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분유, 이유식과 아가 변비의 상관관계
아가가 생기기 전, 키우기 전만 해도 제가 남의 끙가를 이렇게까지 자주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예전 회사의 지사장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죠. "아가 똥기저귀를 무수히 갈아봐야 어른이 된다..."
그럼에도 아가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는 부모에게 큰 행복과 안도, 기쁨을 줍니다. 최근까지는 낮잠을 잘 안 자서 애를 먹었는데요. 아가가 6개월 넘어가기도 하고 마침 온 가족이 코로나도 걸리고 하면서 자연스레 모유 수유 : 분유 (4:6) 정도의 비율에서 100% 분유 수유로 넘어가게 되었으며, 아기 이유식도 1일 1끼 먹이면서 아가의 끙가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신생아 아가의 끙가는 묽었던 것에 반해, 이유식을 먹은 아가의 끙가는 점점 성인의 그것과 비슷해져 갔습니다. 변의 강직도와 냄새에서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래도 아가가 이유식도 곧잘 먹어주고 해서 안심하던 터였습니다. 끙가 빈도가 좀 늘어났지만, 그래도 소화도 잘 시킨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그저께 엄마가 아침에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깜짝 놀라더라고요. 먼가 좀 더러울 수도 있지만 아가 끙가의 이야기이니.. 변을 다 본 줄 알고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아직 변을 충분히 보지 못해서 추가로 더 나오는 장면을 목격함과 동시에, 끙가가 나올랑 말랑 하는 모습도 봤다는 겁니다. (약간 빼꼼 느낌...) 아 아가가 변을 보기 어려워하는 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죠.
걱정이 된 나머지 무슨 연유로 아기가 변비에 걸렸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귀납적으로 추론해 봤는데요. 첫 번째 가정 1. 이유식에 감자가 포함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요 가정은 굉장히 그럴듯했습니다. 사실 모유나 분유 변경은 그간 자연스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루어졌고, 변비가 시작된 것이 감자를 먹였을 때 이후거든요,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감자가 과연 변비에 안 좋을까?"를 아내와 고민했는데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저녁에는 왠지 변비에 좋을 것 같아서 과일(배) 퓨레를 만들어 줬는데 곧 잘 먹긴 하더라고요.
아기 소아과 정기검진이 있어서 병원에 간 김에 물어봤는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아마 모유 수유하다가 분유 100% 수유로 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유산균을 좀 먹여보는 것이 어떻냐?"였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저희는 천천히 분유+이유식으로 변경하다 보니 이것이 아가의 변비를 천천히 일으켰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행히도 아가 유산균을 먹이고, 다음날이 되어서 아가는 정상의 변?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저귀에 아가의 어느 정도 물기가 있는 변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놓입니다. 엄마도 걱정이 가시고 다시금 이런저런 다양한 재료의 아가 이유식을 만드는 데 열중합니다.
아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잘 나오던 끙가가 갑자기 힘을 줘도 안 나온다 하면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요. 아가 키우는 게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