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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May 05. 2020

'희로애락'

'행복 바이러스'

오래전 영화관에서 ‘관상’(송강호, 이정재 주연)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의 줄거리는 조선시대에 얼굴을 통하여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관상이라는 큰 기둥을 중심으로 시대를 뒤흔든 역사적인 사건과 역사의 광풍 속으로 뛰어든 어느 한 사람의 기구한 운명, 그리고 뜨거운 부성애, 각기 다른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욕망까지 그려낸 작품입니다. 당대에 관상을 통하여 역모를 모하는 자들을 걸러내고 사람의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참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근대 범죄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롬브로조(Lombroso, Cesare)’는 그의 저서 ‘범죄인론’에서 범죄인에 대하여 생물학적 인류학적 연구를 행하였고, 범죄자는 일정한 신체적 특징이 있다는 ‘생래적 범죄인’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으로 사람의 신체의 일부분을 통하여 일정 부분 특정한 부류의 사람에게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이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某 대기업 회장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관상쟁이를 대동했다는 유언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회장은 인재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사람이 많다 보면 개중에는 반드시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며 사장을 시킬 사람 또는 요직에 등용할 사람, 신입사원들을 선별함에 있어 관상학적 측면에서 하자가 없는지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일 면목을 보면 대단한 사람도 있고, 수수한 사람도 있지만, 가장 그 자리에서 빛이 나는 사람은 아마도 편안한 얼굴로 가볍게 웃음을 띠며 적당하게 유머도 있는 그런 사람들이 좌중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며 단연 돋보이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걷어차인 고양이 효과’라는 사회적 현상이 있는데, ‘걷어차인 고양이 효과’는 재미있는 우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 기사가 저녁 만찬에서 주인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그는 매우 화가 난 채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고 제시간에 자신을 맞이하지 못한 집사에게 한바탕 화를 냈습니다. 집사는 주인에게 꾸지람을 들은 것에 울화가 치밀어 집으로 돌아온 후 별것 아닌 이유로 자신의 아내에게 한바탕 욕을 하였습니다. 억울한 아내는 아들이 침대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아들의 뺨을 한 대 때렸습니다. 그 후 뺨을 맞은 아들은 기분이 극도로 나빠서 방 안에서 돌아다니던 고양이를 발로 찼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 우화가 전형적인 감정의 전염을 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또는 강자가 약자에게 많이 전달된다는데 있습니다. 결국 감정을 발설할 곳이 없는 최약자가 희생자가 되는 셈입니다.

이런 감정 전달 현상은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나쁜 감정을 전달합니다. 또한 종종 자신보다 약한 사람이나 사물에 화풀이하면서 아무 까닭 없이 화를 낼뿐만 아니라 약자 앞에서 강하고 강자 앞에서 약해집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도 ‘걷어차인 고양이 효과’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상사에게 꾸지람을 심하게 들은 사람이 울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에서 집에 돌아와서 아무 말 없이 거실에 앉아 있다면, 얼굴에서부터 화가 잔뜩 난 모습을 본 가족들에게 나쁜 감정을 전염시키게 되고 그로 인해 가족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감정이 표정, 언어 등을 통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대에게 전달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을 배워 나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나쁜 감정의 바이러스 전파보다는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삶이 더욱 행복해 것입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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