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한다는 건 멀어지는 일이 아니다


구분한다는 말은
차갑게 들린다.


선을 긋고, 멀어지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구분하지 못했다.


엄마의 감정은
곧 나의 감정이었고,
엄마의 불행은
내가 해결해야 할 일처럼 여겨졌다.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내가 더 애써야 할 것 같았고,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엄마의 삶은
다시 엄마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구분한다는 건
사랑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엄마의 감정을
내 삶의 책임으로 끌어오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엄마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가장 어려운 포기였다.


요즘 나는
구분하는 연습을 한다.
차갑지 않게,
그러나 내 삶의 경계를 넘기지 않도록.


구분한다는 건
멀어지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각자의 자리로 돌려놓는 일임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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