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다 괜찮다
오랫동안 제자리인 채 살았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날이 새고, 나이는 켜켜이 쌓여가고 있었다. 나는 나를 위로하고 싶었다. 제자리인 것들에 대해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제자리에 멈춰 선 것들도 실은 열렬히 저항 중이라고. 우리의 날들은 컨베이어 벨트처럼 뒤로 밀려 떠나가고 있으니, 그 위에서 제자리이기 위해서 얼마나 부단한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겠느냐고.
나를 위해 쓴 짧은 시가
다른 이를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위로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들도
열렬히 저항하고 있는 중이다
보이지 않는 지하에서
빠르게 뒤로 감겨 가는 생의 컨베이어 벨트
그대는 그대의 좌절보다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희망을 심으며 살아내고 있다
그러니 괜찮다,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