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와 아빠의 소통 방식
육아 역할분담에 있어서 아빠가 가장 주도적으로 맡게 될 부분이 바로 아기 목욕입니다.
아내는 출산 후에 몸을 회복해야 하는 시기라 손목도 아프고 하여, 아빠가 아기 목욕을 시켜주는 것이 거의 루틴이 되곤 합니다. 아가 목욕을 10분 정도 해야 하는데 딱 붙잡고 귀에 물이 안 들어가게 씻겨줘야 해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 아빠의 입장에서는 아기를 안거나 재우거나 하는 것 이상으로 아기와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가의 맨몸을 구석구석 닦아주고 있다 보면 정말 아빠가 된 기분이 듭니다.
아이의 목욕을 위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기 욕조 두 개 (한 개는 씻기용, 다른 한 개는 헹구는 용도) 2. 아기전용 워시&샴푸 3. 가제 손수건 두 장 4. 아기 목욕 타월 5. 새 기저귀 새 옷
두 개 욕조에 물을 적당히 따뜻하게 받아줍니다.
아가의 목욕 순서입니다. 먼저 옷을 입은 채로 왼손으로 아가의 두 귀를 막으며 손목으로는 등을 받쳐 씻김용 아기욕조 위에서 얼굴을 세제 없이 닦아 줍니다. 두어 번 손으로 닦아주며 눈곱도 떼주고 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가제 손수건을 이용해 톡톡 치듯이 하여 얼굴을 닦아 줍니다.
이후에는 머리를 감겨줄 차례입니다. 귀에 물이 안 들어 가게 아빠의 큰 손으로 귀를 막아주고 물을 아가 머리에 살살 적셔줍니다. 그리고 아기 전용 샴푸를 이용해 너무 박박 닦지는 않고 머리를 헹구듯 씻겨줍니다. 씻김 물로 머리를 1차로 헹구고, 옆에 있는 깨끗한 헹굿물로 2차적으로 깨끗이 닦아 줍니다.
이후 가제 손수건, 타월로 머리 물기를 닦아줍니다. (호다닥 해줘야 아기가 안 춥습니다.) 적당히 닦아 줬으면 아기를 탈의시키고 (기저귀도 벗겨줍니다.) 아기욕조에 살살 발부터 해서 넣어줍니다. 이때 아빠는 아기가 앞으로 고꾸라지지 않도록 손목으로 아가 목을 받치며, 아기 왼팔뚝을 잡아 줍니다.
저희 아가는 다행히도 목욕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물에 담근 후 아가 전용 세제를 이용해서 몸 구석구석을 닦아줍니다.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등을 박박 닦아줘야 합니다. 손도 펴서 닦아줍니다. 아기가 집안의 온갖 먼지들을 다 손으로 모아서 먼지 구덩이 채 들고 있습니다.
아기의 앞판(?)을 다 닦았으면, 이번에는 오른손으로 아가 목을 지탱하며 왼팔을 잡고 약간 앞쪽으로 눕히는 듯하여(물속에 안 들어가게요..!) 등과 엉덩이 부분을 닦아 줍니다. 이후엔 헹궈주고 헹굿물 욕조로 옮겨서 한번 더 깨끗이 닦아주면 끝입니다.
몇 번 해보면 금방 손에 익숙해집니다. 내 몸 닦는다 생각하고 임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주의할 점은 가능한 10분 이내로 목욕을 끝내야 합니다.(감기에 걸리면 안 되니깐요)
신기하게도 아가가 따뜻한 물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은지 차분하게 잘 있더라고요. (아래는 75일 된 우리 아가가 욕조에서 둥둥 떠서 놀고 있는 사진입니다.) 아가를 목욕시키는 순간이 아빠가 된 기분을 잘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입니다. 아가가 온전히 아빠에게 몸을 맡기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