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나잇 누들 트립 in 치앙마이

면순이는 행복했다.

by 쏨땀쏨땀 애슐리

더울 때도 호로록, 추울 때도 호로록. 한국인은 밥심이라지만 나는 밥보다 면을 주식으로 다. 국수를 뽑을 때, 육수나 양념장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나트륨이 나를 살찌게 만들 것을 알지만 호로록 빨아들였을 때 입술을 치는 그 국수의 감촉을 나는 사랑한다.


치앙마이는 면순이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달콤 짭짤한 육수에 빠져있는 국수, 시큼 달큼 매콤한 양념장에 볶아져 나온 국수, 갖은 향신료를 넣은 카레와 함께하는 국수가 내 미각을 자극했다.


1. 팟타이

'태국 국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주자. 중면의 쌀국수를 달콤 짭짤한 소스를 넣어 볶다가 새우, 두부, 계란 등 부재료를 올리고 부순 땅콩을 솔솔 뿌려 먹는 볶음국수다. 처음 먹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에서는 벗어난 지 오래라 엄청 즐기는 음식은 아니지만 가끔 피시소스를 듬뿍 뿌린 팟타이가 땡길 때가 있다.


2. 팟씨유

팟타이와 공정은 비슷한 볶음국수지만 넓적한 면이 인상적이다. 이게 면인지, 떡인지 헷갈릴 정도로 쫀득거림이 남다르다. 양념의 베이스는 간장. 굳이 따지자면 매운 것을 잘 못 먹던 어렸을 적, 엄마가 해주던 간장 떡볶이 느낌이랄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재료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먹어본 팟씨유엔 항상 청경채가 있었다. 비슷한 버전으로 매운맛을 추가한 '팟키마오'라는 국수가 있는데 미국에서 만난 태국 친구가 '드렁큰 누들'이라고 말해줬다. 이유를 물었더니 본인도 모른다고...이유 아시는 분?

3. 소고기 국수

태국에 볶음국수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들이키는 순간 크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국물 국숫집이 셀 수 없이 많다. 처음엔 느끼하고 향이 거북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조금 더 달달한 갈비탕'이라는 설명을 듣고 한 술 떴더니 그 표현이 딱이다. 하도 부들부들해서 입술에서 위장까지 빠르게 넘어가는 쌀국수에 찌인~한 고깃국물. '퍽퍽하면 어쩌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고기가 일품이다. 방콕에서는 카오산 근처 '나이쏘이', 치앙마이에선 블루숍 이라는 영문 별명으로 유명한 '시파' 등이 유명하다.

4. 카오쏘이

대망의 카오쏘이! 너 왜 이제야 나타났니!ㅠㅠ 매운 커리 국물에 칼국수와 비슷한 면을 말아먹는 스타일. 위에는 얇은 면을 튀겨내 바삭바삭 식감을 더한다. 대부분의 태국 북부 음식에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지 않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감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부드러운 코코넛밀크가 중심을 잡아준다. 맑은 국물이 아닌데도 '어젯밤 술 많이 먹을걸' 후회하게 할 만큼 해장에 으뜸. 번듯한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치앙라이 시계탑 근처 노점에서 사 먹은 국수가 가장 훌륭했다. 비주얼이 별로 안 땡기는 건 함정 ㅠㅠ


5. etc.

이외에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는 어묵국수, 얼큰한 똠얌꿍에 말아먹는 똠얌 국수, 국수보다는 샐러드로 분류되지만 곤약처럼 실 같이 얇은 국수가 잔뜩 들어간 얌운센 등도 태국 면식 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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