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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Dec 02. 2024

숨바꼭질

꿈과 그 꿈들에 관하여 

시작은 꿈이었다. 유난히 선명한 꿈.    

  

10월 31일 목요일, 서른여섯 번째 생일에 퇴근 후 아내와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아내가 하루 전 끓여 푹 익는 소고기미역국과 아귀찜 소스를 활용한 콩나물 쫄면 볶음이었다. 전자레인지에서 막 꺼낸 햇반과 옆 동에 사는 친구네 부부가 나눠준 밑반찬을 곁들였다.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내놓았다면 플레이팅부터 혹평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서로 간이 잘 맞다. 미슐랭 식당의 코스 요리 부럽지 않게 식사를 마치고, 필라델피아 오레오 치즈 케이크에 초를 꽂아 생일 축하 노래도 불렀다. 10시를 조금 넘기자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왔다. 아내와 침대에 누워 전기장판을 고온으로 틀고, 두 겹으로 쌓아둔 겨울 이불 아래로 몸을 파묻었다. 훈훈한 온기와 적당한 압박감이 온몸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렸다. 과식 탓에 바로 잠들진 못하고 인스타그램과 쇼핑 앱을 1시간쯤 둘러보다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었더라도, 꿈이 꿈인 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꿈속에서 아내와 나는 해변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느 숙소에 체크인을 했다. 2층짜리 건물이라 호텔보다는 리조트에 가까웠고, 또 리조트라기엔 조금 허름해서 유스호스텔 같은 느낌마저 드는 건물이었다. 건물 앞쪽으로 주차타워가 있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아내는 건물 뒤편에 주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차 라인도 그려져 있지 않은, 잡초가 군데군데 자라 있는 자갈 바닥이었는데도 타워보다는 그곳에 주차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고 했다. 안전? 아내의 말이 의아했지만 자세히 묻진 않고 적당히 구석진 곳에 주차하고서 숙소 건물로 들어섰다.      

1층 로비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폭이 5미터는 족히 넘을 듯한 거창한 데스크가 시선을 빼앗았다. 핀포인트 조명이라도 켠 듯, 데스크만 유난히 밝아 마치 연출된 연극 무대 같기도 했다. 아내가 체크인을 하는 동안 대충 둘러보니 데스크에 비해 실내는 다소 협소했다. 데스크를 중앙으로 양쪽으로 어둑한 조명의 복도가 각각 10미터쯤 뻗어 있고, 복도의 좌우 벽면에 호실 문이 이어진 형태였다. 어쩌면 이곳은 데스크를 위한 곳이거나, 데스크를 완성한 뒤 자금이 부족해 나머지 인테리어는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배정받은 방은 2층이었다. 카드 키를 챙겨 계단으로 올라가려는데, 아내는 엘리베이터를 타자고 했다. 엘리베이터? 2층짜리 건물에 보통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던가? 이번에도 굳이 따져 묻지 않고 아내를 따라갔는데, 말도 안 되는 크기의 엘리베이터 문을 마주하게 됐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고, 마치 빌딩의 화물용 엘리베이터처럼 우악스럽고 지극히 실용성만을 고려한 엘리베이터였다. 실내 공간도 넓어서 20명이 타고도 여유로울 것 같았다. 어쩌면 이곳은 데스크와 엘리베이터를 위한 건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물안경을 쓴 채로 바라보는 물 밖 풍경처럼, 혹은 맨눈으로 바라보는 물속 장면처럼 어딘가 일그러지고 뭉개진 듯한 현실 감각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것이 꿈인 줄은 몰랐다. 꿈속에서 자신이 꿈속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방의 구조나 모양새가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화이트 톤의 무난한 호텔 방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고시원 방처럼 말도 안 되게 좁았던 것 같기도 하다. 분명 방에 들어갔을 텐데 이상하게도 그 장면은 떠오르질 않는다. 꿈속에서의 기억이 쉽게 휘발되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진짜 이상한 점은, 나머지 기억들이 지나치게 선명하다는 데 있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아내를 방에 두고 나는 혼자 산책을 나섰다. 숙소 건물이 해변을 거의 접하고 있었기 때문에 5분 정도만 걸어가면 곧바로 백사장이었다. 유난히 물이 맑고 색이 짙푸른 것을 보면 동해였을까. 동해라면 포항이나 영덕쯤? 어쩌면 정동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추측도 현실에서나 해보는 것이지, 꿈에선 아무런 자각이 없었다. 그저 쾌청한 하늘을 보고, 조금 높은 파도 소리를 듣고, 젖은 모래를 밟으며 걸었다. 계절적인 이질감이 없었던 걸 보면 그곳도 절기도 10월 하순쯤이었을 것이다.    

