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코끼리 작가의 '희로애락' 작품 선

'나는 자연인이다.'

某 방송국의 프로그램 중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제가 방송을 즐겨 보진 않지만, 유독 자주 즐겨보는 방송 프로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봤을 프로로 특히, 중년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두 명의 개그맨이 우리나라 전국의 산이나 섬을 찾아다니며 거기서 거처를 정하여 살고 있는 분들의 자연스러운 삶과 인생을 조명하는 프로인데, 방송에 나온 분들의 삶에서 다양한 삶의 애환과 저마다 살아가는 삶의 생활을 에누리 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산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힘든 과정이 있었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으로 들어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연인 중에는 건강이 안 좋은 분들, 사업에 실패하여 부도를 맞고 극단적인 삶을 택하려고 했던 사람들, 자녀를 잃고 싫의에 빠져서 힘든 삶을 잊어버리려고 산을 택한 사람 등 무수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자연인이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처음에 자연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주위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많이 만류하였고 자신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망설였다 했습니다. 그러다 어려운 결정을 하고 막상 자연으로 들어와서 산속에 새, 꽃, 나무, 강을 벗 삼아 살다 보니 오히려 도시에 있었던 것보다 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사람이 그리워 많이 외로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거처를 직접 만들고, 먹거리를 해결하고 작은 텃밭에 농사를 지으면서 바쁘게 살다 보니 지금은 외롭지 않다 했고 다시 도시로 나가라 하면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하며 자연 속에서의 생활이 정착되어 오히려 좋다고 까지 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를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속 기저에는 '내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은연중에 외로움이 있다. 어차피 인생은 홀로서기이고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니,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방송에 나오는 자연인처럼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을 꿈꾸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등산을 좋아해서 간간이 지인들과 등산을 합니다. 북한산, 수락산, 청계산, 아차산 등 산의 수려함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건강과 삶의 여유를 위해 산을 탑니다. 등산 중에 많은 등산객들을 만납니다. 대다수가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지만, 어떤 분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산악회를 가입하여 주기적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산악회 사람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일상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누고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외로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낙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르는 일행들과 산행을 하다 보면 나이, 직업 등 물어보기 전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산하여 식사 겸 반주를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간 살아왔던 자신의 인생을 안주삼아 말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그 말에 공감해주면 그제야 적나라하게 자신의 아픈 사연, 기구한 운명 등 참으로 말하기 어려웠던 개인사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처음 겉모습만 보았을 때 전혀 예견 못했던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누구나 아픈 사연을 하나쯤은 안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슴 아픈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누구나 완벽한 삶은 없는 것입니다. 같이 등산을 했던 일행 중, 70대를 바라보는 선배가 한 말이 뇌리에 박혀서 마음을 울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운 거야! 외롭지 않게 보일 뿐이지!', '너무 우울해하지 마. 그리고 삶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마!',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지?'...  


by: 코끼리 작가 (kkhcops@hanmail.net)  

작가의 이전글 코끼리 작가의 '희로애락' 작품 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