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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Feb 15. 2018

세뱃돈

받았던 거 뱉어낼 시간

세뱃돈이 선물이던 시절은 벌써 끝났다. 엄마가 7남매 중 맏이셔서, 나 어릴 적엔 이모, 외삼촌들한테 사랑도, 세뱃돈도 많이 받았다. 여느 평범한 집안의 아이처럼, 평소에 용돈을 많이 받지 않다보니 세뱃돈 같은 목돈이 생기면 돈 쓰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래봐야 나이키나 아디다스 가서 보급형 축구화를 사는 게 다였지만. 그래서 설날 이후 첫 주말에 내동초등학교에서 늘 축구하는 친구들이 모이면, 새 축구화를 신고 잔뜩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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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넷과 외삼촌 둘. 세월은 흘러 이모들은 모두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아서, 나에게도 이종 사촌 동생들이  다섯이나 된다. 나는 나이 서른의 나를 여전히 철부지로 여기고 있지만, 이제 겨우 초등학생인 사촌 동생들에게 나는 같이 놀아달라 하기에도 먼 어른의 나이일 거다. 그리고 어른이라면, 세뱃돈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내가 어릴 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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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찍힌 돈은 내가 초등학생 글짓기 과외를 하고 받은 과외비 일부다. 저만큼의 돈을 한 봉투에 담아 5명 동생들에게 줄 만큼, 나는 부자가 아니다. 사회적 지표로만 보면, 꽤 가난한 축에 속한다. 그래도, 나를 어른으로 보는 아이들에게 어른 노릇은 해야겠어서 적은 돈이나마 봉투에 나눠 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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