  

혼자 백사장을 찬찬히 걷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웬 폐건물이 눈에 띄었다. 해변으로 걸어 나올 땐 발견하지 못했던 건물이었다. 간판도, 무늬도 없는 회백색 2층짜리 건물이라, 구축 아파트에 딸린 상가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은 창들이 다닥다닥 이어진 1층에 비해 2층은 한쪽 벽면이 통창으로 이어져 개방감이 느껴졌다. 환한 대낮이라 폐건물인데도 음침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에 세월의 흔적이 씻긴 듯 말갛고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이끌리듯 1층 유리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섰다. 실내도 외관만큼이나 깔끔했다. 새것의 티 없는 온전함은 아니었으나, 오랫동안 잘 관리된 건물 특유의 편안함이 곳곳에 배어 있는 듯했다. 간헐적으로 틈을 비집고 들어온 바람이 환기를 해준 덕인지 공기마저 산뜻했다. 또렷하게 공간을 울리는 내 발소리를 들으며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했다. 계단은 층계참을 사이에 두고 방향을 한 번 꺾는 형태로 이어졌는데, 층계참에 오르자 왼쪽 벽면에 예전 상가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미술 학원, 음악 학원, 논술 학원 등등. 과거 2층은 주로 학원들이 모여있었던 듯했다. 학원주변에 인가나 학교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해변에 학원들이?      


불분명한 이질감이 이성과 감각, 양쪽에서 분명해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굳이 주차타워를 두고 건물 뒤편 자갈 바닥에 주차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는 아내의 말. 무대 연출인 듯 작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숙소 데스크, 2층짜리 숙소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엘리베이터, 그리고 학원들이 줄지어 운영되던 바닷가 앞 폐건물까지. 세계를 지탱하던 테이블의 다리가 하나 꺾인 듯, 나는 휘청였다. 창밖으로 맑았던 하늘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파도는 검푸른색으로 변했다. 거센 바람이 1층 유리문을 건물 안쪽으로 밀어내 복도를 따라 비명 같은 소리가 울렸다. 나는 황급히 폐건물을 빠져나가 숙소를 향해 달렸다.      


숨을 헐떡이며 1층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다른 세계의 문을 연 듯 너무나 평온했다. 직원은 온화한 표정으로 눈썹을 살짝 위로 들어 올리며 무슨 일이냐는 제스처를 보였다. 나는 하마터면 “지금 제가 꿈을 꾸고 있어요. 이건 꿈이에요.”라고 말할 뻔했으나 가까스로 입을 꾹 닫았다. 그러자 직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 것이 보였다.      


