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곳의 냄새가 그립다.

입술을 핥으면 느껴질 것 같은 콤콤한 피시소스 내음

by 쏨땀쏨땀 애슐리

덜 익어 아삭아삭한 그린 파파야를 착착착 채 썰고 쥐똥고추를 쫑쫑쫑 다져 피시소스를 휘휘 두르고 라임을 쭈악~ 짜 만든 쏨땀을 한입에!

시고 달고 맵고 짠 태국 음식을 먹으면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강한 네 가지 개성이 한꺼번에 담겨 있어 사방으로 날뛰는 것 같아도 먹다 보면 묘하게 조화로워 다시 찾게 되는 맛. 끌어당기는 힘, 매력(魅力)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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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6년 차, 20대의 패기는 옅어지고 무조건 맨 땅에 헤딩하는 것은 지양하자는 마인드가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바뀐 내 모습을 본다.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 내가 보는 것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기자가 됐다. 만 5년 넘게 기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기사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담기엔 내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괴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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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슴이 헛헛할 때 콧잔등을 타고 날아오는 냄새가 바로 쏨땀 냄새다. 쏨땀의 주 양념이 되는, 나에게는 '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콤콤한 피시소스 내음.


그래. 고심하고 번뇌해야 하는 거창한 주제가 아닌,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글로 쓰자! 마치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냄새처럼 자연스러운 주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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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시작되는, 여행과 음식과 술이 주인공이 되는 나의 말랑말랑은 태국에서부터 시작한다. 2009년 대학생과 백수의 그 어드메쯤 있을 때 배낭여행으로 카오산로드에 입성한 이후 해외여행 기회가 있으면 틈만 나면 태국에 갔다. 특히나 입사 후엔 딱 한 해를 빼놓고는 매년.


그곳에 가면 시고 달고 맵고 짠 쏨땀이 있고, 개성이 강하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오감이 살아난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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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과 비슷한 발음의 영어 이름인 '애슐리(ashley)'를 내 바이라인으로 삼고 있다. 공익적 의미에서 쓰는 기사가 아닌, 순전히 내 사적 취향만을 반영한 글들에는 앞으로 애슐리에 쏨땀을 더해 '쏨땀쏨땀 애슐리'라는 낙관을 찍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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