리 학년에 오셨다. 세상에...웬 떡이냐. 서가온 선생님께 부탁하여 비트를 받았다. 아....언제나 꿈만 꾸고 시도도 못해본 랩만들기 수업을 이제야.... 하온이의 비트에 3개의 비트를 더 준비했다. 학생들에게 온클로 제공했다. 학생들은 이 비트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틀어 놓고, 자신의 설문을 가사로 채운 노래를 하면 된다. 잘 할 필요 없다.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 성공이다. 나를 표현하자. 나를 드러내자. 영상은 오직 선생님만 볼 거다. 그러니 부디 용기를 내기를. 나를 너에게, 너를 세상에, 드러내자. 나를 드러내야 대화가 시작된다. 대화가 시작되어야 배움이 시작된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드디어 오늘 마감시간. 두근두근. 즐겁다. 멋진 작품이 계속 도착한다. 나만 보기 아깝다. 이 멋진 재능들을, 이 멋진 이야기들을, 이 멋진 기발함들을 어떻게 세상과 만나게 할까? 꼬셔봐야지. 정말 멋진 작품을 만들어 준 학생들에게 부디 공개에 동의해 주기를. 도저히 허락을 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들의 작품을 세상과 만나게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명원샘과 더 아이디어를 나눠봐야겠다.
출처: https://dasidasi.tistory.com/entry/미리-쓰는-자서전-고등국어-1학년1학기-김병섭고명원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