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박 16일의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면서 에디터가 가장 기대했던 도시는 그라나다였다. 몇 년 전, 배우 현빈과 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보고는 말 그대로 알함브라에 꽂혀버렸기 때문이었다.
이후 알함브라에 대해 찾아보았는데, 그라나다가 현재의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번성한 이슬람의 도시이자 이슬람 최후의 왕조가 있었던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그라나다는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영토가 되었다. 하지만 800여 년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왔기에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한데 섞여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그리하여 오늘은 스페인 그라나다 가볼만한곳 7을 소개할 예정이다. 평범한 스페인 여행에 다채로움 한 스푼을 더하고 싶다면 에디터의 글을 끝까지 정독할 것.
그라나다의 상징이자 에디터의 마음속에 몇 년이나 박혀 있었던 곳, 알함브라 궁전이다.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이라는 뜻이다.
왕가의 여름 별궁인 헤네랄리페, 스페인에 함락당한 후 가톨릭 왕인 카를로스 5세가 새로 지은 카를로스 5세 궁전, 요새 알카사바와 알함브라 궁전 관람의 메인인 나스르 궁전 등 여러 건물이 있다.
나스르 궁전은 알함브라의 핵심 코스로, 800여 년간 이슬람 문화를 꽃피운 그라나다의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알함브라 궁전은 그라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방문하기 몇 주 전 꼭 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원래는 이슬람 모스크가 있었던 곳이었지만 그라나다가 스페인에 함락된 후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는 대성당이 새로 지어졌다.
무려 180년에 걸쳐 완성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유럽 전체를 뒤흔든 전염병인 흑사병 때문이었다고.
스페인의 부활절 연휴인 세마나 산타와 여행 기간이 겹쳐 대성당 앞에는 행렬을 감상할 수 있는 간이 의자가 설치되어 있었다.
대성당 바로 근처에는 왕실 예배당도 있다. 이곳은 대성당보다 훨씬 높은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바로 이곳에 스페인의 황금시대를 연 이사벨 여왕과 그의 남편인 페르난도 공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왕실 예배당은 내부 촬영이 불가하다.
그라나다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알바이신 지구에 자리한 사크로몬테 수도원. 그라나다의 수호성인 성 세실리오와 순교자들의 유해가 발견된 장소에 지어졌다.
사크로몬테 수도원에서는 사진처럼 그라나다의 전경, 특히 구시가 지역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큰 건물이 바로 알함브라 궁전이다.
그라나다에 있는 다른 수도원들과 사크로몬테 수도원의 가장 다른 점은 지하 동굴예배당이 있다는 점. 이교도의 핍박을 피해 숨어서 예배를 봤던 곳이며, 미로처럼 나있는 동굴 길이 특징이다.
약 3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그라나다의 까르투하 수도원. 그라나다의 메인 관광지인 대성당과 알함브라가 있는 지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찾아올 가치가 있는 곳이다.
중세 종교 재판을 묘사한 그림과 각종 세공품과 대리석 조각을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는 성구실이 매우 멋있으며 성구실에 들어간 순간 그 화려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산 제로니모 수도원은 앞에서 설명한 사크로몬테 수도원, 까르투하 수도원과 함께 그라나다의 3대 수도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수도원 중앙에는 'ㅁ'자 정원이 있으며, 정원에는 그라나다를 대표하는 과일인 오렌지 나무가 심어져 있어 오렌지의 향긋한 향이 수도원 전체에 가득하다.
산 제로니모 수도원의 하이라이트는 멋진 조각상들이 가득한 예배당으로 소박한 수도원 건물의 외관과는 다르게 매우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가 들어가자마자 압도한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그라나다 가볼만한곳 중 에디터가 그라나다에 도착해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 바실리카 산 후안이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로, 높은 돔과 금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예배당이 들어가자마자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자판기에 1유로를 넣으면 예배당 금장식 불빛이 몇 분간 켜져서 더욱 멋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대성당 근처에서 여유로운 산책과 아랍 기념품 쇼핑을 할 수 있는 곳, 알카이세리아 거리다. 이슬람 통치 시대에 비단 직물 거래소였던 거리는 오늘날에는 호화찬란한 색과 외형이 눈길을 끄는 아랍 기념품을 볼 수 있다.
이슬람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이슬람 국가들의 치안이 좋지 않아 여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가톨릭 국가임에도 여전히 이슬람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스페인 남부 도시 그라나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