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자와 쫓기는 자와의 사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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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차렷! 대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가장 강한 군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 부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여러분들을 보니 든든한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한 식구가 된 여러분과 함께 우리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언제든 국가의 임무가 하달되면 초전 발삭 내겠다는 각오로 부대 생활에 임해주기 바란다.’‘김태우 일병! 우리 부대의 임무가 뭔지 아나?’
‘예! 알고 있습니다. 특정한 임무가 부여되면 국가에 위해가 되는 반정부 주요 인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이 한 몸 바칠 수 있도록 언제든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태우는 000 특수부대 입대 후 야간 보초를 서는 날이면 고향생각,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김태우! 부대 생활은 할 만해?’‘예! 할 만합니다.’ ‘그러면 다행이고….
지금은 힘들지만, 어느 순간 편안함이 느껴질걸 세.’
‘늘 건강 챙기면서, 하루하루 “무념(無念)”으로 지내게. 무념으로 말이야.’
장 선임하사는 부대에 입대한 지 얼마 안 되는 태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를 해주었다.‘무념이라?’‘참, 멋있는 말이군.’ 장 선임하사의 말을 듣고 보니 처음 부대 신고식 때 대대장 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000 특 수수대에 들어온 이상,“내 몸은 내 몸이 아니라 했고, 내 생각은 내 생각이 아니라 했고, 내가 언제 이 부대를 나갈지? 그건 신만이 아는 것이라 했던 말, 말이다. 어쨌든 태우는 망망대해 속에 던져진 작은 배에 타서 목적 없이 바다를 정처 없이 유영(遊泳)하고 있는 듯했다.
‘자, 오늘은 여러분과 특수훈련을 할 것이다. 미리 나누어준 장비“중식도(중국집에서 사용하는 네모난 칼)”와 사시미칼을 챙기고 연병장에 집합하기 바란다.’
장 선임하사의 훈련 지시 명령이었다.‘젠장! 오늘은 무슨 훈련을 또 시키려고 중국 땟놈하고 일본 쪽발이 놈들이 쓰는 칼을 가지고 집합하라 하지?’ 부대원들은 장 선임하사가 특수훈련에 사용할 지참물로 칼을 들고 나오라 하자, 자못 궁금증이 일었다.‘훈련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칼로 목을 치려나 보지? 하하 ….’‘자네나 나나 여기 들어온 이상,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잖아?’‘또, 모르지…. 만약 중요한 특수 명령이 떨어지고 반정부 주요 인사에 대한 목을 따 가지고 온다면, 그 공으로 전역시켜줄지?’
같은 날 입대한 절친인 경서의 개탄스러운 넑두리였다.
연병장에 도열한 부대원들 앞에서 장 선임 하사관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부대원들을 쳐다보았다.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좀 특별한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
‘여러분들은 그 어떤 부대도 하지 않은 우리 부대만의 특별한 임무를 소화해야 한다.
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여러분들이 앞으로 맞닥뜨릴 상황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고 훈련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 여러분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반정부 인사의 주 근거지인 주요 시설 제거 및 산악, 해상을 통한 이동으로 타깃을 찾아 목표물을 장악하고 주요 인사에 대한 제거는 우리 부대원들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임무이다.’‘어쩌면, 여러분의 목숨과 바꾸어야 할 정도의 위험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그러기에 앞서 제거해야 할 대상자를 만나면 단번에 목을 쳐서 죽이고, 그 시체를 은닉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오늘은 사람을 죽인 후 시체를 토막 내어 숨기는 과정을 훈련할 것이다!’
장 선임 하사관의 특별한 훈련 내용이 공개되자, 부대원들은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뭐? 사람을 죽여 그 시체를 토막 내어 숨긴다고?’ 부대원들 사이에서 나지막한 음성으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조용히 해!’‘여러분은 이 부대에 들어온 이상, 그 어떤 훈련도 능히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런 깡다구와 체력이 되는 부대원들만이 여기에 들어올 수 있으니, 무슨 훈련이든 다 해내고 말아야 한다.’ ‘왜? 자신 없나?’‘그럴 용기가 없는 대원들은 지금이라도 이 부대를 나가라!’‘앞으로 더한 훈련이 여러분들을 기다리 고 있을 거다!’‘명심해라! 여기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살아 돌아가든지 …. 죽어서 나앉든지…. 그건 여러분이 선택해라.’
장 선임 하사관은 비장한 말투로 부대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자, 부대원 한 명에 교관 한 명씩 조를 이루어 간다.’
부대 뒤편에 있는 야산에는 멧돼지들이 많으니, 그 멧돼지를 각 조장과 조원이 칼로 찔러 죽이고, 머리부터 발까지 5등분을 내어 나누어준 포대자루에 담아서 연병장에 도착해, 도열해 있으면 임무는 완성하는 것이다.’
‘참고로, 시간은 딱 8시간이다.‘임무를 완성한 부대원들에게 는 잡은 멧돼지 고기를 요리한 음식과 술을 제공해 줄 것이다.’‘자! 실시….’
