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이야기

by 김공대희

퇴직한 지 1년 된, 그리고 드라마 주인공과 거의 90% 싱크의 퇴직한 ex-김부장입니다.

다행히 드라마처럼 사기분양 등으로 아직(?) 재무적인 실패는 없어 100% 싱크는 아닙니다.


물론 유혹은 많았습니다.

퇴직자들에게는 각종 사업의 제안, 투자 등 여러 장밋빛 제안들이 으레 있고 그런 눈먼 돈은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씁쓸한 유머도 있습니다.


퇴직하고 브런치에 입문하여 어쭙잖은 소설을 하나 쓰고는 바로 지쳐서 다른 훌륭한 작가님들의 글을 눈팅만 하고 있던 차에

김부장 드라마를 보고 감히 송희구 작가를 동경하면서 다시 한번 제대로 된 글을 써보자 하는 과욕도 하게 됩니다.


김부장 이야기에 몰입되어 도 모르게 눈이 젖기도 하고, 고구마 10개 먹은 갑갑한 기분이기도 하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동료애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드라마 김부장을 보고 계신 분들은 여러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대립되는 의견

"김부장 같이 되려면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 되는지 아느냐? 무시하지 마라"

"김부장 저 꼰대, 꼴좋다"


* 공감하며 슬퍼하

"너무 공감되고 눈물이 올라와서 TV를 보며 밥을 먹고 있었는데 잘 못 먹겠다 ㅜㅜ"

"다른 회사에 다니지만 진짜 현실과 똑같아 너무 공감이 된다. 철저한 현실 고증?"

"슬프다 우리 아버지..."


* 조금 다른 시각

"결론은 회사보다는 부동산 투자 잘해서 돈 벌어라... 우리나라, 씁쓸하다"


저는 미분양 상가에 사기당한 아빠에게 아들이 했던 대사에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했던 것이 아니고 '내가 이렇게 잘 나가는 사람이다'라고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해서 이렇게 사기를 당하지 않으셨어요?"


보여주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언제쯤 이면 이런 달관하는 삶이 가능할지, 완성될지 생각해 봅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김부장 이야기는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고 매회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아침 드라마보다 더욱 재미있는 현실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한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들이 겪고 있는 지친 현실들...


그리고 원작 소설은 부동산, 재테크 등 자기 계발서 분위기이지만, 드라마는 재테크에 대해서는 일천하고 조직에 충성만 하다 버려지는 꼰대 김부장의 이야기로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 슬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김부장을 응원해 봅니다.


그래 그러니까... 김부장 한번 잘 좀 해봐!

사기 친 놈들 다 잡고, 진짜 사업을 해서 실력 발휘를 하고 성공해 봐! 퇴직당한 대한민국의 모든 김부장들이 다 실패할리가 없잖아?


이렇게 속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 김부장님들!!

그리고 퇴직하신 OB 김부장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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