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囚人番號) 100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by 코끼리 작가

이 교관은 심성이 착하고 아버지가 외교관 출신이라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엘리트 교관이었다. 특히, 대대장이 이 교관에게 영어 강습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총애 하는 장교였다. ‘조금만 힘내자! 정상이 눈앞에 보이니….’

이 교관은 자그마한 체구에 비해 산을 굉장히 잘 타는 산악인이었다.

정상에 다다렀을 때쯤, ‘꽤엑. 꽤엑’하는 소리가 들렸다. 멧돼지였다.

그것도 덩치가 사람만 한 큰 멧돼지였다. 이 교관과 태우는 멧돼지를 보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칼 빼! 빨리….’이 교관은 다급한 목소리로 태우에게 소리쳤다.

이 교관은 태우의 허리춤에 있던 사시미칼을 빼 들었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목표를 향해 한걸음 다가갔다. 멧돼지는 정상 바위 부근에서 두리번두리번 거리 더니 흙길을 따라 ‘킁킁’ 거리며 내려왔다. 이 교관은 내려오는 길목 큰 참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멧돼지는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이 교관이 숨어있는 참나무 쪽으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멧돼지가 참나무 근처에 다다랐을 때 이 교관은 날 선 사시미칼로 멧돼지의 목덜미 쪽을 단숨에 찔렀다. 멧돼지의 목에서 선홍색 피가 콸콸 소리를 내며 솟구쳤다. 이어서 다시 멧돼지의 배꼽을 힘껏 찔렀다. 그제야 멧돼지는 땅에 털썩 옆으로 쓰러지며 가쁜 숨을 내쉬더니, 얼마 되지 않아 숨을 멈췄다.

태우는 이 교관이 너무 자연스럽게 멧돼지를 칼로 찔러 죽이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앞으로 자신도 그렇게 해야 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이쪽으로 와봐!’이 교관은 태우를 멧돼지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불렀다.

‘자, 지금부터 내가 이 멧돼지를 해부할 테니 잘 익혀둬. 나중에는 자네가 해야 할 일이니 ….’ ‘먼저 중식 도로 머리를 자르는데, 머리는 목 쪽을 과감하게 위에서 내리찍어야 해, 피가 많이 비 산하니, 목 쪽을 내리칠 때 얼굴은 하늘을 향해 들고 과감히 단번에 내리찍어야 해!’이 교관은 태우에게 설명을 하고는 이내 바로 중식 도로 멧돼지의 머리와 몸통 사이를 세게 내리쳤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멧돼지로부터 다소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태우의 군복에 까지 피가 뛰어올랐다. 중식도가 사각이라 멧돼지의 목 부분이 두부 썰 듯이 거의 다 잘려 나갔다. ‘이렇게 머리 부분을 치고 나면 덜렁덜렁하고 목 심줄이 걸려서 남아 있으니, 이 부분은 사시미칼로 잘라 내버리면 머리와 몸통은 완전히 분리되는 거야.’ ‘자, 그러면 이런 식으로 다리 부분을 잘라봐, 다리 부분은 두 부분으로 자르는데, 허벅지 부분과 무릎관절 쪽을 2등분 하는 거야. 자, 자네가 한번 해봐.’


- 11장 (계속 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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