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후기
여행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편은 아니다. MBTI에서 인식형(P)이 80프로가 넘는 비율을 차지하는 사람이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지도. 그런 내가 여행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바로 사진과 음식. 맛있는 디저트와 예쁜 사진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향긋한 오후를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을 제안한다.
오설록 티뮤지엄은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국내 최초 티 뮤지엄이다. 오설록 하면 떠오르는 녹차를 비롯해 다양한 국내의 차들의 역사를 둘러보고 맛볼 수 있다. 티뮤지엄 내에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만 오늘은 그중 향긋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오설록 카페에 집중해 보려 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티숍이 보인다. 오설록의 다양한 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숍으로, 녹차부터 제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화산암 차 등 평소엔 쉽게 들어보지 못했던 특별한 티까지 구경할 수 있다. 단품으로도 판매하지만 인기 있는 티를 한 팩에 모아 구성한 티 세트도 인기가 좋다고 하니 선물용 기념품을 고민 중이라면 눈여겨보자.
직접 티를 마셔보고 선택하고 싶다면 오설록 카페를 이용하자. 티 종류 외에도 티를 베이스로 한 에이드,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만나볼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다양한 메뉴 앞에서 선택이 고민된다면 세트메뉴로 즐겨볼 것. 오설록 카페의 대표 메뉴인 녹차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롤케이크 등 인기 있는 조합으로 세 가지 세트가 마련돼있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디저트 세트를 즐기고 싶다면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해 보자. 할인된 가격으로 티 뮤지엄의 베스트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주문한 메뉴는 베스트 세트 B. 우도 땅콩 오프레도와 그린티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가득 바훔쿠헨으로 구성한 세트이다. 시원한 오프레도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케이크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오설록의 베스트 메뉴인 그린티 아이스크림. 향긋한 그린 티의 풍미와 고소한 우유의 조합이 기분 좋다. 부드러운 롤케이크 위에 그린 티 아이스크림을 얹은 바훔쿠헨은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 메뉴이다. '한정'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한라봉과 그린 티 두 가지 맛 중 선택할 수 있다.
좀 더 달콤한 티타임을 즐기고 싶다면 땅콩 오프레도를 추천한다. 인절미맛 쉐이크에 우도의 특산물인 땅콩과 말 모양 쌀 과자를 얹었다. 마치 쉐이크 위에 작은 제주를 구현해놓은 것 같은 토핑의 배치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달고 고소한 맛으로, 녹차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다.
건물의 2층과 3층에는 드넓은 녹차밭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2층은 실내, 3층은 실외 전망대로 운영한다.
눈이 닿는 곳까지 초록으로 물든 녹차밭과 정원은 가만히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속이 뚫리는 기분이다. 파란 정원 위 잔디는 마치 녹차 스프레드를 아낌없이 펴 발라 놓은 토스트를 연상케 한다. 먹으면서도 먹는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고 싶은 평화로운 풍경이다.
전망대에서 볼 수 있었던 녹차밭은 가까이서 거닐어볼 수 있다. 싱그러운 찻잎의 향기가 화면 밖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풍경. 계절에 관계없이 푸르른 자태를 자랑해 티뮤지엄의 대표 포토존이라고 한다.
뮤지엄 외부에는 작은 산책길을 따라 야외 테이블도 충분히 마련돼있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 아까운 계절, 가을이다. 선선한 바람결을 느끼며 여유롭게 티타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티뮤지엄의 바로 옆에는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가 위치하고 있다. 제주에서만 판매 중인 이니스프리 상품을 만나보거나 비누 만들기 등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티 뮤지엄과 함께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참고할 것.
- 이용시간 : 매일 09:00 - 19:00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 15
- 문의 : 064-794-5312
차에 진심을 담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오설록 티뮤지엄. 분명 눈도 입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파란 제주를 오감으로 느끼고 싶다면, 더없이 맑은 하늘 아래서 향긋한 오후를 보내고 싶다면 꼭 들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