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섭 김애연 김영희 송동철 이민수 최지혜 지음
우아!!!!! 두근두근!!!!!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 재난을 맞아 느닷없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야 했던 선생님들의 처절한 생존기이자 유쾌하고 감동적인 학습록이다. 2020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학교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교사들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이 거대한 실험이 우리의 교육에 대해 알게 해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오직 그 한복판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해줄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국어 선생님들의 글 솜씨는 가히 놀라워서 읽는 이를 고스란히 교육 현장으로 데려가고, 교사의 마음속을 여행하게 한다.
일단 온라인 수업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구글 클래스룸, 카카오톡 오픈채팅, 패들릿 등을 활용해서 문법, 소설, 시, 토론 수업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다. 구체적이고 유용한 팁들도 많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중요한 가치는, 그러한 수업을 하게 되기까지 선생님들의 고민과 학생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방법론 책이 아니라 교육학 혹은 인문학 책이다. 깊고 근본적이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방식의 교육을 할 수 없게 되자 교사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이 솟아났다. 교육이란 대체 무엇인가? 학교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어떤 상황에서 배우는가? 무엇이 가르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시중에 나온 교육 관련 책이 대부분 현상을 (문제라고)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많은 분량을 할애하면서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초라한 제안을 하는 데 반해, 이 책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 나름의 답을 들려준다. 어느 하나 허투루 들을 것이 없다. 그런 면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교육학 책이다. 현장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랜선 독서 수업을 하느라 선생님들이 좌충우돌했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온라인과 상관없이) ‘더 좋은 교육’을 위한 일련의 길 찾기 과정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팬데믹이 종식되어 더 이상 온라인 수업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것은 그 때문이다. 모든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든 전대미문의 상황을 겪으면서 교육에 대해, 수업에 대해, 학습에 대해 이토록 압축적이고 깊게 한 고민은 학교 교육을 더 좋게 바꾸는 데 훌륭한 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시간은 이후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물꼬방 선생님들의 수고로 온라인 수업이 재앙이 아니라 훌륭한 독서 수업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처럼, 코로나19 이후에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내느냐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사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 배워야 ‘산다.’
덧붙여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문학 수업을 한 모금이라도 맛본 것은 뜻하지 않은 수확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이런 국어 선생님들을 만났다면 시와 소설을 지금보다 훨씬 귀하게 여겼을 것이다.
<후아유> 저자 이향규 작가님 서평.
출처: https://dasidasi.tistory.com/entry/출간-우리들의-랜선-독서수업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