장 선임 하사관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각 부대원들은 뒷산으로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백두대간 설악산∼향로봉 사이 음습한 지대에 위치한 부대는 인적이 드문 곳일 뿐만 아니라, 군사지역으로 민간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곳으로 일대는 자연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멧돼지 등 동물들의 개체수가 많아 산에 오르면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선우 교관과 한조를 이룬 태우는 산의 8부 능선까지 단박에 올랐다.
이 교관은 심성이 착하고 아버지가 외교관 출신이라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엘리트 교관이었다. 특히, 대대장이 이 교관에게 영어 강습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총애 하는 장교였다.‘조금만 힘내자! 정상이 눈앞에 보이니….’
이 교관은 자그마한 체구에 비해 산을 굉장히 잘 타는 산악인이었다. 정상에 다다렀을 때쯤,‘꽤엑. 꽤엑’하는 소리가 들렸다. 멧돼지였다. 그것도 덩치가 사람만 한 큰 멧돼지였다. 이 교관과 태우는 멧돼지를 보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칼 빼! 빨리….’이 교관은 다급한 목소리로 태우에게 소리쳤다. 이 교관은 태우의 허리춤에 있던 사시미칼을 빼 들었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목표를 향해 한걸음 다가갔다.
멧돼지는 정상 바위 부근에서 두리번두리번거리더니 흙길을 따라 ‘킁킁’ 거리며 내려왔다. 이 교관은 내려오는 길목 큰 참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멧돼지는 사람의 인기척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이 교관이 숨어있는 참나무 쪽으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멧돼지가 참나무 근처에 다다랐을 때 이 교관은 날 선 사시미 칼로 멧돼지의 목덜미 쪽을 단숨에 찔렀다.
멧돼지의 목에서 선홍색 피가 콸콸 소리를 내며 솟구쳤다. 이어서 다시 멧돼지의 배꼽을 힘껏 찔렀다. 그제야 멧돼지는 땅에 털썩 옆으로 쓰러지며 가쁜 숨을 내쉬더니, 얼마 되지 않아 숨을 멈췄다.
태우는 이 교관이 너무 자연스럽게 멧돼지를 칼로 찔러 죽이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앞으로 자신도 그렇게 해야 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이쪽으로 와봐!’이 교관은 태우를 멧돼지가 쓰러져 있는 곳으로 불렀다.
‘자, 지금부터 내가 이 멧돼지를 해부할 테니 잘 익혀둬. 나중에는 자네가 해야 할 일이니 ….’‘먼저 중식 도로 머리를 자르는데, 머리는 목 쪽을 과감하게 위에서 내리찍어야 해, 피가 많이 비 산하니, 목 쪽을 내리칠 때 얼굴은 하늘을 향해 들고 과감히 단번에 내리찍어야 한다!’이 교관은 태우에게 설명을 하고는 이내 바로 중식 도로 멧돼지의 머리와 몸통 사이를 세게 내리쳤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멧돼지로부터 다소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태우의 군복에 까지 피가 튀어 올랐다. 중식도가 사각이라 멧돼지의 목 부분이 두부 썰 듯이 거의 다 잘려 나갔다.‘이렇게 머리 부분을 치고 나면 덜렁덜렁하고 목 심줄이 걸려서 남아 있으니, 이 부분은 사시미칼로 잘라 내버리면 머리와 몸통은 완전히 분리되는 거야.’‘자, 그러면 이런 식으로 다리 부분을 잘라봐, 다리 부분은 두 부분으로 자르는데, 허벅지 부분과 무릎 관절 쪽을 2등분 하는 거야. 자, 자네가 한번 해봐.’
이 교관은 멧돼지의 머리 부분을 자르는 모습을 시범으로 보이고 나서는 다리 부분의 절단은 태우에게 하라고 지시하였다. 태우는 중식도를 들고는 멧돼지 배 쪽 아래 허벅지 부분의 다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다리가 유체 이탈하듯이 금방 분리가 되었다.
‘오! 잘하는데….’‘그럼 한쪽 다리도 또 잘라보게.’
태우는 역시 들고 있던 중식도를 가지고 나머지 한쪽 다리도 힘껏 내리쳤다. 역시‘퍽’ 소리를 내며 다리가 잘려나갔다. ‘이어서, 관절 부분도 두 동강 내봐!’이 교관은 계속적으로 죽은 멧돼지의 사체 일부분을 자르라고 지시하였다.
태우는 처음에는 약간 겁도 나고,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하다 보니 이외로 자연스럽게 멧돼지의 사체를 의도한 데로 토막 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배를 갈라서 장기를 적출해 봐! 장기적출은 배를 위에서 아래로 쭉 가르고, 안에 있는 내장 등은 끄집어내고, 심줄 등은 사시미칼로 적절하게 자르면 돼!’
이 교관은 멧돼지의 내장까지 적출할 것을 지시하였다.
태우는 이 교관의 지시대로 거의 인체 해부 수준으로 멧돼지를 조각조각 내고 있었다. 어느덧 마무리하고 보니, 머리 및 팔, 다리, 내장 등 장기까지 완벽히 분리되어 있었다.
