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이 추웠던 당신에게
겨울에 울어 본 사람은 안다. 영하의 세계에서 눈물 흘리기 위해 제 몸은 얼마나 뜨거워져야 하는지를. 차갑게 식은 송장 되지 않기 위해 안으로, 안으로 인정의 장작을 패다 넣어야 하리. 겨울에는 사랑하고, 부디 이별하지 말아야 하리.
한 번 이별을 겪었던 연인이 다시 만날 때, 기꺼이 마음의 방을 데워야 한다.
그 사람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추웠다.
네가 온다고 해서 방을 데웠지
기다림은 서서히 달궈지고
등온선을 따라 방의 바깥으로, 바깥으로
밀려나던 겨울이 창에 걸렸지
안과 밖 사이 맑게 선 유리창이
그 날 너와 나 사이의 빙점이었을까
몇 밀리미터의 온기에 맺힌 물방울들
눈물이 꼭 저런 이유로 태어나곤 했지
소중한 누군가를 경멸하거나
비참을 껴안아야 하는 빙점에 설 때
주륵, 눈물은 흐르지
돌이켜 보면, 괜찮다는 말이 흰 눈으로 쌓이다가
문득 너는 그 눈 속에 갇혔던 거지
바라볼 때에만 아름다운 것
집도 잠도 되지 못하는 것이 사랑 말고도 또 있음을,
너는 눈을 파먹으며 깨달았던 거야
아득한 계절들을 건너
네가 내 온도 속으로 다시 들어오겠다는 소식에
나는 기꺼이 방을 데웠지
우린 서로 상온의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따뜻한 안부를 건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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