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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희로애락'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너무 바쁘게 살아갑니다. 학생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해야 하고, 직장인들은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상인들은 손님들을 상대로 늦은 시간까지 장사를 합니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일 것입니다. 바로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잘 산다는 것’은 아마 부지런하게 일해서 축적한 물질적 보상 때문 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잘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유함을 의미합니다. 경제적 만족감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조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는 지인은 경제적 부를 쟁취하기 위해서 별별 짓을 다해보았지만, 제대로 되는 게 없어 낙심하다, 1주일에 로또를 몇 장 사는 게 그나마 유일한 낙이라고 하였습니다. 소위,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겠지요. 돈이 많다고 행복할까요? 어떤 한분은 평생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얼마간의 부는 축적하여 먹고 살만 해졌다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은 더 초라 해졌고 참된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했습니다. 돈은 벌었지만, 그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평생을 다 바친 자신의 영혼이 황망하기까지 하다 했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숲만 보지 말고 나무도 보면서 작은 것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작은 일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 마음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삶의 지혜인 듯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29:300 법칙(하인리히 법칙)’은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면 재난 수준의 큰 사고가 일어난다고 경고하는 법칙입니다. 즉, 사소한 사고의 조짐이 있었는데, 그걸 간과 시 하고 방치하다 보면 더 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우리가 잘 아는 대형사고가 있었습니다. 바로 1912.4.15일 발생한 ‘타이타닉’ 여객선 침몰사건입니다. 영화로도 상영되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건이기도 합니다. 당시 근무 중이던 항해사와 갑판 선원들이 빙산을 확인하고도 부주의한 탓에 빙산과 충돌하여 주갑판이 함몰되면서 우현에 구멍이 생겨 조금씩 물이 들어온 나머지 배가 침몰하여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입니다. 한순간의 방심이 몰고 온 엄청난 인명사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일부 성공한 기업가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기업에서 물러나거나, 고위 공직자들이 사소한 행위로 구설수에 올라 공직에서 물러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어렵게 일구어낸 자신의 명예가 속절없이 단박에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작은 것에 강하면 큰일도 어려운 일도 능히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를 지키면서 하루하루 성실히 사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저는 등산을 좋아해서 틈날 때마다 산을 오릅니다. 정상의 산봉우리를 보면서 언제 정상까지 오를 수 있을지 매번 고민을 했지만,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한 발자국 내딛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 저 자신을 봅니다. 등산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많이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서서 주변의 수려한 경치를 바라보며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등산을 통해 얻는 쾌감을 ‘마운틴 오르가슴(Mountain orgasm)’이라 하고 마라토너들이 풀코스 완주중 30∼40분 정도 달리다 무아지경에 이르는 순간을 맛보는데 그것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합니다. 힘들었지만, 힘든 자신에게 주어지는 보상의 쾌감인 것이지요.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한 번에 큰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올망졸망 작은 것부터 그리다 보면 어느새 한 폭의 멋진 그림이 그려져 있을 겁니다. 모두가 감탄하는 멋진 그림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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