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 방으로 향했다. 그 순간 내 뒤를 따라 뛰어오는 무수한 발소리들이 들렸다. 2층에 오르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모를 바람이 역풍으로 불어닥쳤다. 풍속에 따른 태풍의 영향을 실험하는 영상처럼, 불어오는 바람의 더께를 겨우겨우 한 겹씩 벗겨가며 방으로 향했다.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방문을 열자마자 신발장에 서 있던 아내와 마주쳤다.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이건 꿈이야!”라고 말하려던 순간




꿈에서 깼다아니, 잠에서 깼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꿈속 그곳의 날씨가 급변하던 순간부터 이미 꿈에서는 깬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익숙한 침실에서, 익숙하지 않은 감각으로 눈을 번쩍 떴다. 뒤척이지도 않았는지 두 겹의 겨울 이불은 가슴께까지 곱게 덮여 있었다. 땀에 젖은 티셔츠가 눅눅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에 아내도 놀라 잠에서 깼다. 어림잡아 새벽 3시나 4시쯤인 듯했다. 평소의 나였다면 미안하다고, 별일 아니라고, 그냥 꿈꾼 거라고, 다시 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만큼은 아내에게 꼭 다 말해주고 싶었다. 마침 왜 그러냐고 묻는 아내에게, 나는 허리를 세워 앉아 꿈 이야기를 했다. 잠들기 전 상황부터, 해변의 숙소와 이상하리만치 거창한 로비 데스크와 2층짜리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엘리베이터와 아마도 동해인듯한 바다와 한때는 학원들이 운영되었던 폐건물과 또…      


졸린 눈이었던 아내는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었다. 꿈속에서 겪었던 일들을 쏟아내고 나니 그제야 긴장이 풀리고 안도감이 찾아왔다. 무엇보다도 익숙한 침대에서, 익숙한 얼굴의 아내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아내에게는 잠을 깨워서 미안하다고, 이상하게 오늘은 굳이 꿈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시 자자고 달래며 누웠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창밖으로 꽤 강한 비바람 소리가 들렸다. 금요일에 비가 온다고 했던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태풍 간접 영향으로 오전부터 많은 강수와 강풍이 동반될 것이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은 것이 기억났다. 오전부터라더니 이르게 시작되었나 보네. 서서히 잠의 고개를 넘으며 꿈에서 깨기 직전 급변하던 날씨와 현실에서 창밖으로 들리는 비바람 소리가 겹쳤다. 뇌의 주름을 따라 진득한 액체가 엉겨 붙은 것처럼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또 그런 꿈을 꾸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그 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데, 아내가 내 오른손을 잡아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고개를 돌려 아내를 보는데, 잠기운 없이 또렷한 눈으로 아내가 말했다.     


“파도가 높이 들이칠 거야. 마치 해일처럼. 그래서 내가 주차타워 말고 건물 뒤에 주차하자고 한 거야.”     


다시 눈을 떴을 땐 침실이 아니었다집이라기엔 지나치게 밝은 조도, 얄팍하고 딱딱한 쿠션감의 바닥, 약간 쌀쌀한 온도, 은은한 약 냄새. 감각을 깨우는 모든 것들이 낯설었다. 정신을 차린 후로도 몇 번의 심호흡을 하고 나서야 눈을 떴을 때,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듯했다. 그마저도 병실은 아닌 듯했고 응급실처럼 개방된 어떤 공간에 덩그러니. ‘만약 이곳이 병원이라면’이라고 생각하자 불안감과 안도감이 앞다투어 머리를 들었다. 어떤 사고나 질병이 있었던 걸까. 어쨌든 끔찍한 꿈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겠지. 아픈 감각은 없는데 어디가 문제인 걸까. 아무튼 병원이니까 무슨 치료나 조치든 취해주겠지. 그런데 왜 혼자인 걸까. 아내는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여기 병원이 맞기는 맞는 걸까.      


뻐근함을 느끼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니 머리맡 방향의 작은 데스크에 웬 남자 한 명이 보였다. 병원에서 으레 볼 수 있는 푸른 계열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간호사인지 수술복을 입은 의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상체를 일으키려 하자 갑자기 정수리를 뾰족한 칼로 내려찍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머리를 감싸고 새우 자세로 누워 괴로워하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푸른 옷을 입은 남자인 듯했다. 그는 내 등을 쓸어내리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꿈은 어린아이 같은 거예요.”     


“뭐라고요?”     


