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은자는 말이 없다.' (추리, 스릴러 소설)
김태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공사장에서 일을 마친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대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방문 틈에서 김태우의 웃음소리와 함께 나지막한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당신, 어떡할 거예요?’‘뭐를?’‘저 방에 있는 김 씨 아저씨, 다음 달에 집나 가겠다고 보증금 빼 달라는데?’ 김태우 내외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김태식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자신의 방 문 앞에서 두 사람이 하고 있는 대화를 계속 들었다. ‘놔둬!’‘지가 알아서 하겠지.’‘나는 돈도 없고, 그리고 방값도 저렴하게 해 주었는데, 마치 통보하듯이 나한테 돈 내놓으라 하면, 내가 어쩌라고?’ 김태우는 절대 김태식의 보증금을 줄 수 없다는 강변이었다.
‘그래도. 세입자가 더 이상 집에서 살기 싫다고 나가겠다는데, 방을 빼줘야죠.
거기도 자기 입장이 있어서 그러는 건데….’‘글쎄, 난 돈 없고, 돈 달라고 하면 지가 나를 죽이던지, 살리던지, 알아서 하라 해. 난 못주니까!’ 김태식은 방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뒷골이 당기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으흠!’ 김태식은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자신이 왔다는 신호로 헛기침을 하였다.
그 소리를 들은 김태우가 방문을 열며,‘김 씨 아저씨 왔어?’‘예….’‘오늘 일찍 왔네?’‘예, 다음 달 이사 가려면 짐 정리도 틈틈이 해야 하고, 갈 준비도 해야죠….’ ‘이사?’‘예!’‘참! 말씀드린 보증금은 언제 주실 건가요?’‘보증금을 빨리 빼줘야 내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든지, 이사 갈 곳을 찾아보던지 할 거 아니에요?’
김태식은 김태우의 내외가 나눈 이야기를 들었기에 일부러 보증금 이야기를 꺼내려고 ‘우문현답(愚問賢答)’을 하였다.‘나 참! 그 이야기 또 하네?’‘어이, 이봐! 김 씨….’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보증금 난 못준다고, 아니, 내가 돈이 없어서 줄 수가 없어!’ ‘그럼, 난, 어떡하란 말입니까?’‘집을 나간다고 수십 번도 더 이야기했는데, 보증금 안 빼준다면... 대체 어떤 심보세요?’ 김태우의 말에 김태식은 화가 치밀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분명 보증금 못 빼주고, 당신이 집 나가려면 짐 빼서 나가든지... 그건 당신이 알서 하시오. 내는 눈에 흙이 들어가도 보증금 못주니!’ 김태우도 김태식의 말에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강한 어조로 이야기를 내뱉었다.‘이 영감이! 진짜로...’
‘내가 그동안 많이 참고 참았는데, 완전 배째 라식이네!’‘당신, 보증금 없으면 당신 뱃속에 신장이라도 꺼내 팔아서 돈 가져와야지?’‘안 그러면 가만히 안 둘 테니.’ ‘뭐라고?’‘이 새끼가, 정말 죽으려고 환장했나!’ 김태우는 김태식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고는 방문을 박차고 나왔다. ‘너, 이 새끼! 진짜 죽고 싶어?’ 김태우의 목청에서 품어 나오는 말이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그래, 죽고 싶다. 어쩔래?’ 김태식은 김태우의 강한 어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 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맞대응을 하였다.
김태우는 김태식의 목젖을 두 손으로‘꽉’ 잡았다. 김태우는 80대의 나이이지만, 특수부대 출신인 데다, 키가 180cm가 넘는 거구여서 웬만한 20대 청년보다 아구 힘이 좋고 강골이 살아있는 노인네였다.‘꽥꽥...’ 김태식은 김태우의 목누름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김태식은 사력을 다해 김태우의 손아구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쳤다.
김태우는 김태식을 땅바닥에 넘어뜨리고 몸 위에 올라탔다.
김태우는 정신이 혼미해져 가고 있는 김태식의 목덜미를 계속 누르고 있었다.
김태식의 따뜻한 목울대와 달리 김태우의 손은 싸늘하고 차가웠다.
