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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셉 Jul 04. 2021

[행간의이미지] 격동하는 추상

2020 Vision Get Wild Award - Bito

ⓒ Bito


"그는 어느 날 자신의 화실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보게 되는데, 바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거꾸로 돌려놓은 것이었다. 순간 그는 그림이 뒤집혀 형태를 알아볼 수는 없어도 색과 구성만으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노엘라)"


우리가 추상미술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칸딘스키 덕분이다. 그가 발견한 추상의 본령이란 순수하고 이성적인 형태의 구축이 아니라 그러한 형태의 움직임이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촉발시키느냐에 있다. 추상미술의 깊이가 조형적인 이데아가 아니라 순수 형태들의 감정적 움직임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칸딘스키를 통해 우리는 개념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올해 VisionGetWild의 오프닝 영상은 디자이너들의 창조적 투쟁을 순수 도형들을 활용해 대단히 감정적인 내러티브로 전달한다. 영상의 이야기를 이끄는 두 개의 도형인 원과 사각형은 디자인 프로세스마다에 깃든 다양한 고민들의 추상이다. 두 형태가 충돌할 때마다 크리에이티브들이 격정적으로 오버랩된다. 이 충돌(움직임)은 영상의 기승전결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보는 이의 감정에 어떤 질서를 부여하는 동시에 그것들이 점층적으로 확산해가는데 결정적인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그저 작품들이 나열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면 이정도의 감정선이 전달되지 못했으리라.


#행간의이미지 #격동하는추상



_저작이미지 출처

https://vimeo.com/40368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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