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곳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동남아를 참 좋아한다.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을 좋아한다.
흥정이 일상인 곳. 기분 좋으면 돈을 깎아주기도 하고 때로는 덤으로 이것저것 챙겨줄 때도 있는 곳.
가끔 택시기사에게 덤터기를 쓰기도 하며 난감하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는 그런 곳.
미얀마에 도착해서 택시 기사로 인해서 무서웠던 적도 있고, 계속 말 거는 사람들로 인해서 움츠려 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 가족들과 함께 했더라면..이라는 아쉬운 마음들이 들었다.
그래서 동행을 찾기로 결심했다! 동남아 카페를 통해서 만달레이에서 동행을 구하고자 노력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사실상 비수기인 데다가 미얀마는 많이들 찾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첫날 만난 언니, 그리고 두 명의 이쁜 여동생들은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미얀마를 선택한 이유조차 나와 비슷했다. 대부분의 동남아는 많이 다녔고, 미지의 나라인 미얀마가 궁금했기 때문에..
그렇지... 쉽지 않은 나라지!
나도 직장을 다닐 때 휴가가 생길 때 1주일 정도 미얀마를 갈 수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1주일 만에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닌 걸 알기 때문에 아껴뒀다고 할까? 다들 성격도 너무 시원시원했고 정말 마치 오래전부터 안 사람들처럼 즐겁게 투어를 했고, 나와 언니와 동생들은 일정이 달라서 또 헤어졌지만 어제 다시 바간에서 또 5시간 정도 재회하였다. 다시 만났을 때는 더욱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각자의 목적지로 흩어지게 되었다. 언니의 마지막 말이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 보면 밤새서 보는 거다 ~~~~”
언니는 자영업자였고, 동생 한 명은 회계일 , 그리고 다른 동생은 간호사일을 하고 나처럼 그만두고 여행 중이었다. 다들 각자의 이유로 미얀마에 왔지만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운명처럼 여행지에서 만났다.
나와 만달레이에서 셋째 날 투어를 함께한 희정이와 중국인 친구 핑도 나에게는 의미가 깊다. 희정이도 나처럼 계속 투어를 혼자 했다. 희정이는 정말 강인한 느낌이었다. 까만 피부에 시원시원한 성격, 역시 어릴 때부터 네팔, 산티아고 트레킹 안 해본 여행이 없이 다닌 강인한 여전사 느낌이었다. 핑도 휴가만 생기면 혼자서 여행을 다닌다고 했다. 조용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도 각자 내면의 강인함이 미지의 미얀마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색깔이 확실히 있었다. 나는 본인의 색깔이 확실한 사람이 매력적이고 좋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문화와 음식, 환경을 접하는 것은 여행의 장점이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어떤 생각으로 미얀마를 택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색깔을 보고 싶다.
그들이 본 나의 모습은 어떤 색깔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