김태식은 김태우의 덩치의 무게를 못 견디겠다는 듯 마지막 발악의 비명을 질렀고, 이내 동공이 풀리더니 곧 손이 아래로‘툭’ 떨어져 내렸다. 김태우는 주검이 된 김태식의 동공이 풀린 눈을 바라보니,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김태우는 싸늘한 시신이 된 김태식의 사체를 땅바닥에 질질 끌면서 집안에 있는 창고로 이동하였다. 김태우는 방안 냉장고 안에 있던 소주를 들고 창고로 왔다.
안주 없이‘벌컥벌컥’ 소리를 내며 입에다 들이부었다. 맨 정신으로는 더 이상 서 있기가 힘들어서 술기운을 빌려야만 그나마 눈을 뜨고 있을 것 같았다.
김태우는 바지 주머니 속에 있던 담배를 꺼내어 라이터로 담뱃불을 붙인 후, 지그시 눈을 감았다. 길게 담배 한 모금을 빨아들이니 니코틴이 몸속 깊은 곳으로 돌았다.
니코틴의 영향인지, 김태우는 잠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헤비 스모커’는 아니지만, 무엇인가를 해냈을 때,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는 담배를 피워 무는 안 좋은 버릇이 있었다. 김태우는 자욱한 연기 속에 탁하게 빛나고 있는 죽은 김태식의 눈동자를 보니, 섬뜩한 기운이 들었다.
문득, 김태우는 군 생활을 할 때 특박 중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김태우!’ 장 선임하사의 호출이었다.‘자네, 그간 부대 생활을 잘해주었고, 힘든 훈련도 잘 소화해주어 특별히 자네에게 3박 4일의 특박을 주기로 했네. 준비해서 잘 다녀오게!’
당시, 정부에서 남북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 합의하는데 이르러, 정부에서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행위는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김태우가 속한 특수부대의 존폐 여부가 거론되는 분위기였다. 그즈음 부대에서 훈련을 강화하지 못할 바에야 사기진작 차원에서 부대원들에 대해 특박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김태우는 집으로 오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더블 백안에서 장 선임하사가 특별히 챙겨준 양주‘캡틴큐’한 병을 땄다.
병나발을 불듯이 한 모금 들이켰다. 독한 술이 목구멍을 타고 장내를 소독하는 듯이 쏴한 느낌이 났다. 태우는 거의 4년 만에 가는 집 방문이었다.
4년 동안 집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000 부대’는 부대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몸은 개인 몸이 아니고 국가의 소모품이었던 것이다. 어떠한 임무가 주어지든 완수해야 하고, 설령, 그 과정에서 죽는 다해도 그 죽음은‘훈련 중 사망’으로 귀결되는 현실이었다. 그렇다 보니, 통신검열이 엄격했고, 편지는 더더욱 송·수신이 불가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혼자서 매일 걱정을 하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아들 하나 잘 키우려고 시장 통에 나가서 푼돈 몇 푼 벌어 볼 것이라고 고생하신 어머니가 그간 어떻게 지내셨고, 건강이 어떨지 궁금했다.
장 선임하사는 특박을 나가는 김태우에게 특별히 당부한 이야기가 있었다.
‘자네! 이번 특박은 특별한 경우이네. 지금껏 이 부대에서 생활하면서 특박을 보내는 건 처음 있는 일이야.’‘남북한 사정이 갑작스레 변하는 바람에 그중 특출한 케이스의 부대원들을 선정, 보내는 것이니,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명심하게!’ 부대 밖을 나가서 3박 4일 동안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부대에서 있었던 일은 조그마한 것이라도 그 어떤 것도 이야기해서는 안 되네!’‘특히, 우리 부대의 임무, 위치 등은 철저한 보안이고, 1급 기밀이니, 친구들과의 술 한잔 후 취중에 발설해서도 안 되네!’‘그리고, 자네는 000부대를 대표하는 부대원이니 자네의 행동은 곧 우리 부대의 이미지나 존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게!’‘마지막으로, 혹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져서는 안 된다네….
다시 말해 서, 그 어떤 놈들과 붙더라도 싸움에 져서는 안 된다는 말일세!’
‘그건 우리 부대의 자존심 문제이니, 자네는 000부대의 얼굴이자, 명예로운 부대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게!’
김태우는 고향 역에 하차하여 들 뜬마음으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경북 의성군 의성읍 000-0번지’ 빨간 페인트가 칠해진 문패가 선명하게 보였다.
