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을 떠나려고 하면 가장 망설여지는 것이 바로 뱃멀미인데, 오늘 소개할 이 섬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앞으로 뱃멀미 걱정은 필요 없다. 2026년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지어지기 때문. 그 섬은 바로 전라도 섬여행의 메카, 흑산도다.
통일신라 828년부터 사람이 정착하여 살기 시작한 곳. 대한민국의 최서남단 섬인 흑산도. 섬 전체를 감싼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은빛을 띄고 있어 흑산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부터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흑산도 여행기를 공개한다.
흑산도는 행정구역 상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으로, 주도인 흑산도를 포함해 총 11개의 유인도와 그 외 나머지 무인도까지 합하여 무려 100여 개의 섬이 있는 곳이다.
예로부터 육지에서 가기 힘든 섬이라 그런 것일까? 고려 때부터 흑산도는 유배지로 유명했다. 특히 조선 시대 때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천주교 신자인 손암 정약전 선생이 신유박해 때 흑산도로 유배됐었는데, 그가 흑산도도 유배 기간 동안 집필한 책이 바로 그 유명한 <자산어보>다.
흑산도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면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특이한 표지석을 볼 수 있다. 바로 충청남도 청양군의 섬 흑산도라는 표지석인데, 이는 충남 청양군과 전남 신안군이 대한제국 의병장인 면암 최익현 선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 자매결연을 하으며 흑산도가 충남 청양군의 명예의 섬이 되면서 세워진 표지석이다.
흑산도는 섬 주민들이 설립한 흑산관광협동조합을 통해 흑산도 일주 버스투어라는 관광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 투어는 흑산도에 있는 여러 숙소와 연계하여 운영된다.
여행사를 통한다면 흑산도 배편, 숙소, 일주 버스투어에 흑산도에 머무는 기간 동안의 모든 식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만약 자유여행을 하면서 일주 버스투어를 하기 원한다면 흑산관광버스협동조합 061-246-0245에 문의하면 된다.
에디터 역시 이번 흑산도 여행은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효도 여행이자 가족 여행이었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 흑산도에 다녀왔다. 흑산도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니 우리가 묵을 예정인 숙소 관계자가 내 이름이 쓰여있는 환영 안내판을 들고 나와있었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1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은 흑산도 일주 버스 앞. 흑산도 일주 버스투어의 경우 당일에 같은 여객선을 타고 흑산도에 도착해, 같은 숙소에 묵을 예정인 여행객들을 묶어 약 1시간 30분 동안의 버스 투어를 마친 후 숙소까지 데려다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흑산문화관광호텔에 묵는 다른 여행객들까지 포함해 약 24명 정도가 함께 흑산도 일주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투어는 흑산도여객선터미널에서부터 시작해 흑산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섬을 한 바퀴 도는 투어다.
버스 운전기사가 운전기사 겸 가이드까지 하는 방식이다. 가이드는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이다. 그래서인지 흑산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재밌고 유익한 명품 가이드와 함께 흑산도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흑산도 일주 버스 투어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딱히 엄청나게 명당자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들르는 곳마다 왼쪽 창가 쪽에서 잘 보이는 경치가 있었고, 오른쪽 창가 자리에서 잘 보이는 경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투어는 버스를 탄 상태에서 잠시 정차하거나, 혹은 버스를 운행하면서 흑산도 곳곳에 있는 다양한 유적지나 문화재, 자연 경관과 특별한 장소 등을 둘러보는 방식이다. 그런 일주 버스가 딱 3번 정차하고 내려서 구경하는 곳이 있다.
첫 번째는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현대에 들어 흑산도가 유명해지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를 기념하기 위한 노래비로, 노래비 앞 전망대에서 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두 번째는 흑산도 천사 동상. 흑산도 일주 도로 준공을 기념해 세운 천사 형태의 동상으로, 동상 아래로는 어떻게 도로를 냈는지 신기할 정도로 고불고불한 흑산도 일주 도로의 명물 고갯길이 보인다.
마지막 세 번째는 흑산도 특산물 기념품점. 흑산도 주민들이 직접 잡고, 재배한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주민들이 설립한 흑산관광협동조합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관광 상품이라, 흑산도 주민들과 상생하기 위해 마련한 코스인 것 같았다.
흑산도에 간다면 무조건 먹고 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흑산도 홍어다. 에디터가 묵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홍어를 판매하고 있어 따로 다른 식당에 가지 않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흑산도 홍어를 즐겼다.
에디터가 먹은 홍어는 삭힌 정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먹은 가족들 모두 무난하게 홍어를 즐길 수 있었으며, 흑산도 주민들이 직접 집에서 만든 집 막걸리까지 곁들여 먹으니 이것 또한 천하일미였다. 마지막으로 에디터는 결국 도전하지 못했지만 홍어애 역시 맛볼 수 있었다.
섬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흑산도를 추천한다. 오는 2026년부터는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이면 날아갈 수 있다. 흑산도는 비행기를 타고 찾아올 더 많은 관광객을 위해 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