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함

누군가는 섬세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예민하다고 했다.


같은 나를 보면서도
누군가는 장점으로 말해줬고
누군가는 맘에 안든다고 말했다.


나는 그 사이에서

내 마음의 이름을 정하지 못한 채
조용해지는 법을 먼저 배웠다.


말을 줄이면
오해도 줄어들 거라 믿었고
느끼는 걸 숨기면
관계가 오래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상처받지 않으려고 섬세해졌고
사랑받으려고 예민함을 접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성격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너무 이른 나이에
어른의 감정을 감당해야 했던
아이의 습관이었음을.

작가의 이전글나와 아빠, 그리고 나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