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어요

by 주아

아침에 된장찌개를 말아먹고 난 그릇이 물에 담겨 있는데 물빛이 투명하다. 아침 6시 반에 바쁘게 나가는 사람이 설거지는 못해도 한번 헹구어서 담가둔 그릇은 당신의 다정함이고 사랑인걸 알아.


좋아해.


25살 추운 겨울날 주머니에 손잡고 같이 너의 외투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버터 쿠기를 발견하고 고마운건지 좋아하는건지 행복한건지 알 수 없었던 그 마음으로 아직도 좋아해. 그때는 나를 만나기 전 편의점에 들러서 버터쿠키를 골라 계산을 하고 나에게 걸어오는 너를 상상했어. 그 상상이 나를 행복하게 했어.


28살 전화기를 붙들고 보고 싶다고 우는 나에게 들려준 여보의 상상의 유럽여행은 떨어져 있던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어. 그 상상여행에서 우리는 비행기를 같이 타고, 포르투갈에 내려서 유명하다는 생선요리를 먹고 밤늦게까지 산책을 했지. 난 울음을 그치고 웃었어.


32살 애기를 한 팔로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손을 잡아준 당신이 너무 다정했어. 아기 엄마의 지친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고 손잡아주는 당신이 나에게는 그 시절을 버틸 힘이었어.


좋아한다는 말은 서른까지만 쓸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때에만 드는 마음일거라고 생각했어. 서른 다섯이 넘어도 나는 너를 좋아하는구나. 어제같이 내가 울고 싶은 날에도 당신의 손은 나를 일으켜줘. 항상 내 옆에 있어줘. 늘 이 마음으로 나도 당신 옆에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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