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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4. 2020

'희로애락'

'기다림의 미학으로 완성된 참교육'

‘온실에서 자란 화초는 작은 시련에도 쓰러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옐로 스톤 국립공원에는 다음과 같은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Don't feed the Wild(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십시오)’ 인간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야생 동물은 혼자 힘으로 먹이를 구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야생 동물들이 겨울에 굶어 죽는 것을 우려해 공원 측이 써 붙인 것이라 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마친 가지입니다. 지나친 보호는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루소’는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언제든 들어주고, 무엇 이든지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하루 4,5회 정해진 시간에만 분유를 먹인다고 합니다. 이를 ‘라 포즈(la pause)'라 하는데, 즉 ’ 잠깐 멈추기’라는 뜻입니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기가 운다고 당장 달려가서 안아주지 않습니다. 몇 분간 관찰하면서 아이가 그냥 칭얼대는지, 정말로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지를 유심히 살핍니다. 신생아는 밤에 약 두 시간 정도 지속되는 수면 사이클 사이사이에 잠에서 깨어난다 하는데, 이를 배고픔이나 스트레스의 신호로 해석해 부모가 곧바로 아이를 달래주거나 젖을 물리면 아이는 두 시간마다 부모가 달래줘야만 잠이 드는 습관을 가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부모들은 생후 4개월 내에 아이가 혼자 잠들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인다 합니다. 이를 프랑스 육아전문가들은 ‘기다림의 미학’으로 설명합니다. 프랑스 엄마들은 통화할 때 옆에서 손을 붙잡고 끌거나 칭얼거리는 아이에겐 단호한 목소리로 ‘기다려’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신생아들에게 조차도 젖 먹는 시간을 정해놓고 기다림을 가르칩니다. 프랑스어로 ‘간식거리’를 뜻하는 ‘구테(gouter)'는 오후 4:30분을 일컫는데, 프랑스 가정에서 어린이들의 간식은 이 시간에만 허용해 주는 경우입니다.


군것질을 참은 아이들은 식사시간이 되면 어떠한 음식도 맛있게 먹는다 합니다. 누군가가 선물로 준 사탕이나 초콜릿을 집으로 가져와도 구태 시간이 되어야만 먹게 합니다. 그처럼 사소한 것에도 엄격하게 훈육함으로써 아이들을 절제심 있고 바르게 키우기 위한 프랑스인들의 교육방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랑스의 육아를 ’ 카드르(cadre)'라 하는데, 이는 ‘기본’이나 ‘틀’을 뜻하며, 단호한 명령과 엄격한 제한이 동반되는 육아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리 어린 아이라 해서 그들의 취향과 소질을 무시하지 않는다 합니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더불어 살아간다는 걸 배워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식 교육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규정을 준수하며, 공감과 협치의 정신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일 것입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 성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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