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작가 Jul 04. 2020

나이는 숫자에 불과

나는 작가다 공모전


집에서 혼자 방송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많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비련의 주인공의 삶이 마치 저의 삶과 같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가 하면, 트로트 가수가 부르는 구슬픈 노래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울고 싶어서 운 게 아니라 자연스레 감정에 도취되어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것입니다.

혼자서 ‘흑흑’ 거리며 우는 모습을 본 자녀들이 저보고 “청승맞게 왜 우냐고?” 물어봅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많아지고 감성적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감정의 기복이 많아지는 것을 은연중에 느낍니다.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다가 식당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무심코 옛 생각에 잠기기도 합니다. 옛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기며 과거 생각의 사진첩을 꺼내어 상념에 잠겨 봅니다. 그러다 보면 많은 일들이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스쳐갑니다. 그중 마음속에 남아있는 소중한 추억이 멈춰 서면 그 추억을 안주삼아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가 봅니다. ‘왜. 그런 말들 많이 하시잖아요?’ ‘몸은 50대인데 마음은 20대라고요.’ 이 말은 포괄적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건강은 따라주지 못할 지라도, 마음은 항상 20대의 마음으로 살고 싶어 하는 중 ․ 장년층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김수현 작가님의 저서,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출판사 놀)'라는 책 속에 ‘지하철 승강장에서 한 취객이 난동을 부려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때 한 청년이 다가오더니 막무가내인 취객을 꼭 안아주며 토닥여 주었다. 그러자 방금까지 소리를 지르던 취객은 금세 누그러져 청년의 어깨에 고개를 떨궜다. 화난 줄 알았지만, 사실 어른도 아이처럼, 안아 달라고 외치는 중이었는지 모른다.’라는 내용이 실로 공감이 갔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이를 먹고 연륜도 쌓이면서, 자연스레 어른이 되지만, 어른이 되기까지 이마에 새겨진 주름만큼 모진 풍파와 시련의 고뇌는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작은 감동의 스토리에 눈물을 흘리고 공감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나이를 먹으면 애’가 된다는 이야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피터 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 있습니다.
영국의 작가 ‘제임스 M. 배리’가 썼던 아동극을 디즈니가 만화 영화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캐릭터입니다. 동화 속 내용에 ‘피터 팬’은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어린아이로 나오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항상 아이들처럼 행동을 하고 육체적으로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린이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심리상태를 ‘피터 팬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여 중 ․ 장년층을 겨냥한 화장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합니다. 나이를 먹었지만,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아름다움을 가꾸는 중 ․ 장년층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들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왕성하게 제2의 인생을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60대의 나이에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김칠두 모델을 비롯하여 유튜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막례 할머니도 늦은 나이에도 세월을 거슬러 인생의 후반기를 멋지게 보내고 있는 분들입니다. 나이가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분들은 주위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이로 인하여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는 게 아니라, “이 나이에 무엇을 해?”라는 마음이 문제인 것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by : 코끼리 작가(kkhcops@hanmail.net)

작가의 이전글 확증편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