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경원재 수라에서 돌잔치
2023. 1.18
아기가 태어난 지 1년째 되는 날, 가족들과 함께 아기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식당 예약도 하고, 한복대여, 메이크업 예약, 사진 촬영 등 준비하면서, 다소 분주했지만 그래도 큰일을 치렀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는 아가 탄생 후 1년 뒤의 생존율이 높지 않아서 아기 돌잔치가 굉장히 큰 행사였다고 하더군요. 일가친척을 물론 주변 지인들도 모아서 잔치를 했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후로 하여 이제는 간단히 가족끼리 식사하는 정도의 작은 자리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희도 고민하다가 요새는 초대받는 분들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하여 가족끼리 간단히 밥을 먹는 자리로 아기 돌잔치를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평일에 돌잔치를 했는데요, 서울 주요 호텔이나 유명한 돌잔치 명소들에서 주말에 돌잔치를 하려면 예약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합니다. 원래 저희도 신라호텔을 해보려고 도전해 봤는데 이게 웬걸, 예약하는 날 전화를 아무리 걸어도 받지를 않더군요. 주변에 성공한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온 가족이 전화기를 붙들고 전화를 해서 겨우 예약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랑 아내랑 둘 다 육아휴직 중이고, 어머니, 아버지, 장인장모님 모두 평일에 시간이 괜찮으셔서 아기가 딱 태어난 지 365일 되는 1월 18일 수요일 평일 낮으로 식당 예약을 하니 자리가 있더군요. 인천, 송도 사람들에게 핫한 스폿인 경원재 한식당 수라에서 진행했습니다. 최소보증인원도 있고 인원에 따라 방 크기도 달라지니 참고하셔요.
이쁜 한복도 입고 이런저런 맛있는 음식도 줄줄이 먹었습니다. 돌상 업체에서 돌 상도 차려주시고, 돌잡이 행사 진행도 도와주셨어요. 약간 본격 행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전에는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스냅 촬영을 했는데 아가도 어른도 꽤나 체력적으로 힘들더군요. 저와 같은 아빠들은 미리 근력운동을 좀 해야 합니다.
가끔 아기를 안아주는 게 아니고 한 시간 내내 촬영을 위해 아기를 들고 있다 보니 팔에 알이 베기더군요. 한복 옷 매음새도 계속 신경 써 줘야 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하튼 체력이 방전되는 와중에 돌 행사를 하고, 아기가 낮잠 타이밍도 애매하고 해서 돌잡이 행사에는 변수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아가도 점심때쯤 되니 약간 졸려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입에서 잘 녹는 간식을 주면서(촬영을 위해서 팁을 일전에 주시더라고요. 잘 녹아야 아가 입 모양이 촬영 때 이쁘게 나온다고요..) 다독이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돌잡이 시간 우리 아가는 잡을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지만 끝내 5만 원 권을 잡았습니다.
돈을 쥐다니 아빠로서 뿌듯하더군요. '그래 돈이 중요하지... 우리 아가 부족함 없이 살아나가야 할터인데' 돌잔치 끝나고 본격 먹방을 시작합니다. 한식당 코스와 전통주도 한잔 곁들이고요, 그리고 한복을 갈아입고 반납해 주러 가는 길에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요런 큰 가족 이벤트는 더 이상은 없겠구나'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기의 일상을 사진과 영상은 물론 텍스트로 브런치에 기록해 둔 것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이후에도 종종 육아일기를 기록하며 나중에 아기가 글을 읽을 수 있을 때쯤 되면 책으로 만들어 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