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100명에게 묻다.

열네 번째 인터뷰, 바쁘다 바빠 예비신랑

by 산토끼


Q. 자기소개

- 네 저는 27살, 남자고요. MBTI는 ESTJ. 저는 책임감이 좀 강한 사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별명은 꼬마돌.




Q. 직업에 관하여

- 사실 그렇게 뭐 사명감을 갖고 간호하고 싶다 해서 간호학과로 왔다기보다는, 저는 사실 수학과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수시가 결과가 안 좋게 나오고 정시는 안 되니까 좀 더 취업 잘 되는 과라도 찾아보자 해서 자연스럽게 간호학과에 가게 된 거예요.


그래서 사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편입이랑 반수를 생각할 정도로 과에 안 맞았었어요. 그런데 2학년이 돼서 기본 간호학 같은 본격적인 전공과목을 들으면서 조금씩 재미도 느껴졌고, 3학년 때 실습 다니면서 힘들기도 한데 좋은 환자분들이나 보호자분들 만나면 되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때도 있고 그래서 이 직업이 피곤하긴 해도 나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병원 합격하고 웨이팅 중이거든요? 그래서 사실 빠르게 병원을 가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한 것 같아요.



Q.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제 여자친구랑 가족, 강아지. 강아지도 가족에 포함되는 것 같아요. 거의 20년을 함께 했으니까 반려동물이라기보다는 가족이라고 봐요.


취미는... 저는 사랑한다랑 좋아한다를 구분하는 편이어가지고, 과거에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만한 취미는 헬스! 열정적으로 했었지만 지금은 좀 식었어요. 한때 사랑했었죠.




Q. 결혼 준비 중이시잖아요, 비교적 이른 나이에 하시게 되는데 확신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 만나다 보면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어느 순간에 딱 이 사람이 다라기보다는 어떻게 같이 살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재미있게 살겠다, 우리 나중에 이것도 하고 나중에 저것도 하자 하다 보니까 이 사람이랑 미래를 함께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아요.


생각의 결이 비슷한 편이에요. 사실 좀 안 맞는 점도 서로 따라주면서 맞춰주는 편이기도 하고...



Q. 그 사람의 사랑스러운 점

- 한 가지만 딱 고르자면... 약간 되게 귀여운... 귀여워, 귀여워요. 저한테만 보여주는 애교라든가 그런 것들.



Q. 결혼의 의미

- 결혼이란... 서로에게 무조건적인 내 편이 되어주는 것. 정말 극단적으로 반인륜적인 행동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무조건 서로 믿어주는 사람들.




Q. 기존의 가족들은 어떤 사랑을 보여주셨나요?

- 누나는 사실 형 같아요. 스타일이 보이시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잘 챙겨주고 잘 때리기도 했고... 많이 맞았어요. 군대 다녀와서부터는 서로 바빠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는데, 그래도 츤데레처럼 많이 챙겨줘요.


어머니는 되게 활발하시고 집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세요. 저, 아빠, 누나 다 말 수가 없는 편이라서 집에서도 각자 방에만 있는데 어머니는 집에서나 차에서나 말이 많으세요. 아버지는 사실 조금 가부장적인 면도 있으신데, 과묵하시면서도 뒤에서 가족들을 잘 챙겨 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막내다 보니까 가족이 든든한 버팀목처럼 느껴져요. 제가 넘어져도 의지할 수 있고 다시 일으켜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Q. 우정에 관하여, 본인에게 친구는 어떤 의미인가요?

- 좀 이상하긴 한데 운동과 프로틴 같은 관계. 그러니까 운동과 단백질을 생각하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거든요?


가족한테도 사실 모든 걸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속사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 항상 무조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친구 관계를 되게 중요시해요.



Q. 본인은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 저는 절제하려 하는 사람이에요.


일단 자기 관리. 돈관리나 체중 관리나 이런 거. 운동도 옛날에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했다면, 요즘에는 체력을 키우고 체중관리를 위해서 하고 있어요. 살이 많이 찌면 보기에도 안 좋지만 건강도 안 좋아지고 그런 게 이제 느껴지니까.


술은 그냥 친구들끼리 만났을 때 종종 마셔야 하니까 가끔 마시고, 담배는 끊었어요. 끊은 지 이제 거의 1년 된 것 같아요. 사실 좀 어렸을 때부터 손에 댔는데, 운동 때문에 피다 끊다 하다가 본격적으로 운동에 몰두하면서 끊었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다시 손을 댔는데 여자친구가 너무 싫어해서 다시 끊었어요.