김태우가 어머니와 같이 살았던 집이었다. 거의 4년 만에 집에 돌아온 것이지만, 김태우가 군에 있는 동안 변하게 별로 없었다. 변했다면, 김태우가 있을 때는 항상 집 주변이 시끌벅적했었는데, 집분 위기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 게 변했다면 변한 것이었다.
김태우가 집 대문을 여는 순간, 마당에 있던 ‘살살이’가 ‘컹컹’하며 짖어댔다.
살살이는 김태우가 떠나기 전 어린 강아지였는데, 제법 살이 토실토실 오른 집개로 변해 있었다.‘누가 왔소?’‘어머니, 저 예요.’‘저, 태우요….’
‘아니! 태우가!’‘네가 어쩐 일로….’ 어머니는 방 안에서 김태우를 보는 순간, 신발도 신지 않고 뛰어서 밖으로 나와 김태우를‘꽉’ 껴안았다.‘그래, 그간 고생 많이 했재?.’
‘내는 네가 부대에 가고 나서 한시라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네가 떠난 이후 우연하게 동네 이장님한테 너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네가 간 그 부대는 들어가면 사지 멀쩡히 돌아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하기에…. 내는 너무 걱정되고, 매일 너 때문에 기도했다.’ ‘엄마! 그간 잘 있었어요?’ 김태우는 엄마를 끌어안자,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김태우의 엄마 역시, 어느새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자, 어서 방에 들어가자.’ ‘엄마가 맛있는 집밥 해줄게.’ 김태우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김태우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TV 옆 작은 탁자에 성경책이 놓여있었고, 초등학교 졸업식 때 엄마와 같이 찍었던 졸업사진이 놓여 있었다.
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엄마는 김태우의 사진을 보며 매일 기도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김태우의 어머니는 어느새, 밥상을 차려서 방안으로 음식을 가지고 들어왔다.
‘자, 묵자!’‘네가 좋아하는 손 두부, 어묵, 시래깃 국이다.’
김태우는 오래간만에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을 보는 순간 군침이 돌았다. 부대에서 먹던 ‘짬밥’과는 차원이 다른 어머니표 정성이 담긴 음식이었다. 김태우는 그 음식들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뚝딱 2그릇을 비웠다. 어머니는 김태우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동네에서 매일 싸움박질이나 하는 불량한 인물로 낙인찍혀 있었 지만, 어머니에겐 김태우는 엄연한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식이 군에 가서 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식사 후 김태우는 어머니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김태우에겐 3박 4일의 시간이 금쪽같은 시간이었다. 김태우가 특박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친한 친구들이 김태우를 찾아왔다. 군대가 기전 동네를 누비고 다녔던 ‘독수리 5형제’ 영우, 철민, 상규, 광석이었다.‘태우! 오랜만이다.’‘네가 군대 가고 나니, 우리 독수리 5형제는 완전히 비 맞은 생쥐 신세가 되었다.’ 친구들은 김태우를 보는 순간, 반갑기도 하지만, 김태우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컸다며,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첫 ‘일성(一聲)’을 건넸다. ‘무슨 말이야? 비 맞은 생쥐라니?’‘모처럼 군바리가 사회에 나와 친구들을 만나는데,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는 없고, 뭐? 비 맞은 생쥐라니?...’‘일단 그건 그렇고, 우리 오래간만에 술 한잔 하자.’‘독수리 5형제의 우두머리 격인 태우가 모처럼 바깥세상에 나왔으니, 우리가 건하게 모셔야지!’ 친구들은 김태우를 데리고 읍내에 있는 봉양 회관에 들렀다. 초저녁이라 손님이 없었다. 자리에 착석한 영우 등 일행 등은 식탁이 무너져 내릴 정도로 맥주를 시켜놓고 연거푸 술잔을 비웠다.
김태우를 중심으로 영우, 철민, 상규, 광석이가 돌아가며 태우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김태우는 마다하지 않고 단번에 술잔을 비웠다.‘태우야! 네가 군대 가고 나서, 동네에 이상한 놈들이 설치고 다니며 분위기를 다 흩뜨려 놓았어!’‘이상한 놈들?’ 김태우는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고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그래, 너 없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재….’‘대구 OB파 애들이, 시골 촌동네 뭐 묵을 거 있다고…. 와서는 시장 통이며, 다방이며, 여기저기 휘저으며 동네 장군 노릇을 한기라….’‘깜도 안 되는 똘만이 놈들이 말이야….’ 김태우는 철민이의 이야기에 쫑긋 귀를 세우고 듣기 시작했다.
