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성공, 이야기 시대에, 가난한 마음으로 산다는것

'나 자신의 삶데로, 나 답게 사는 방법', '보이는게 다가 아닙니다.!

by 코끼리 작가


요즘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숫자들이 먼저 말을 건다. 알람보다 먼저 울리는 건 뉴스 알림이고, 그 안에는 늘 비슷한 단어들이 반복된다.


불장, 코스피 사상 최고치, 누구는 몇 배를 벌었다는 이야기들. 세상은 마치 모두가 이미 배에 올라탄 것처럼 떠들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선착장에 서 있는 기분이다.

아니, 선착장 근처에도 못 간 채 멀리서 배가 떠나는 소리만 듣고 있는 사람처럼.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흥분은 전염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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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 다르다”, “이 흐름을 못 타면 바보다”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던져진다.

그 말들은 조언처럼 들리지만, 가만히 보면 자랑에 가깝다.

그리고 그 자랑은 돈이 없는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찌른다.


알고 있지만 못 하는 것, 그 간극에서 생기는 감정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서글픔이다.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시작선에 설 수 있는 자본조차 없다는 사실이 사람을 작게 만든다.


이게 바로 '포모(FOMO)'라는 걸 머리로는 안다.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 보면, 그건 두려움이라기보다 소외감에 가깝다.


나만 빼고 다들 무언가를 얻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세상은 분명히 호황이라는데 내 삶은 왜 그대로인지에 대한 질문. 그 질문은 밤이 되면 더 크게 울린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불을 끄면, 낮에 애써 무시했던 생각들이 고요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이 감정은 주식 이야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회사, 조직, 사회로 시선을 옮기면 또 다른 비교가 시작된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던 동기는 어느새 팀장이 되었고, 누군가는 임원 후보라는 이야기가 돈다. 회식 자리에서는 다들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순위를 매기고 있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


누가 더 빨리 승진했는지, 누가 더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았는지, 누가 윗사람에게 더 잘 보이는지. 그 비교의 리스트는 끝이 없다.


출세라는 단어는 참 묘하다. 어릴 때는 막연히 ‘열심히 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게 얼마나 복잡한 변수들의 합인지 알게 된다.


노력, 운, 타이밍, 배경, 그리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들. 그중 어떤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애초에 내 손 밖에 있다. 그런데도 결과만 놓고 보면, 사회는 늘 이렇게 말한다.


“왜 너는 거기까지밖에 못 갔냐”고.


가끔은 스스로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내가 게을렀나? 선택을 잘못했나? 아니면 애초에 이 게임에서 이길 수 없는 카드로 시작한 건가?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비교는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이다. 남의 성과를 볼 때마다 내 인생의 빈칸이 더 선명해지고, 그 빈칸은 점점 나를 설명하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우리는 매일 다시 살아간다.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웃을 수 있을 때는 웃고, 버틸 수 있을 만큼은 버틴다. 아마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마음 한구석에서 아직 포기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돈이 없다고, 직급이 낮다고, 속도가 느리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실패라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아서...


솔직히 말하면, 부럽다. 불장 속에서 여유를 말하는 사람들도, 빠르게 승진하는 동기들도. 그 부러움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 부러움이 나 자신을 미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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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다른 시간표를 가지고 태어났고, 사회는 그걸 존중해 주지 않지만, 적어도 나는 나에게만큼은 조금 관대해지고 싶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비교 없이 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비교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 나만의 이유, 나만의 삶의 무게가 있다는 걸 잊지 않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주식 뉴스는 시끄럽고, 출세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 흘러나오겠지만, 그 와중에 조용히 숨 쉬고 있는 누군가의 삶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삶 역시, 생각보다 덜 초라하고, 생각보다 더 가치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확신은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의 마음은, 결코 게으르거나 하찮아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우리는 그냥, 조금 다른 자리에서 같은 세상을 버텨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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