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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깐 KKan Jul 13. 2016

공감백배 신혼 생활, 우리도 맑음

배성태(GrimB), <구름껴도 맑음> (2016)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그림비(GrimB), 배성태 작가. 인스타그램은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라, 그 인기를 직접 체감하진 못했지만 소셜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을의 프로젝트를 통해 그의 인기와 그 배경인 신혼생활의 그림도 알게 됐다. 텀블벅의 프로젝트 내용은 배성태 작가가 본인의 신혼생활을 표현한 일러스트 모음을 아트북으로 출간하는 것. 후원 금액에 따라 다양한 선물이 포함되는데, 나는 배성태 작가 부부가 함께 사는 두 마리의 고양이와 참치캔 모양의 뱃지와 포스터, 선택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에코백으로 구성된 세트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후원했다.



제작 과정을 중간중간 메일로 보내주는 작가의 센스 덕에, 길지 않은 느낌으로 기다릴 수 있었던 선물들. 아트북의 사이즈와 두께가 생각보다 작긴 했지만, 소장하고 싶은 일러스트들이 알차게 들어 있었다. 좁은 신혼집 책장에 자리를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는 게 나름 장점이라면 장점. 내용은 작가의 페이스북을 통해 봤던 그림들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보지 못했던 그림들도 꽤 있었다. 두 마리의 고양이들이 주인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나 그림 표현에 눈이 많이 갔다. 특히 두 마리의 고양이는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가까워지게 됐던 길고양이 모녀의 털 색깔과 똑같아서 가깝게 느껴졌다.



신혼 3개월 차인 우리가 이제 1년 정도를 부부가 되어 살았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던 건 당연지사. 한 컷의 그림과 몇 글자의 코멘트에 담긴 아기자기한 신혼 생활이 우리와 많이 닮아 있었다. 결혼하고 1달 후 이직 준비를 한 남편의 상황이 집안일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해서 그들의 특수한 상황마저 공감 가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마지막 장에 실린 제주에서의 웨딩 촬영도 마찬가지. 구름이 껴도 맑다는 이들 부부와 고양이의 삶처럼, 우리 부부도 언제나 맑음일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역시 반려동물과의 삶은 달콤할 것 같다는, 우리 계획을 믿게 된다.



아내는 둘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지만 그 역할이 노력의 여하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린 각자의 자리를 존중한다.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서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티비를 볼 때 같은 손으로 머릴 괴고 침대에 누워 다릴 꼰 모습이라든지, 밥을 먹을 때 한 쪽 다릴 올린다든지 말이다. 눈치채지 못한 모습들은 분명 더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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