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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한 May 05. 2023

비는 오지만 너는 오지 않았다

씻겨가지 않는 네가 밉다

오랜만에 내리는

아니 쏟아지듯 퍼붓는 비에

오랜 시름과 불안이 말끔히

씻겨가길 바란 것은 욕심이었나 보다


산사태의 경고 문자와

범람과 결항의 문자에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지만

끝내 너의 소식은 닿지를 않았다


재즈음악을 즐겨 듣고

전시를 좋아하며

따뜻한 국물을 좋아하던

너에게 어쩌면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내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다


내 바람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손수 끓여준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지 않을까

우산을 함께 쓰고 걸었던 순간들이 떠오르진 않을까

비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는데

너는 끝내 마음 하나를 넘지 못하고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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