“숨바꼭질하는 어린아이요. 우린 언제나 술래입니다. 꿈은 자신이 꿈이라는 걸 들키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꿈을 꾸면서도 꿈인 줄 모르는 거죠. 그런데 일단 들키고 나면 쉽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그렇잖아요. 재미있는 놀이는 절대 한 번만 하고 끝내려고 하지 않죠. 숨바꼭질을 또 하려고 하는 거예요. 꿈은 또 꿈이 아닌 척 숨을 것이고, 우린 또 멍청한 술래가 되어 헤매는 거죠. 지금은 꿈이 심술이 조금 난 것뿐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뱉어봅시다.”     


그의 말을 이해할 겨를은 없었다. 다만 이곳도 현실이 아니라는 직감만이 온몸의 감각을 일깨웠다. 그러면서도 머리를 쑤시고 후비는 듯한 고통이 괴로워서 그가 하라는 대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뱉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온갖 상념들이 이미지화되어 뒤죽박죽으로 지나갔다.      


피그먼트 염색 처리된 반바지. 블루, 핑크, 차콜 3가지 색상이다. 러너들이 즐겨 입지만 일상복으로도 적합하다고 한다. 어느 인플루언서가 ‘모이프’라는 브랜드와 협업해서 제작했다. 모이프? 내가 아는 모이프는 이런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닌데. 라면에 식초를 한 스푼 넣고 끓이면 혈당이 오르는 것을 방지한다. 주행거리 7만 km가 채 되기 전 중고차를 구입해 벌써 10만 km를 앞두고 있다. 일전에 와이퍼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갔을 때 10만 km가 되면 무슨 밸브인지 벨트인지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점진적 과부하에 따르면 내일은 스쿼트 120kg을 8번 들어올려야 한다. 크레아틴을 먹은 지 3주째인데 꽤 효과가 좋다. 내 생일을 축하해주겠다고 조카들이 전화를 줬다. ‘겨울 밤바다의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를 보는 사람은 사실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다. 그리운 것들을 보는 것이다.’ 이건 내가 예전에 썼던 문장인데.      


아무 맥락도 없이 이어지는 이미지들에 멀미가 나려고 할 때쯤, 겨울 밤바다 모래사장에 앉은 사람이 ‘1인칭의 나 자신’이 되었다. 두통은 사라졌다. 또 다른 꿈으로 떨어진 듯했다. 그곳에서 나는 중고 거래로 구했던 폴스미스의 네이비 더플코트에 회색 스웨트셔츠, 품이 낙낙한 생지 데님과 발목까지 오는 워커를 신은 모습이었다. 어둡고 짙은 바다의 색은 밤하늘과 닮아서, 주기적으로 모래 위에서 무너지는 소리와 해안선을 닮은 흰 포말 띠만이 파도의 존재를 알려주는 듯했다. 나는 무엇을 보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웠던 것일까.      


꿈과 꿈 사이를, 혹은 꿈과 현실 사이를 통과한다는 거칠고 갑작스러운 느낌도 없이 다시 눈을 떴다. 잠든 아이의 방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무해한 이동이었다. 시각은 새벽 4시 36분. 익숙한 침실에서 익숙한 아내와 함께 누워 있었다. 창밖으로는 비바람 소리가 들렸다. 안전 안내 문자 내역을 보니 태풍 간접 영향으로 오전부터 많은 강수와 강풍이 동반될 것이라고 했다. 내가 겪었던 꿈과 겪고 있는 현실이 중첩된 지점들이 여전하지만 어쩐지 이번만은 현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모래 위에 힘주어 쓴 글씨들이 겨우 몇 번의 파도에 휩쓸려 희미해지듯이, 유난히 선명했던 꿈속의 꿈속의 꿈들이 점차 흐릿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정신은 이상하리만치 또렷해졌다. 아내를 깨우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와 거실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시각은 오전 7시 19분. 어둡던 창밖에 흐린 하늘이 밝아오고, 알람 소리에 맞춰 아내도 잠을 깼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아침, 현실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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