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밀착형 인간과 정서 자립형인간
이 글은 위로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읽고 나서 마음이 풀리기보다는,
“아, 그래서 내가 이랬구나” 하고 정리되길 바란다.
가족이 있는데도 외로운 사람들은
대개 사랑을 못 받아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이런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분위기를 먼저 읽고,
누가 힘들어지면 먼저 움직이는 쪽이었고,
갈등이 생기면 중간에서 정리하는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이게
정서적인 연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능적인 역할이었다는 점이다.
어떤 가족은
힘들면 서로 기대고,
감정을 나누고,
안기면서 버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구조를 타고나지 않는다.
기대면 오히려 어색하고,
말해도 잘 통하지 않고,
결국 혼자 정리하는 쪽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구조가 다른 것이다.
어릴 때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도
가족에게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먼저 찾아내려 했던 사람들.
나 역시
기대면서 위로받는 것보다,
혼자서 길을 만들어내는 쪽이
늘 더 현실적인 해결책이었다.
이 유형은
가족에게 기대는 순간부터 관계가 꼬인다.
가족은 이미
그를 ‘이해해주는 사람’,
‘정리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와주면 고맙다는 말보다
“그 정도는 네가 해줄 수 있잖아”가 돌아온다.
이때부터 외로움이 생긴다.
가족이 있는데도,
기댈 자리는 없는 상태.
이 구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순하다.
더 잘 이해하는 게 아니라,
역할을 줄이는 것이다.
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다 받아주지 않아도 되고,
항상 중간에 서지 않아도 된다.
가족을 끊으라는 말이 아니다.
기능만 남기라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람에게서 잘 회복되지 않는다.
대신
혼자 있는 시간,
몰입할 수 있는 일,
정리하고 쓰는 행위에서 회복된다.
관계가 아니라
정리되는 순간에 숨이 붙는다.
가족이 있어도 외로운 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당신은
정서 밀착형 인생이 아니라,
정서 자립형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그건
약점이 아니라,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