‘자, 잘 되었고…. 이제는 여기에 놓여있는 멧돼지 사체 일부분들을 포대자루에 담으면 끝이야!’‘수고했어!’
이 교관은 멧돼지의 사체를 자른 부분을 포대기에 담을 것까지 지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 교관과 태우는 멧돼지 사체를 담은 포대기를 들고 부대 연병장으로 내려왔다.
이미, 몇 명의 부대원들도 멧돼지를 잡아서 사체를 분리한 후 연병장에 도열해 있었다. 시차적으로 산에 올라갔던 부대원들이 한 명, 두 명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해가 저물 무렵 부대원들은 저마다 멧돼지 사체를 분리하여 연병장에 집결하였다. 부대원들의 집결이 다 되어, 도열해 있자, 장 선임 하사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자. 대원 여러분들! 오늘 고생 많았다. 교관들이 잘 가르쳐 주어, 멧돼지를 죽이는 법부터 사체를 절단하는 것 까지, 임무를 잘 완수해 주어 오늘 훈련의 성과가 충분히 있었던 것 같다!’‘앞으로도 이런 훈련은 연습이 곧 실전이라 생각해 주고, 철저히 임해주기 바란다.’‘자! 고생했고…. 약속한 대로, 저녁식사는 잡아온 멧돼지와 술을 제공하겠으니, 맘껏 먹어라!.’ 장 선임 하사관의 훈련 마무리 격려사가 끝나자마자, 모든 대원들은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식당에는 숯불과 철판이 각 테이블마다 놓여 있었다.
조리 병들은 분주하게 숯을 넣고 잡아온 멧돼지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철판 위에 올리기 시작했다.‘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멧돼지가 노르스름하게 익어갔다.
이 교관은 사발에다 술을 따르더니, 태우에게 한잔 권하였다.
‘오늘 고생 많았다!’‘어때? 훈련... 할만했나?’‘아, 예, 그런대로 할 만했습니다. 그런데, 멧돼지를 잡아서 사체를 절단하는 이런 훈련이 굳이 필요한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태우의 질문에 이 교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사발에 담긴 술잔을 한 번에 비웠다.
‘자네는 지금 전시 중에 국가의 특명을 대기하고 있는 군인 일세!’‘훈련이라는 것은 그 어떤 상황이 도래할지 모르는 것에 대한 실전 같은 준비이고….’‘만약, 자네에게 국가의 명령이 떨어져 반정부 주요 인사의 목을 따오라고 하면, 그 목을 어떻게 들고 올 건가?’‘시체를 고스란히 통째로 들고 올 거야?’‘결국 시체를 절단하여 포대자루에 싸서 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야?’ 뭐 말하자면, 그런 것에 대비한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태우는 이 교관의 말을 듣고 보니, 약간은 이해가 되는 듯했다.
‘자, 지금부터 마음껏 마시자!’‘오늘은 피 본 날이니!’ ‘의사도 수술을 하고 나면 환자의 피를 봤기 때문에 그날은 정신이 갈 때까지 술을 마신다잖아?’
‘우리도 오늘 피를 봤으니, 술독에 잠길 정도로 술을 마셔 야지? 푸후 훗...’ 태우는 사발에 담긴 술을 마시며, 철판 위에 놓인 멧돼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잘 익은 멧돼지 고기 가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았다.
‘어이, 김태우!’ 장 선임 하사관의 호명이었다.‘이리 와서 한잔 받아.’‘아, 예….’‘오늘 훈련이 힘들지 안 했나?’ ‘할 만했습니다!’‘그래?’‘쉽지 않은 훈련이었을 텐데?’‘하기야, 삼청교육대 독사가 추천한 대원이라면 이 정도 훈련은 누워서 떡 먹기겠지?!’‘내가 6.25 전쟁 때, 베트남 전쟁 파병까지 숱한 전쟁터에 있어 봤지만, 사람 한 명 죽이 기는 힘들지라도, 한 명 죽이고 나면, 두 명, 세 명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라고…. 마치 귀한 손님 왔을 때 씨암탉을 잡는 것처럼 말이야….’
‘오늘 멧돼지를 잡아서 사체를 해부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나중 그런 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생하는 일은 없어야지?’
‘나는 국가를 위해서 적을 죽였지만, 사람을 감정에 의해서 죽이는 건, 그건 살인이잖아?’‘살인을 하고 사체를 절단한다?’‘그런 슬프고 잔인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태우. 자네는 이 부대를 언젠가 떠나더라도, 그 이후 절대 사람을 죽이지 말게! 당연히 그런 생각은 안 하겠지만... 근데, 사람일이란 게 모르는 거더라고….’
장 선임하사는 태우를 보면서 악담 아닌 악담을 한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술잔에다 술을 따라주고는 악수를 권하였다. 태우는 90도로 허리를 굽혀 술잔을 받아 들고는 또다시 연거푸 한잔 들이켰다. 연속으로 마신 술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하였다. 어두운 밤하늘이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