‘차분하게 이야기해봐!’‘네가 군대 가고 나서 한동안 우리는 선주 없는 배처럼, 조용히 지냈어.’‘간간이 의성읍내 5일장이 설 때면 시장터에 나와서 숯불닭갈비에 막걸리 한사 발하면서 얼굴 보는 게 다였지.’
‘그런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인지 모르겠지만, 꼭 산적 같은 놈들 2-3명이 시장 통을 누비고 다니더라고….’‘우리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읍내 및 시장 통 상인들이 그놈들에 대해 한 마디씩 하는 거라….’
김태우는 철민이가 그냥 가볍게 하는 이야기인 줄 알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가 차츰 내용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턱을 괴고 또렷한 눈빛으로 철민이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 시작했다.‘그래서?’‘그때가 언제인지 정확이 기억은 없는데,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이었어.’ 그날도 우리는 시장 통에 앉아서 술 한 잔 하고 있었는데….’‘그런데, 시장 통 입구 신라 다방에서 미스 김양이 울면서 뛰어나오더니 마침 우리를 보고는 하소연을 하는 거라. ‘철민이는 그날의 상황을 제법 생생하게 기억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슨 하소연을?’ 김태우가 궁금한 듯이 물었다.‘미스 김양이 그날 컨디션이 안 좋아 가게 문을 일찍 닫고 나오려는데, 그놈들이 다방에 들이닥쳐, 나가려는 김양을 막무가내로 자리에 앉으라 하더니, 술을 사 오라고 하더라는 거야….’
‘김양은 다방에서 술은 판매하지 않고 가게 문도 닫으려고 한다 하니, 느닷없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땅바닥에 내팽겨 치며 행패를 부렸다는군!’‘자기들의 지시를 안 따른다고, 말이야.’‘그런데, 나 참! 쪽팔려서….’ 철민이는 이야기를 하다가 넙죽 고개를 숙이며 침을 땅바닥에‘퉤’하고 뱉었다.‘왜? 무슨 일 있었어?’ 김태우는 철민이가 미스 김양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중단하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얼굴을 올려 보았다.
철민이 옆에 있던 광석이가 말을 이어갔다.‘자, 일단 잔 들고, 한잔하자.’‘술과 음식을 앞에 놓고 제사 지내는 것도 아닌데!’‘자! 깜 바이!’‘우리 독수리 5형제를 위하여.’ 술을 잘 못하는 상규는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삼켰다.
상규의 못 젖이 크게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게 보였다. ‘미스 김양이 하소연하고 있는데, 신라 다방에서 그 놈들이 나오는 거라. 우리는 그냥 모른 체했지’‘그런데, 미스 김양하고 같이 있는 우리를 보더니 우리한테 막 달려오는 거라’ 상규는 그날의 일들이 그려지는 듯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놈들이 우리 앞에 와서는 느닷없이 4명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심지어, 미스 김양도 갈비뼈가 나갈 정도로 심하게 두들겨 맞았지!’‘무방비 상태에서 실컷 두들겨 맞고 보니 아무 생각이 없는 거라.’‘니들도 다들 그랬지?’ 상규의 말에 같이 있던 광석, 철민, 영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있었어?’그 지경이 될 때까지?’ 김태우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자, 화가 나서 되물었다 솔직히 그날 이후 우리가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그놈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벼르고 있었지만, 네가 없는 상황에서 전투력이 상실되어 도저히 그놈들에게 보복을 할 수가 없었어!’ 김태우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 좌반구와 우반구 사이를 뜨거운 피가 겁나게 빠른 속도로 지나가다 등줄기로 옮겨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김태우는 친구들이 당했던 자초지종을 듣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손을 꿰고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마치, 로댕의 작품(생각하는 갈대) 같았다.
그렇게 한바탕 패전의 후일담을 이야기한 후에는 갑자기 ‘훌륭하고 용맹한 친구님이 원수를 갚아주실 것이죠? 라며 되물으며, 모든 공을 나에게 돌린다.
마치 내가 전지전능한 예수님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 7장 (연재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