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정원은 긴급히 대응했다. 혹시 모를 AI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장연구소 SRVL'을 만들었고 ‘신경과학 기반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긴 단어의 연구분야에서 '덕후력 만렙'으로 알려진 Dr. 김진을 합류시켰다.
비 오는 오후, 낡은 건물 창밖으로 영등포 철교를 지나치는 열차의 진동이 희미하게 전해졌다.
연구소 건물은 불법으로 운영하다 버려진 ‘비트코인 채굴장’ 답게 회색 먼지를 뒤집어쓴 케이블들이 벽면 구석구석에 늘어져 있었다.
한켠에는 ‘SRVL – 외계 파충류들의 여러 가지 사랑 연구소’라는 나무 간판이 힘겹게 붙어 있었다.
“대위님이 가져온 Kaos 신호를 분석했을 때, 지구의 현존하는 기술을 초월하는 코드 구조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는 낡은 노트북을 꺼내더니, ‘NeuroSync Project’라 적힌 폴더를 열었다. 화면에는 뇌파 그래프와 AI 신호를 주고받는 실험 로그가 빼곡히 기록되어 있었다.
“내가 만든 ‘뇌파 송수신 생체 칩’입니다. 원래는 병사가 전투 현장에서 AI와 직접 연결돼 명령을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술적으로 어려웠지만 이게... 조금만 업그레이드하면 인간의 뇌파 패턴을 ‘코드화’할 수 있습니다.”
“즉 이걸로 인간이 죽기 전에 뇌파를 송신해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영생인데, 그건 신의 영역인데요.”
로빈은 김진 박사의 어려운 이야기들에 짧게 답했다. 핵심을 찌른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죠. 하지만 이게 돈이 될 겁니다. 죽음을 앞둔 재력가들이 ‘자신의 복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연구비 쭉 뽑아낼 수 있는데..."
“조금 전 말씀하신 '지금까지는...'이라면, 이제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대위님이 가져온 Kaos 캡슐에 정신디지털화 핵심 로직이 들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해석을 못하고 있어요”
김진은 이어서 자신이 만들어온 잡다한 발명품들을 이야기했다. 학업에 지친 수험생에게 “뇌파 암기력 배가 모자” 노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치매 예방 뇌파 발생 틀니” 등 다양한 유사 의료기기들이었다.
로빈은 이어지는 김진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연구소 천장의 모니터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 한반도 남해해상 저궤도 412km – ISS 이상 패턴 발생.
김진이 놀란 눈으로 모니터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