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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희로애락'

'삶을 태동시킨 인류의 이야기'

성경에서 최초의 등장인물인 ‘아담’을 만들어 곧이어 ‘하와’를 만듦으로써 미구에 펼쳐질 성서적 사건을 예비했습니다. 최초의 사건은 뱀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사건, 두 번째는 아담과 하와의 자식인 카인의 동생 아벨을 돌로 쳐 죽임으로써 저질러지는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 성경은 이야기의 원형을 간직한 인류 최대의 서사시이자, 현존하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만들어지는 많은 영화나 소설은 모두 인간의 다양한 신화나 전설, 민담 등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인간의 원형과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스펙트럼으로 보여 줍니다. 


신들의 왕이자 통치자인 제우스, 남편의 부정에 분노하는 헤라, 에로스의 화살에 맞아 사랑에 빠진 아폴론, 아폴론의 집요한 구애를 피해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 천하무적의 영웅이자 위대한 전사 헤라클레스, 신의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페르세포네를 납치한 하데스, 추한 외모를 갖고 태어난 판, 모든 악덕을 세상에 퍼뜨린 판도라, 광기와 술에 사로잡힌 디오니소스, 상아조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 마법사 테이레시아스에게 자신의 미래를 묻는 오디세우스 등등... 전부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신화에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群像)이 산재해있습니다. 나열한 여러 신화의 주인공들은 많이들 들어 봤을 것이며, 현재에도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변형되고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 해왔습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관광 가이드로부터 그 지역의 유명 관광지에 대한 구전되어온 전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3대 폭포는 북미의 나이아가라,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남미의 이구아수입니다 다. 세 나라(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국경에 걸친 이 폭포는 272개 폭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너비 4.5km, 길이 2.7km, 1억 5천만 년 전에 생성되었다는 이구아수 폭포에도 전설이 있습니다. 이구아수 강에 보이라는 괴물 뱀이 살았다 합니다. 원주민은 이 뱀의 저주가 두려워 1년에 한 번씩 어여쁜 처녀를 재물로 바쳤는데, 어느 해 인가 ‘나이 피’라는 처녀가 그 차례가 되었다 합니다. 그런데 전날 밤 그녀를 평소 흠모하던 ‘타로 바’라는 젊은 부족장이 그녀와 함께 카누를 타고 이구아수 강을 따라 달아났고, 그 사실을 목격하고 격노한 ‘보이’가 몸을 비틀며 포효하자 강이 갈라져 두 사람을 집어삼켰고, 그렇게 해서 생긴 게 ‘이구아수’ 폭포라는 전설이 되었다 합니다. 


‘레비아탄’은 구약성서 ‘욥기’에서 ‘악의 화신’으로 묘사되는 바다 괴물로, 거대함과 힘을 상징합니다. 비늘에 덮인 거대한 뱀이나 악어가 비슷한 모습으로 묘사되며, 등에는 단단한 돌기가 있고 코에서는 연기를, 입에서는 불을 내뿜었다고 합니다. ‘레비아탄’은 오늘날의 레바논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지역인 페니키아의 신화에도 사나운 바다괴물인 ‘리탄’으로 등장합니다. 성경 속 ‘욥기(41장)’에서는 ‘레비아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땅 위에는 그와 같은 것이 없으니, 그것은 무서움을 모르는 존재로 만들어졌다. 높은 자들은 모두 내려다보니 그것은 모든 오만한 자들 위에 군림하는 임금이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저서 ‘리바이 던’에서 ‘국가’를 ‘레비아탄’에 비유, 전제군주주의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삶의 작은 이야기부터 큰 사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이야기는 변화와 각색을 통하여 세상에 알려집니다. 그 출발점은 항상 인간입니다. 지나치게 빠른 시대의 변화 속에 우리는 놓여 있습니다. 

4차 산업, 스마트폰, SNS로 자신의 일상사가 빠르게 퍼지는 시대에서 우리는 쉼 없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더라도 사람의 가치는 존중되어야 하고 사람이 우선일 것입니다. 내가 만들어 가는 세상, 그것이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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