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문협회 (WAN)의 이니셔티브인 위민인뉴스(WIN) 번역본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에서 세계신문협회(WAN)의 이니셔티브인 위민인뉴스(WIN: Women
in News)의 ‘미디어를 위한 젠더 균형 가이드’ 번역본과 해제를 묶은 <미디어를 위한 젠더균형가이드>를 발간했습니다. Gender balance guide for media 번역본과 멜라니 워커 WIN 대표 인터뷰, 언론에 노출되는 성차별적 용어 및 성범죄 사건 보도시 피해야 할 점,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 위원들과 권김현영 좌담, 한겨레 젠더데스크 1년을 담은 임지선 기자의 글 등이 담겨 있습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보도자료와 pdf 편집본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 최진주 기자는 발간사에서 "세월호 이후 만든 재난보도 준칙을 비롯해 여러 가지 취재 윤리와 보도 준칙이 제정됐지만 아직 성평등 보도 기준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현재 관련 보도 준칙은 성폭력 관련 보도준칙에만 있을 뿐이라며 일반적인 보도 전반에 있어서 "성차별적이거나 성별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식의 보도를 지양하고 성평등한 보도를 위해 취해야 할 기준을 제시하는 젠더 균형 보도에 대한 준칙"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짚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준칙을 만들기보다는 우리에게는 더 많은 토론과 고민, 그리고 제대로 된 문제의식과 상황파악이 필요할 겁니다.
2020년에 했던 일 중 하나는 언론보도과정에서의 성차별과 여성혐오 문제를 현장의 기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교안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완성본은 지금 최종디자인 편집중이라고 하니, 커밍쑨 소개하겠습니다.) 그때 절감한 것은 우리에게 더 많은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다지 많은 자료가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것, 최근 몇년 사이 젠더보도 관련 보도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위민인뉴스는 "우리 미디어산업 스스로가 여성의 목소리와 사연, 의견 등을 누락하고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언어를 사용하는 등 불평등 문제 확산에 직접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여성이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미디어에서 그들의 사연이 다뤄지는 비중은 평균 25%에 불과하며, 언론의 이런 관행에 대해 독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젠더균형보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가이드에서 젠더 균형은 여성과 남성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젠더이분법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문제와 한계를 인식하고 있고 조만간 논바이너리 관련 미디어 가이드를 발간할 계획 역시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젠더균형보도는 하나의 원칙이 아니라 계속해서 갱신되어나가고 구성원들간의 토론되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자료는 토론과정을 '가이드'해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가이드는 한국의 현실과는 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의 위원들은 번역을 마치고 세번에 걸쳐 토론을 했습니다. 그 중 저는 마지막 좌담에 참여해서 그 좌담 내용이 같이 실려있기도 합니다. 아무리 보도준칙 만들어도 체화하지 않으면 소용없고 그것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면 계속 문제보도가 이어집니다. 시스템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각 개인이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가이드를 다운받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세미나를 만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세미나팀이 여러분이 속한 미디어그룹에 젠더균형보도를 요구하는 첫번째 의견그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을 만드는 건 그렇게 시작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