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RPG 게임과도 같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서로 다른 여러 RPG 게임들이 있겠지만 한 개인의 삶에, 한 명의 유저에 주목하면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1. 레벨을 올리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작업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인생 역시도 시간과 노력을 통해 레벨을 올려야만 한다.
2. 단순히 접속 시간이 길다고 자동으로 레벨이 오르는 것은 아니듯,
나이가 든다고 레벨이 오르고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3. 레벨이 오를수록 더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와 더 강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더 큰 퀘스트들이 기다리고 있고, 더 큰 고난과 역경이 펼쳐진다.
1. 레벨은 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
RPG 게임에서 레벨을 올리는 것은 어렵고 매우 고된 작업이다. 몬스터를 잡고 퀘스트를 깨며 경험치를 얻어야만 올릴 수 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교한 컨트롤 등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많은 노력과 시간, 여러 시행착오와 인내가 필요하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RPG 게임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레벨은 중요하다. 레벨이 오를수록 체력과 능력치가 오르며 더 강해지고, 더 좋은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해진만큼 무언가를 훨씬 더 빨리 할 수 있고, 무언가를 추가로 할 여유가 생기고,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며 더 큰 보상을 주는 것들에 도전할 수도 있다. 높은 레벨로 인해 더 많은 능력을, 더 많은 여유를, 더 많은 시간을,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며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같다. 레벨을 올리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 여러 시행착오와 인내 등이 필요한 어렵고 매우 고된 작업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고 개선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레벨을 올려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운동, 독서, 교육이 있고 이것들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많은 주의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레벨을 올리는데 소홀한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물론 인생은 높은 레벨을 달성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레벨을 올리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이점을 준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행복과 관련해서도 말이다. 행복을 보장해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불행의 확률을 현저히 줄여준다고 확신한다.
정신적 능력, 육체적 능력이 향상되면 향상될 수록 너무나도 많은 이점이 있다. 인내와 끈기, 사고력, 멘탈 및 마인드셋, 자신감, 자존감, 체력, 활력, 밝은 표정, 육체적 건강미, 학습/응용/습득 능력 등 많은 것들을 기를 수 있다. 이는 불가피한 여러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게 하고, 무기력한 하루 대신 활기차고 기분 좋은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할 수도 있으며,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은 보수를 받으며 경제적인 부분과 시간적인 부분에서 쫓기기보다는 더 많은 여유를 가지며 살아갈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정신적 수양과 신체적/정신적/물질적/시간적 여유에서 더 촉발될 확률이 높은 존중, 친절, 배려, 관용 등은 다양한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고 해도 그것의 능력 뿐만 아니라 사고력, 관련된 감각, 인내 등 많은 것들이 파급되어 향상된다. 특정 종목의 운동선수가 운동신경과 체력을 바탕으로 다른 운동들도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익히듯 말이다. 이러한 스노우볼은 계속해서 굴러가며 다른 것을 훨씬 더 쉽게 만든다. 어찌보면 갈수록 좀 더 쉽고 용이하기에, RPG와 달리 인생에서는 시작 단계 및 초반 구간이 훨씬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2. 단순히 접속 시간이 길다고 자동으로 레벨이 오르는 것은 아니듯, 나이가 든다고 레벨이 오르고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게임에 접속한다고 경험치가 오르고 레벨이 오르지는 않는다. 몬스터를 잡고 퀘스트를 깨는 고되고 어려운 작업을 수행해야만 레벨이 오른다. 그저 접속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무엇인가 경험치를 올릴만한 것을 하지 않았으니 그런 것이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도 단지 오래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레벨이 오르고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은 자연스럽게 흐른다.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고, 수련 & 단련을 하고,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해도 시간은 흐르지만 그냥 가만히 숨만 쉬어도 시간은 흐른다. 역시, 인생이 레벨과 성숙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서건, 자신의 의미와 목적을 위해서건, 무엇을 위해서건 간에 레벨을 올리는 것은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나이는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시간 혹은 기회의 양을 드러낼뿐이다. 우리는 그 시간에 비례하여 경험, 지혜, 인격 등을 유추하곤 하지만, 100살이어도 부끄러울정도의 미성숙함과 인격이 드러날 수 있고, 20살이어도 성숙함과 인격이 드러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운이 좋게도 시간을 충분히 자유롭게 활용할 선택권이 주어져있다. 정답은 없고,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을 뿐이다.
3. 레벨이 오를수록 더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와 더 강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더 큰 퀘스트들이 기다리고 있고, 더 큰 고난과 역경이 펼쳐진다.
RPG 게임에서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 양도 올라간다. 1렙때 한 정도로, 100렙에서 레벨업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신, 레벨이 올라 더 강해진만큼,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더 많은 경험치와 더 큰 보상을 주는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와 더 강한 몬스터는 당연히도 더 위험하다. 물론, 이를 회피하고 기존에 하던대로 모험 대신 안전한 여정을 떠날 수도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간다면 아주 미량의 경험치들이 모인다해도 레벨 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요한 경험치는 훨씬 더 많아졌지만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기에, 레벨을 올리고 싶다면 모험을 떠나야만 한다.
인생에서는 여러 퀘스트들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원치 않더라도 여러 퀘스트들이 던져지기도 한다. 우리는 그 퀘스트들을 깨며 매 번 충분히 큰 고난과 역경을 겪는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속에서 성장하고 레벨이 오르다보면, 옛날의 퀘스트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러한 정도는 충분히 해결가능한 과제가 되어버리고, 많은 경험치를 기대할 수 있는 퀘스트에서 점점 멀어진다.
물론, 인생에서는 사회의 요구에 의해서든, 직장에서든, 관계속에서든 퀘스트들이 계속해서 주어진다. 이 때 올라간 레벨만큼 더 큰 고난과 역경이 펼쳐지는 퀘스트들이 주어지기도 한다. 취업 준비도 힘들었지만 말단 사원, 팀장, 임원 등 올라가며 더 큰 책임의 무게가 느껴지는 퀘스트들이 주어지기도 하고, 피부양자에서 스스로 책임을 지는 시기로 또 그것을 넘어 부양자가 되기도 하고, 책임을 지는 자리에 올라가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주어진다. 물론, 누군가는 상황에 따라 그러한 것이 순조롭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긴하다.
어찌되었건 누구든 인생의 퀘스트가 계속해서 주어지긴 하나, 안정된 시기도 존재한다. 충분히 해결 가능한 과제들만이 주어지고, 어느 정도 여유있고 루틴하게 돌아가는 시기. 이 시기는 평화롭고 걱정이 없지만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이다.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지, 더 높은 레벨을 위해 퀘스트를 찾아나설 지 말이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대부분 관성을 택한다. 누군가는 하던대로 능동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하던대로 도전보다는 안주를 택한다. 간혹 낮은 수준에서 안주를 택해, 도태라는 늪으로 빠져버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보통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책임지는 범위와 수준이 높아지는데, 그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 레벨 역시도 올라간다. 어찌저찌 해낼 수도 있고, 여유롭게 그러한 책임들을 짊어질 수도 있다. 당연히도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레벨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말이다.
인생은 RPG 게임과도 같다. 레벨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레벨이 오를수록 인생 전반에 엄청난 이점들이 생긴다. 더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고,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더 많은 것들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 등이 생긴다. 레벨을 올리는 것은 100% 자율이다. 하지만, 레벨을 올리는 것을 소홀히 하다보면 언젠가 삶이, 일상이 벅찬 시기가 온다. 동시에,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해나가는 고레벨의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