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에 즉흥적으로 하루 더 놀고 가기
10개월 아가와 강원도 여행을 떠난 이야기 완결입니다. (전편들은 아래 링크들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kkanglive/47
https://brunch.co.kr/@kkanglive/48
오늘은 야심 차게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결제해둔 터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여행지에서 조식을 먹는 것을 좋아라 하기 때문인데요. 이제 변수는 우리 자기주장이 부쩍 강해진 10개월 아가입니다. 아기의자가 있더라도 슬슬 한자리에 앉아 있기를 지루해해서, 떡 벙도 많이 주고 일어서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하면서 부부가 돌아가면서 케어를 해야 합니다.
다행히 여기 양양쏠비치 조식의 경우 시간이 딱 정해져 있지 않아서, 아기 분유를 먹이고 바로 식당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잘 앉아 있나 했더니 다시금 찡찡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블로그 포스팅용 사진도 많이 찍고 부부가 돌아가며 밥도 먹고 했습니다. 여행이 전투적으로 변한지는 오래입니다.
https://weesh.tistory.com/entry/양양쏠비치-조식후기221201
그러고는 부랴부랴 체크아웃을 준비합니다. 아가의 낮잠과 이유식 타임까지 생각하다 보니 정말 우리 타임테이블대로 안되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제 부모이기 때문에 의무감을 가지고 열심히 잘 헤쳐나가 봅니다. 오전인데 이미 진이 다 빠졌습니다.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라탑니다. 이게 웬걸 계속 가도 가도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주말을 피해 일부러 평일을 골랐는데도 서울 근방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막힌다는 소식입니다. 마침 아기도 다시금 인내심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까운 홍천휴게소에 들릅니다.
서울까지 갈길이 한 시간 반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휴게소에서 아기 이유식을 먹이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결정합니다. 근방에 하루 더 놀고 가자 어디 춘천을 가볼까? 다만 아기와 쾌적하게 보내려면 숙소가 일단 확보되어야 해서 아내가 바로 숙박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주변을 찾아봅니다. 저희는 소노벨 리조트(구 대명리조트) 온돌방을 급하게 예약하고, 카시트 아기를 달래 가며 남춘천 IC로 빠져나옵니다.
계획에도 없던 추가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소노벨 비발디파크 리조트는 내부에 편의시설, 놀잇거리 등이 아주 많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구경 구경을 하러 갑니다.
아니 여기 규모 대단하네요. 몰 아래에 놀이기구(회전목마, 범퍼카)도 있고 오락실도 있고 볼링장도 있고 난리 났습니다. 아내는 로망의 하나였던 아기와 회전목마 타는 것을 실현합니다. 저는 열심히 사진을 찍고 영상을 녹화했습니다. 아기가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약간 멍하게 있더군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리조트 놀러 왔었던 거 같은데, 패밀리 여행에 최적화된 모습을 느낀 게, 지하 마트에서 고기를 구입하고 일정 비용(1000원)을 내면, 고기를 구워서도 줍니다. 아기와 함께하는 저녁식사가 고민이었는데 간편하고 맛있게 객실에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새벽 12시에 한국과 포르투갈의 축구경기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모두가 아시듯 놀랍게도 16강 진출에 성공을 했죠. 오래된 리조트의 부족한 방음 역량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아가는 꿀잠을 잤네요. 다음날 리조트 근방으로는 아가가 생에 처음 맞는 눈이 내리고, 여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다소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었는데요, 지나고 보니 또 많은 추억들이 쌓인 것 같습니다. 아가와의 여행은 좀 더 꼼꼼하게 이것저것 챙길 필요가 있다고 여실히 느낀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