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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위 Apr 01. 2022

신생아 육아의 매운맛_1편

산후조리원 퇴소 직후_아빠 시점

2주간의 산후조리원 시간은 정말 후다닥 지나가더군요.

앞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산후조리원은 정말 좋은 곳으로 가도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내심 얼른 우리 아가와 아내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육아의 시작은 조리원 이후라고 하던데 실로 그랬습니다.. 진정한 군생활은 훈련소 이후 제대 배치 때인 것처럼요.


아빠 입장에서는 작은 아가를 데리고 카 시트에 앉혀서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는 순간이 굉장히 긴장이 되었습니다.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돌렸고, 조리원 나오는 당일 아내와 함께 조리원 아래층에 있는 소아과에 가서 BGC예방 접종을 맞추고, 저는 미리 차를 빼서 히터를 올려두었습니다.


조심조심 아주 신중하게 운전을 하여 집에 도착했습니다.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가가 우에엥 뿌에에엥 하고 웁니다. 조리원에서는 우리 아가의 울음소리도 거의 못 들어서 세상 얌전하고 착한 아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대가 바로 헛된 생각으로 바뀌었네요.

집에 오면 환경이 변하고 해서 아이가 어색해할 것이란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난방도 좀 올리고, 가습기도 틀고, 아기 침대도 따습게 해보고 두리번두리번했습니다. 전형적인 초보 엄마 아빠의 모습입니다.


슬슬 아가 밥도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리원에서 배운 방식대로 모유 수유를 합니다. 찔끔찔끔 먹다가 마네요. 분유를 타서 보충 수유를 해도 도통 먹지를 않습니다. 아가가 조리원에서 약간 황달기도 있고 해서 잘 안 먹어서 초반에 몸무게가 많이 안 늘었습니다.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요. 육아는 걱정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정부(서울시) 금액 지원으로 산후도우미 분을 요청하여, 저희가 조리원에서 돌아오는 날부터 3주간 평일에 봐주시기로 했습니다. 11시쯤 되어 와 주셨습니다. 오시자마자 옷을 갈아입으시곤 아주 능숙하게 냉장고 청소부터도 해주시며, 남아있는 재료들을 보시고는 이것저것 마트에서 사 오라고 가이드라인을 주셨습니다.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 오고 나니 이런저런 음식을 해주셨습니다. (무려 소고기 숙주볶음, 찜닭 등을 해주셨어요..!) 아가 물건들 정리도 해주시고, 분유포트, 분유제조기도 사용하기 좋은 위치로 재배치를 해주셨습니다.

오후가 되자 아기 용품들을 싹 정리했습니다.(아가 용품들은 진짜 다 너무 이쁩니다..특히 옷이나 인형이요!)

아가 침대에 다소곳이 초점 책을 놓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의 학구열이 어느 정도 예상됩니다.  신기하게도 아기가 멀뚱멀뚱 보는 거 같기도 했습니다. 한 달 안에 "우리 아기가 사실은 영재가 아닐까"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 저녁이 역대급 지옥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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