Q.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사랑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 자신에 대한 기준을 조금 낮추면 돼요.


'나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왜 안 되지?' 하다 보면 자존감이 점점 깎여요.


뭐가 안 됐으면 왜 이렇게 했을까 보다는 '뭐 그냥 내가 뭘 잘못했겠지.' 하면서 넘기고 다음에 실수 안 하면 돼요. 실수하더라도 내가 왜 실수했지 하지 말고 '다음에 안 하면 되지.' 하고 그냥 넘길 줄 알아야 돼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아주 필수적인 거고 자존감과도 직결돼요. 저도 자존감이 좀 떨어졌던 기간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삶의 의욕도 없고 부정적인 기운이 주위 사람들한테도 영향을 줘요. 상대방한테도 보이고 상처를 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필수예요.



Q. 자존감이 높으면 면접 같은 상황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나요?

- 네, 긴장할지언정 절대 기죽지 않아요.




Q.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게 운동 같아요. 그냥 하면 되는 거잖아요.

- 맞아요, 내가 하면 되는 거고 결과가 눈으로 확인이 되잖아요. 체중을 빼기 위해 운동을 했는데 몸무게만 측정해도 눈으로 보이는 결괏값이 나오니까 성취감도 있고.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군대 딱 들어갔을 때. 제가 입대 전에 휴학하고 한 3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 군대 가면 못 노니까 난 무조건 3개월 동안 놀아야겠다 해가지고 매일 친구들 만나서 술 먹고 새벽까지 PC방에 있고 그랬어요. 근데 솔직히 그때가 재밌긴 했어요. 후회는 안 하는데 그런 일상을 보내니까 체중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었어요. 한 십몇 키로 쪘던 것 같아요.


그 상태로 훈련소 딱 들어갔는데 BMI 측정해서 높은 애들, 과체중이나 비만인 애들을 뽑아서 너네는 살을 많이 빼면 표창을 준다 하더라고요. 저희끼리 그걸 비만 분대라고 하거든요. 살 빼면 휴가도 줘요. 이게 있는 데도 있고 없는 데도 있는데 9사단 신교대에는 있었어요. 성공하면 수료식 날 표창이랑 4박 5일 휴가를 줘요.


그거 되게 조금 뽑거든요? 근데 제가 거기에 포함이 된 거예요! 그때부터 좀 심각성을 느껴서 훈련소 들어가서 운동을 했죠. 마침 또 훈련소에 같은 생활관 쓰는 사람들 중에 운동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고, 주짓수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보라색 띠가 전국에 몇 명 없는데 그 형이랑 친구한테 코칭받으면서 했어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체력 측정할 때 처음 측정했을 때랑 달라진 게 보이니까 성취감도 느껴지고, 훈련소 5주 동안 9kg를 뺐거든요. 그래서 수료식 때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시고 군복 사이즈가 달라져서 군복도 새로 받았어요. 바지는 처음 받았던 건 아예 입지도 못할 정도로 체중도 빠지고 체력도 느니까, 처음에는 휴가 목적으로 했었는데 그때부터 운동 자체에 흥미가 느껴져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어요.


처음에는 팔 굽혀 펴기도 2분 동안 겨우 30개 했는데 나중에는 계속 운동해서 특급전사 포상 휴가도 받고 배지도 주거든요? 군대에 있으니까 괜히 그런 것도 멋있어 보여가지고... 더 열심히 운동하고 그러다 보니 헬스에 빠지고 그러면서 쭉 했어요.


여자친구 만나기 한 달 전쯤에는 피트니스 대회 중에 피지크라는 종목에도 나갔어요. 처음에는 그냥 운동하는 거 기록하고 경험 삼아 나갔는데 수상도 했어요.




Q. 앞으로도 계속 운동하실 건가요?

- 진짜 못 움직일 때까지는 계속할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하지 않을까? 예전처럼 광적으로는 못하더라도... 예전에는 광적으로 했어요. 팔 한쪽 다치면 안 다친 팔로 운동하고... 다리 다치면 상체 운동하고 팔 다치면 상체 운동하고...



Q.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 죽기 전에 자식들이나 손주들한테 재밌었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 이럴 땐 이렇게 하면 좋다고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삶.



Q. 사랑은 뭘까요?

- 사랑은 숨길 수 없는 것... 어떻게든 티가나요. 뭐가 있을까?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