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9일
10분이면 집 앞에 도착하는 버스를 두고 시계를 계속 보며 서성이다가 이내 기다리지 못하고 더 많은 버스가 오는 정류장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5분 후, 나는 우리 집 앞에서 타려고 했던 버스를 다른 정류장에서 탔다. 내가 5분 정도 더 빨리 가고 싶었고, 결국 다른 버스도 빨리 오지 않아 애초에 기다리던 버스를 탔다.
버스에 앉아서 창 밖을 바라봤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로 나의 목적지는 어디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지금 현실에서 쫓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사람들을 만나고 지내면서 벌써 여행에서 돌아온 지 2주가 좀 넘게 지난 것 같다. 과연 쫓기지 않게 사는 방법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께 대뜸 연락해서 질문을 했다.
나 : “쫓기지 않게 사는 방법이 있을까요?”
작가 : “앞서가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리고 쫓기고 있는 방향이 내가 스스로 정한 건지 아니면 타인(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의 기대와 우려의 방향인지...”
나 : “저는 충분히 달려와서 쉬어도 될 것 같은데, 자꾸 내면에는 쉬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드네요..”
작가 : “저마다의 속도와 방향이 있다고 믿는 것부터 시작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나는 저녁에 엄마와 짬짜 / 볶짬 / 짬뽕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가진 게 없어 불행하다고 믿거나 그러지 말자.
문밖에 길들이 다 당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주인이었던 많은 것들을 모른 척하지는 않았던가.
-이병률 작가-